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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여인 Jul 31. 2019

어떻게 인사를 할까

처음 만나는 날

중요한 자리에 가기 전 어떤 옷을 입을까, 어떻게 말을 시작할까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이렇게 새로운 사람들이 있는 공간에 들어오니 자꾸만 몇 개의 글을 썼다 지운다.

처음이라는 것은 참으로 긴장된다.


나는 고등학교 졸업이 다가올 때쯤에 첫 키스를 했다. 그 남자와 나는 둘 다 종교가 천주교는 아니었는데 우리는 산책을 하다 성당 앞에서 처음 키스를 했다. 첫 키스의 기억은 온통 머릿속에 도대체 어떻게 키스를 잘하지?라는 생각으로 꽉 찼었다.


그 남자와 나와 교감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고 오로지 어떤 '스킬'에 보여주지에 급급했던지라 친구들이 키스를 할 때 이렇게 해야 한데, 저렇게 해야 한데 그런 것들을 떠올리며 아주 힘을 잔뜩 준 키스를 했었다. 다음날 그 남자애는 입술이 아팠다고 말했다.


아마 앞서 적은 나의 처음 글이 이런 느낌일 것이라 생각이 된다. 어떻게 처음을 시작하지? 남들보다 더 멋진 문체, 화려한 필력을 어떻게 첫 글에 보여줄 수 있나, 나의 귀여운 생각을 어떻게 전달하고 어필하나 이런 별별 생각이 다 들지만 사실 나는 별 것이 없다.


그저 나는 일상에서 있었던 일을 조금씩 써 내려가는 작가이다.


어쨌든 처음이네요.

만나서 반가워요. 첫 키스를 냅다 하진 않을게요.


키스도 늘듯 글도 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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