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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샤인 연주리 Feb 25. 2020

스마트폰 없는 육아, 장비빨을 세우자!

Family Time Box, Yondr Pouch, 종이, 펜 etc

아이의 뇌와 정서가 폭발적으로 자라나는 돌 전후의 시기는, 육아의 고단함에 피크에 달하면서 엄마들의 손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육아의 짬을 어떻게서든지 내 시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본전뽑기 생각에 스마트폰으로 친구과 연락을 하고, SNS 를 구경하고, 기사를 보고, 모바일 뉴스를 본다. 그런데 이 모든 행위는 자극적인 스토리로 가득차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관심이 간 뇌는 평화롭고 단조로운 육아에 다시 관심을 옮겨 오기가 쉽지 않다. 한 번 짬나는 시간을 인스타그램같은 오락거리로 눈을 돌리면, '우리 아이가 어떤 놀이를 하나, 무엇을 좋아하나'라는 관심사에서 '아까 그 인스타하는 사람은 아기 어렸을 때 어디로 놀러갔을까? 아기 키우면서 어떻게 살을 뺏을까?'로 관심이 옮겨간다. 아이의 눈짓 손짓에 반응하던 엄마는 이제 아이가 딴 데 관심을 보이기만 하면 손을 스마트폰으로 가져와 아까 보고있던 인스타를 계속 탐닉한다. 몸은 아기와 함께 있지만 마음은 온라인으로 가버린 슬픔의 시작. 


이때가 바로 다시 한 번 육아에 장비빨이 필요한 때이다. 


부모의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어내는 데에도, 이미 자신의 폰이 생긴 큰 아이에게도 스마트폰을 떼어내는 데에도 장비와 구실이 필요하다. 가장 따라하기 좋은 매력적인 장비는 아마존에서 가장 유명한 제품이 바로 수천개의 리뷰를 자랑하는 Family Time Box ! 일명 Unplug Box 



처음에는 이 제품을 보고 전파를 차단하는 기능이 상자안에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냥 박스다. 다만 문구에 Family Time Box 라던가 Unplug 가 쓰여있어서 이 상자의 용도를 누구라도 알 수 있게 한다. 상자도 글씨도 너무 예뻐서 그 말을 꼭 듣고 싶어지는 걸 노린 것 같다.


글은 생각보다 힘이 강해서 효력이 대단하다. 내가 만들어 낸 말이 아니니 신뢰를 해도 좋다. 유명한 책 '종이 위의 기적, 쓰면 이루어진다'에 나오는 짐 캐리 이야기를 기억하는가? 그는 무명시절부터 자신의 옷안에 수억원의 출연료를 수표로 만들어서 꽂고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이제 부르는 게 몸값인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이처럼 글은 무척이나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소망을 시각화하고, 그것을 계속 보면 그것에 대한 생각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단순해 보이는 Family Time Box도 눈에 띄는 곳에 있으면 의식의 흐름이 Family Time 으로 자연스레 흘러가면서 폰을 박스에 집어넣고 가족과 충실한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폰 보급이 가장 먼저 빠르게 이루어진 미국에서 요즘 핫한 아이템이다. 스마트폰 사용에서 벗어나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쉽게 도전해 볼 것!


다음으로 소개하는 제품은 매우 기능이 좋으면서도 design이 빼어난 Yondr 파우치이다. 이 제품은 한 번 파우치에 넣으면 통제자가(가운데 큰 물건) 파우치를 열어줄 때까지 폰을 사용할 수 없다. 미국에서는 주로 공연장과 학교에서 쓰이고 있다. 

공연에서 사람들이 라이브를 즐기러 와서는 모두 스마트폰으로 사진찍고, 녹화하느라 실제 눈으로 공연을 즐기지 못하는 것에 불만을 가진 스타들이 이용하면서 유명해진 제품이다. 바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게 락을 걸어버리는 파우치다. 이 파우치에 폰을 넣고 닫으면 '해당 기계'가 락을 해제할 때까지는 폰을 파우치에서 꺼낼 수 없다. 우리가 옷가게에서 옷을 살 때 결제를 하면 옷에 달린 커다란 플라스틱 테그를 떼어주는 것 처럼, 공연장 외부로 나와야만 기계를 이요해서 파우치 안의 폰을 꺼낼 수 있는 것이다. 


