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글 시니어 글쓰기 강의 일지
#시니어 수강생 분들을 더 만나고 싶은 마음
나에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다양성이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아이디어와 일의 동력을 얻는 편. 소글에서 여러 직업, 취향, 성격, 연령대 분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읽고 코칭하는 작업이 참 좋다. 모두의 이야기가 제각각 달라서다. 그래서 늘 어떻게 하면 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예전에 시니어 대상으로 문화센터 글쓰기 강의를 오래 진행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당시에는 내가 강사로 많은 지식과 정보를 주고 싶다는 의지로 활활 불타던 시기이기도 했고, 지금보다 나이가 어려서인지 내가 주로 만나던 20,30대와 다른 면모에 약간 당황했던 것 같다.
이를테면 쉬는 시간이 지나도 수다를 멈추지 않으시거나, 나는 책 같은 건 안 읽어요 머리 아파 라고 외치고 다같이 웃으신다거나, 간식으로 싸오신 콜라비 조각을 주시기에 가볍게 거절하자 아유 먹어요 하며 입에 넣어주셨던 순간 당황했는데,
지금 돌아보니, 당황할 일도 아니다.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그때는 당황스러워 어머니께 조언을 구했더니
수다 떨려고 오는 것도 있는데, 쉬는 시간에 박하게 굴지마라
콜라비 몸에 좋고 맛도 있는데 그냥 먹지 그랬어
책 안 읽지만 글 쓰러는 오잖아, 안 읽으면 또 어때
다들 자서전 쓰면 전집 나올 인생이야, 잘 들어주러 가
라고 하셨던 기억이다.
지금 돌아보니, 그분들의 말들이 다 한 줄 한 줄의 문장이지 싶다. 당황했지만 끝까지 강의를 열심히 했던 게 잘했구나 싶다. 지금이라면 정말 더 신명나게 할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네.
첫 시니어 수강생은 내 어머니였다. 어머니와의 글쓰기 수업을 하다니, 나도 참 나다 싶다. ㅎㅎㅎㅎ
(우여곡절 후) (이하 생략)
그 경험으로 이후 시니어 글쓰기 반을 만들었다. 현재 소글에는 한권의 책을 한달 동안 조금씩 읽어가며, 카카오톡으로 글쓰기 액티비티를 받아 역시 카카오톡으로 제출하는 '시니어 반'이 있다. 100프로 모두, 소글 수강생이시거나 트위터 등으로 우리 엄마 글쓰기 수업에 대해 읽은 자녀분이 본인의 어머니에게 소글 시니어 수업을 소개시켜 주신 것이다.
물론 이 형태 말고, 그냥 스카이프 화상수업을 받는 시니어 분들이 계시다. 처음엔 좀 주저하시다가 한 두번 첨삭지를 받고 나면 둑이 터진 듯 인생의 이야기들이 구비구비 글이 되어 흘러나오는 것을 목격한다.
정말, 기쁨이다.
그 이야기들이 묻혀있지 않고, 사라지지 않고
활자로 터져 나와서
참말 다행이다, 한다.
그리고 읽으면서 내가 많이 배운다. 상투적인 말 같지만, 정말 그렇다.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곤 한다. 삶을 걸어가는 데 있어서.
여러 사람의 각기 다른 글이지만, 공통적인 부분이 있는데.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도 나오고, 원망도 나온다. 아이엠에프 때의 철렁한 기억도 나오고, 아이들 키울 때의 고단함과 외로움도 나오고, 시댁과의 갈등에 맞선 대담함도 나온다. 묵혀둔 서러움도 나온다.
읽노라면, 마음이 평온해지곤 한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시니어' 라고 규정하는 것은 늘 고민되는 부분이긴 하다. 기준에 따르면 보통 60대 이상을 시니어라 부르지만, 내가 60대가 되어 나를 시니어로 규정하면 꺼려지지 않을까 싶어서다.
돌아보면, 내가 사는 프랑스에서는 어떤 수업을 시니어와 시니어가 아닌 분들로 나누어 알리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유독 시니어 분들이 많이 오는 수업이 있긴 하다. 낮시간대라면 춤수업, 운동수업에 은퇴한 시니어가 많고 컴퓨터 배우기 수업이어도 그렇지. 구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시간대와 지역 특성에 따라 생기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젊은이들이 주로 듣는 수업과 시니어 수업의 선이 확실하고 (수업 뿐 아니라, 카페 술집 음식점도 나이대로 많이 갈린다)
그 가운데 나에게 아쉬운 점은 시니어 분들이 소글의 존재를 알게 되는 통로가 부족하다는 점.
이건 동료들에게 물어도 시원한 답이 없기에, 7월 동안 여러 통로로 방법을 좀 찾아보고자 한다. 챗지피티에게 물었더니 답이 이렇다.
질문:
시니어 분들에게 글쓰기 수업을 하는데, 더 많이 알리고 싶어. 그분들께 어떻게 수업을 알릴까. 그런데 나는 해외에 있어서 오프라인 홍보가 불가능해. 어떤 홍보 방법이 있을까.
대답:
시니어 분들을 위한 온라인 글쓰기 수업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군요. 해외에 계셔서 오프라인 홍보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여,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제안해 드리겠습니다:
노인 복지관 협력:
지역 노인 복지관과 연락하여 온라인 프로그램 소개를 요청합니다.
복지관 게시판이나 뉴스레터를 통해 홍보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시니어 대상 오픈채팅방을 개설하여 글쓰기 팁을 공유하고 수업을 홍보합니다.
유튜브 채널:
짧은 글쓰기 팁 영상을 제작하여 유튜브에 업로드합니다.
영상 설명에 수업 정보를 포함시킵니다.
페이스북 그룹:
시니어 대상 페이스북 그룹에 가입하여 글쓰기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수업을 소개합니다. 어디일까?
블로그 운영:
글쓰기 팁과 수업 정보를 담은 블로그를 운영합니다.
네이버나 다음 같은 국내 포털 플랫폼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지역 도서관 협력:
지역 도서관과 협력하여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소개해달라고 요청합니다.
라디오 프로그램 접촉:
시니어 대상 라디오 프로그램에 연락하여 인터뷰나 프로그램 소개를 요청합니다.
온라인 광고:
구글 애즈나 네이버 광고를 통해 타겟 마케팅을 실시합니다.
시니어 대상 온라인 커뮤니티:
시니어들이 자주 방문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보를 공유합니다.
지인 네트워크 활용: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오프라인 홍보를 부탁합니다.
이 방법들 중 몇 가지를 조합하여 사용하시면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나 특정 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조언이 필요하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오늘은 여기까지. 도서관 문이 닫겼다. 한달 동안 방도를 굴려서 이어가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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