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삶을 스스로 헤쳐 나가는 힘! 주체, 주도, 자율성
수학을 매우 싫어해서 수학을 만든 사람을 직접 찾아가서 해코지 하고 싶다던(수학이 얼마나 싫었으면...) 한 초등학생과 수업을 한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갑니다.
수학을 너무 힘들어하던 그 학생과 수업을 할 때 가장 먼저 중점을 둔 것은 바로 스스로 조금씩 자신감을 찾아가고 수학이 할 만 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아무리 쉬운 문제도 맞히면 격려, 칭찬해주고 틀려도 괜찮고 몰라도 괜찮으니 몇번이고 물어봐도 된다고 얘기해주며 학생 스스로가 수학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였습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이해가 안된다고 하면 이해가 될 때까지 조금 더 쉽게 설명해주려고 노력하고 그래도 어려워하면 조금 더 눈높이를 낮추어 몇번이고 다시 설명해주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어려운 개념이나 문제를 스스로 고민해 볼 시간을 충분히 주며 기다리기를 반복해 왔는데요.
그러한 정성과 노력이 쌓이다보니 요즘에는 그 학생이 개념이 이해가 안된다거나 문제가 어려워도 전처럼 수학 때문에 많이 답답해하거나 힘들어하지는 않게 되었고 학교수학도 제법 할만하다고 스스로 이야기를 하여 참 고무적이라고 생각하며 수업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그 학생이 스스로 다른 주제보다 조금 자신있어 하는 도형 문제를 숙제로 해오며 이런 이야기를 하였는데요.
"선생님 이 문제는 답이 여러 개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감동이 일어났습니다.
학생이 주체, 주도, 자율적으로 문제를 풀 때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수학문제를 하나 더 풀고 한문제 더 맞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학문제를 얼마나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접근하느냐가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어려움과 힘겨움이 닥치더라도 보다 직접, 적극, 능동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데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우리는 아이가 주체, 주도,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가고자 하는 마음과 의지를 북돋아 주는데 더 마음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수학성적이 좋던 나쁘던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헤쳐 나가는 힘을 기르는 것이 아이의 삶에 있어 더 중요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