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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연 Feb 15. 2024

춤, 몸짓의 향연

_당신의 하루는 어떤 몸짓으로 채워져 있나요?



항연 : (비유적으로, 성대하게 벌어지는 잔치처럼) 무엇으로 가득 찬 상태.



날카로운 첫 노래방의 추억을 이야기해 보자면 여섯 살 때의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족끼리 갔던 노래방에서 여섯 살의 나는 그야말로 날아다녔다. 나의 10대, 아이리버 MP3로 유행하는 온갖 KPOP을 들으며 안무를 따라 췄다. 그리고 마침내 대학 신입생이 된 21살, 동아리 박람회에 발을 디딘 나는 눈에 불을 켜고 춤 동아리 부스를 찾아다녔다. 신입생 명단에 내 이름을 적어 넣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태어나면 숨을 쉬듯, 음악을 들으면 춤을 떠올렸다. 춤을 향한 나의 사랑은 그토록 자연스러웠다. 크럼프, 왁킹, 하우스, 보깅, 댄스 홀, 힐 댄스, 힙합…. 누군가에게 생소할만한 단어들은 나에게 일상이었다. 장르에 상관없이 모든 춤은 내 사랑의 대상이었다.



 당신 춤이 낯선가? 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춤을 춰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춤은 수많은 다양성을 품고 있다. 흥, 섹시함, 머쓱함, 그 무엇이든 몸으로 표현한다면 춤이 된다. 경로당에서 트로트에 맞춰 어깨를 덩실대는 노인들의 움직임부터 BTS가 그래미 어워즈 무대에서 노래와 함께 선보이는 몸짓, 그 모든 것이 춤이다. 어떤 춤은 부드럽고 유연하며 또 어떤 춤은 동작을 끊어 절도 있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어떤 춤은 다양한 스텝에 중점을 두고, 어떤 춤은 힙과 골반 컨트롤에 집중을 하며, 또 다른 춤은 팔의 형태와 관절이 움직이는 각도로만 표현된다.



그러나 이 모든 춤이 ‘잘 추는 춤’이 되진 못한다. 잘 추는 춤은 무엇일까? 바로, 춤을 몸짓의 ‘향연’으로 만드는 것이다. 모든 카운트에 몸을 충분한 범위로 움직이는 것, 손끝부터 발끝까지 춤이라는 행위 안에 포함시키는, 머리카락과 눈빛마저 리듬으로 가득 채우는 그 매혹적인 짓. 자신의 느낌을 몸 구석구석에 담는 그야말로 성대하게 벌어지는 잔치 같은 ‘몸짓’이다.



춤이 내게 준 가르침은 단순한 동작은 있어도 비어있는 동작은 없다는 것이다. 비어 있는 곳들을 찾아 나만의 느낌으로 메우려는 노력이 춤의 원동력이자 완성 요인이다. 나는 춤을 출 때 비어있는 곳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몸을 최대한의 가동범위로 움직였을까? 지금 내 눈빛이 공허하진 않나? 노래가 흐르는 순간을 나만의 몸짓으로 채우려고 노력한다. 그 몸짓이 채운 온전한 나의 순간을 사랑한다. 



당신의 오늘은 어떤 몸짓으로 가득 찼는가?  혹시 키보드 위에서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손가락이나 화면을 바라보는 텅 빈 시선으로 하루를 채우지는 않았는가? 이제 당신의 몸짓을 가득 채워보라. 당신만이 가진 느낌으로 눈빛을, 허벅지와 골반을 마음껏 휘두를 수 있는 찬란한 향연의 기회를 놓치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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