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그의 광기가 창작능력의 원천이 되었다는 생각이다. 그 오해의 바탕에는 예술을 함에 있어 광기나 영감 같은 비합리적 능력이 이성보다 우월하다는 낭만주의적 신화가 깔려 있다. 그는 생각보다 평범하고 일반적인 삶을 살았고, 살아생전 많은 동료 화가나 비평가들에게 인정받고 명성을 떨쳤었다.
광기에 휩싸여 귀를 자르고 미쳐가던 고흐의 모습은 생애 후반부 짧은 기간 동안 벌어진 사건에 불과하다. 또한 관련 기록이나 문헌을 찾다 보면 광기가 작품 활동에 방해만 되었다는 내용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결국 그에게 있어 ‘창작’은 내적 광기를 표출하는 일이 아니라, 광기를 억누른 채 작품에 임하기 위한 규칙적인 노동에 가까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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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작가가 되기 위해 굳이 가난하거나 외롭거나 미쳐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사실들은 예술의 본질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 고흐를 신비화하거나 신격화하지 말자.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될 만큼 그는 이미 위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