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스톤 아저씨 Nov 01. 2022

놀더라도 수학은 했어야 하는데...

대학입시 이야기

합격자 발표날이었다

지원했던 대학교는 신촌에 있었고 시골 촌놈 서울 상경하여
물어물어 어떻게 학교를 잘 찿아갔다



"학생! 여기서 내려"

버스 기사님이 친절하게 챙겨주셨다



내려서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에 가보니
합격자 명단이 적혀진 큰 대자보가
어느 건물 한 벅면에 붙여 있었다



명단은 가나다 순으로 적혀 있었는데
붙었으면 있어야 할 자리에 내 이름이 없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하"까지 찿아보았는데
내 이름은 없었다

멍해졌다

낮은 수학 점수에 대한 아쉬움이 들었다

"놀더라도 수학은 했어야 했어... "



고등학교 3년중에  2년을
공부는 안 하고
써클활동에 심취했었다



도산의 흥사단 아카데미라고
지역 고등학교 연합체였다



학교가 끝나면 매일 모임장소에 가서
원탁 토론과
3분 스피치와  
독서등

다양한 활동을 즐겼다




공부를 등한시하니 석차는 항상 하위권에서 맴돌았지만
앞으로 잘될거란  자신감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앞으로 잘될꺼야"  



그렇게 2년을 보내고 3학년이 될때쯤
써클 선배들이 대학 입학 결과를 받았고



그로인해 선배들의 희비가 달라지는 것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똑똑하다고 좋은 대학 가는 게 아니구나!"


호연지기를 길렀다고 좋은 대학 가는게 아니었다


"막연히 잘될 거란 생각은  이상이야"
"그래! 머리는 하늘을 향하고 두 발은 이 땅에 딛고 살자!"



내가 두발을 딛고 사는 이 땅의 제도는

대학 입학시험 성적만 높으면

좋은 대학 가는 것이었다

"그래! 이 사회 제도 안에서 살 필요가 있어"

그리고 공부를 시작했다
먹고 잠자는 시간 외에는 공부만 하였다



근데 열심히해도 이해가 힘들었던 과목이 있었다


"하~ 이해가 안되네"
"수학은 혼자 하기 힘드네"



수학공부에 많은 시간을 보냈고
혼자하는게 힘들었지만 포기는 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갔고
12월 추운 어느날 대학입시시험을 보았다
결과는 상대적으로 수학점수가 낮았다

"수학만 잘했어도..."



그래서 떨어졌나보다 생각했다
아쉬운 마음에 다시 한번 내 이름을 찾아보았다

"어!"
"내 이름이 있네!"
"근데 왜 밑에 있지?"




이럴수가...
따로 적혀있는 장학생 명단에 내 이름이 있었다

절망이 기쁨과 환희로 바뀌었다


조카가 수학이 어려워 포기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옛날 생각이 난다

그럴때마다 하고 싶은 말


"수학이 어려운 게 아니라
좋은 선생을 못 만나서 어려운 것이다" 
 보스톤 아저씨



그래도
절대 포기하지 마시라


좋은 학교 선생님을 만나는게 최고의 복이다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줄어들수록

한국의 모든 학교 수학선생님들은 최고가 되어간다



유투브 애니메이션

https://youtu.be/MZwy7j5uNGo

작가의 이전글 우연따라 왔던 뉴질랜드를 떠나 보스톤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