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유지되는 모임의 비밀
이번 글은 번외글이다.
일요모닝독서클럽의 멤버들을 만나게 된 것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소모임 리더톡방에서였다. 해당 톡방에서 영어회화 소모임 이야기가 나왔는데, 소모임으로 만들긴 힘들 것 같으니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일단 한 번 영어 수다모임을 진행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모인 멤버가 나, Y, D 그리고 G이다. 모두 자기 계발과 성장에 관심이 많으며,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첫 만남부터 서로에게 무척이나 끌렸다. 다양한 모임에 속해있거나 리드하고 있는 멤버들이라 수다모임만큼은 어떤 의무감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덕분에 영어수다모임은 꽤나 느슨한 모임이지만, 희한하게 6개월간을 계속해서 잘 진행해 왔다. 어쩌다 보니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몇 번 대화하다가 결이 맞는 사람들 간의 수다모임으로 변질되긴 했지만 그래도 6개월간 우리는 혹은 우리 중 몇몇은 수요일 밤 11시면 줌을 통해 서로를 만났다.
4명의 멤버 중 퍼스널 브랜딩에 관심이 많았던 Y와 D, 그리고 내가 같은 책을 한 번 읽어보자 해서 시작된 모임이 바로 일요모닝독서클럽이다. 이 모임 역시 편한 모임이라 진행된 회차만큼이나 빠진 회차가 있고, 3명이 모인 날만큼 2명이 모인 날도 많았지만 이런 느슨한 모임이기에 지속이 가능한 부분이 분명 있다.
돌아보니 참 신기하다. 나는 어떤 모임을 지속해 주는 힘은 ‘돈’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아무런 제재가 없었던 영어모임이 돈을 내고 참여하는 모임보다 오래 지속되었고, 그 모임을 통해 우리는 계속해서 서로의 상황과 성장을 위한 노력을 자발적으로 공유했고 이를 응원했다.
결국 모임의 지속성의 핵심은 사람인 것일까? 결이 맞는 사람들, 마음이 열려있는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비슷한 동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빠지면 벌금을 내야 하는 제도나, 무언가를 꼭 해내야 하는 모임이었다면 아마도 이렇게 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웠으리라고 생각된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이 무척이나 바쁘고 힘들었기 때문에 이 모임이 스트레스로 이어졌다면 지속하기 어려웠을 테고 그럼 분명히 모임은 자연스럽게 사라졌을 테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나는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