나도 글을 쓸 때마다 집중해서 써야지! 하고서는 오분도 안되어서 스마트폰을 손에 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 스마트폰 사용이 날 행복하게 하느냐? 아니다 나를 가치없고 절제력 없는 사람으로 느끼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Yonder를 모방하여 큰 필통에 스마트폰을 넣어놓고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놓아둔다. 이런 장비의 힘을 빌러서 스마트폰을 나에게서 떨어뜨리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효과가 있으니 의심말고 해보길.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싶은 엄마들을 위한 육아템도 있다.  종이와 펜,가위, 풀.

이 네 가지로 아이들은 '우리 아이가 혹시 레오나르도 다빈치만큼 천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놀이를 창조해 낼 것이다. 엄마가 '집 지저분해지니까 조심히 놀아' 라는 말만 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이 몰입해서 놀 때에는 집이 조금 어지러워 지고, 지저분해지는 것을 감수하자. 우리에게는 빌게이츠가 뛰어놀던 마당과 창고도 없고,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창업하는 데 기반이 된 Garage도, 페이스북 창업주가 많은 시간을 보내던 차고도 없으니까... 거실에서, 방에서 조금 지저분하게 노는 것은 허용하자. 아이들의 지능과 정서를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생각의 발산과정이 필요한데 우리는 주택이 아닌 아파트에 대부분 살기 때문에 그것을 거실에서 아이들이 할 수 있게 허용해 주어야 한다. 깨끗한 게 좋더라도 아이가 어릴 때에는 조금만 허용범위를 넓히자. 이 환경만 잘 갖춰지면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은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여기에 조금 더 육아장비를 갖추고 싶다면, 육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재활용품을 활용해라. 내가 경험한 그리고 유치원 원장이 인정한 아이들의 최고 놀잇감은 아무런 용도가 정해져 있지 않은 재활용품이다. 그러나 이건 함부로 덤벼서는 안된다. 부모가 집이 어지러워지는 것을 참아낼 수 있는 능력을 한껏 키우고 나서 덤벼야 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지게 되었을 때, 아이들에게 진짜 스마트폰이 아닌 손과 뇌를 실컷 이용해서 놀 수 있는 환경을 주고싶다는 굳은 마음이 생겼을 때 시행해야 한다. 효과는 종이, 펜, 찰흙보다

압도적으로 좋음은 확실하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브루스 K. 알렉산더 박사는 마약 실험실에 있는 쥐가 혼자 있는 것을 보면서 '혼자 마약하는 것 말고는 할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되어, 비교 실험군으로 '여러 마리의 쥐를 넣고, 다양한 놀거리와 먹거리가 있는 환경'을 제공하였다. 물론 그 환경 안에는 마약도 포함되어 있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놀거리가 많아진 쥐들은 마약을 거의 섭취하지 않았고, 스트레스도 현저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리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자꾸 손에 가져가는 것이 '즐거운 놀거리'가 없어서이지 않을까? 아이들의 놀이 환경을 한 번 뒤돌아 봐야할 때다. 집이 깔끔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놀 거리이다. 아이들에게는 즐겁게 놀 권리가 있다. 쥐들이 다양한 놀잇감이 있을 때 마약을 선택하지 않은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다양한 육아장비를 구축함으로 스마트폰에 손이 가지 않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자! 오늘부터 빌게이츠가 될지도 모르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Garage 까지는 아니어도, 실내에서 다양한 종이, 펜, 풀과 가위 그리고 재활용품을 마음껏 가지고 놀게 해주자. 우리 아이들에게 놀이동산을 제공하여, 마약보다 더 중독성 높은 스마트폰에 빠지지 않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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