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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을짓다 Apr 19. 2023

엄마에게도 숨구멍이 필요하니까요_Re;start

To. 오늘도 아기를 보며 나는 어디 갔을까 한숨지은 당신께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오늘도 아이를 돌보느라 당신은 챙기지 못했나요?

나는 사라지고 내 아이의 엄마로만 남은 것 같아 잠시 속상하기도 했을까요?

그런 당신에게 저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고, 그 시절의 아니 여전히 진행 중인 제 이야기를 조금 들려주어도 될까요?


당신은 저를 잘 모르니까, 제가 이 글을 왜 쓰기로 했는지, 저는 어떤 사람인지 소개가 필요하겠죠?

2020년 아이 출산과 동시에 만 6년간 몸담았던 직장을 그만두었어요. 그리고 친정, 시댁, 직장동료, 친구들이 모두 있던 곳을 떠나 남편의 회사 근처로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연고도 없는 곳으로 말이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반짝반짝 빛이 나게 살았으면 좋았겠지만, 그건 동화 속에나 있는 이야기였어요. 늘 하고 싶은 게 많아 ‘내 삶의 주인은 나’라며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걸 다해보고, 가고 싶은 곳에 다 가보던 사람이었던 저는 익숙하지 못한 동네의 우리 집에 갇혀 언제 끝날지 모르는 팬데믹과 저에게 자유라고는 도대체 1초도 주지 않는 아이와 씨름하며 빛을 잃어가고 있었어요. 어쩐지 당신의 모습과 겹쳐 보이나요? 아이가 태어나기 전 당신의 모습도 저와 다르지 않았겠죠?


산후우울증과 육아우울증을 거쳐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마음먹었을 때, 저는 온라인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했어요.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저와 비슷한 결을 지닌 사람들을 만났어요.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그런 친구가 필요한가요? 그럼 아마 당신도 저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았지만 또 코로나19 덕분에 zoom과 같은 툴을 이용해 참여할 수 있었던 온라인 강의나 온라인 소모임들은 많은 엄마들에게 그랬듯 제 세상도 넓혀주었어요. 저주라고 생각했던 팬데믹은 물론 늘 좋기만 한 건 아니었으나 새로운 세상을 제게 선물해 주었으니 제게는 고맙기도 한 존재가 되기도 했어요.


그렇게 “내 삶의 핸들을 내가 잡아야겠다”라고 생각한 시점부터 제 삶은 달라졌어요. 일 년에 하나쯤은 그게 대단한 것이 아닐지라도 목표를 정해두고 이뤄보기로 했어요. 예민한 아기를 일찍부터 어린이집에 보낼 수 없어 가정보육하며 지내야 했기에 목표는 아주 거창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그 목표를 붙들고 21년에는 500만 원을, 22년에는 1,000만 원을 만들어냈어요.


열심히 살았겠다고요? 네. 깨어있는 시간을 열심히 살았어요.


미라클 모닝, 미라클 미드나잇 뭐 그런 흔히 말하는 성공의 대명사인 활동들을 해가며 시간을 확보했냐고요? 아뇨. 저는 그 정도로 멘탈이 강하지도, 끈기가 있지도 않아요. 잠도 최소 7시간은 자야 해요. 36개월까지 가정보육을 했으니 매 끼니 ‘오늘은 어떤 반찬을 해주지?’, ‘오늘은 아기랑 뭐 하고 놀아주지?’하는 고민도 끊임없이 계속했어요. 오늘 당신의 고민도 제 고민과 같았나요?


매일매일 쳇바퀴 같이 살아가는 하루하루에서 잠시 짬이 날 때면 틈틈이 ‘숨구멍’을 찾았어요. 아이가 잠시 낮잠을 잘 때나, 하루 한 번 보여주는 호비 DVD에 집중할 때, 잠시 혼자 집중해서 놀이를 할 때면 저는 그 시간 잠시를 빌려 돈을 만들었어요.


2년간 돈을 벌어보고 나니 올해는 돈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긴 싫더라고요. 겨우 내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할까 방황기를 거쳐 새싹이 올라오는 이제야 올해의 목표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어요. 어린이집에 보내고 적응시키는 문제로만 올해 1분기는 진이 빠졌거든요.


답답한 마음에 ‘지금의 세상’이라는 치유책방에서 진행하는 나의 세상을 탐구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프로그램에서 제 내면을 들여다보고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눈 끝에 “2023년에 효민 님은 무엇을 하고 싶어요?”라는 질문에 대한 제 대답을 찾았어요. “제 이야기로 책을 내고 싶어요” 였어요.


돈을 버는 것이 곧 잃어버린 나를 찾아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36개월간 뭐라도 해서 돈을 벌어보겠다는 작은 시도와 노력들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한 사람인지 알려주는 내비게이터가 돼 주었거든요. 그래서 제 이야기를 당신에게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저의 2023년의 목표가 정해졌어요. 3년간의 제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판하는 것으로요. 그래서 저는 지금 당신께 이 편지를 쓰는 거예요. 제가 그렇게 마음먹었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어서요. 선언의 힘은 강력하다고 하니까요.


매주 최소 1편은 글을 써보려고 해요. 마감을 정해야겠지만 어린이집을 보냈다고 시간이 무한정 나지는 않더라고요. 가끔 아프기라도 하면 가정보육을 하며 어찌나 동동거리게 되던지요. 그래서 매주 최소 1편의 글을 쓰는 것을 제 목표로 하기로 했어요. 어떤 주는 2편, 3편을 쓸 수도 있겠지만요 목표는 높을수록 지키기 어려워져 지레 포기하게 되었던 경험이 있으니까 무리하지는 않을래요.


편지를 마무리하는 건 언제나 참 어렵네요.


오늘 저와 당신의 육아는 조금 더 순탄하기를,

오늘 저와 당신, 우리의 하루는 조금 더 행복하기를 바라요!

그럼 우리, 다음 글에서 또 만나요!


안녕!



ps.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말이에요. 이런 제 이야기에 공감하고 저를 응원해 준다면 저는 무척 힘이 날 거예요. 간단하게 저를 응원할 수 있도록 이 글의 가장 아래는 ‘라이킷’이라는 버튼이 있답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할 당신을 위해 ‘구독하기’라는 버튼도 있더라고요. (그냥 그렇다고요 ㅎㅎㅎ)


거기에 더해  혹시라도 당신의 이야기도 들려준다면 더할 나위 없고요. 2023년의 목표가 있다면 댓글로 얘기해 보면 어때요? 나의 친구, 당신도 선언의 힘을 빌려보는 거예요! 그러면 제가 당신이 힘낼 수 있도록 힘껏 응원해 드릴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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