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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이벤트였을까?

며칠 동안 이른 남서풍이 불어서 초봄 같은 따뜻한 날씨였는데, 어젯밤부터 다시 북풍이 불어 차가운 바람이 내려와 기온은 점차 내려갔고, 대기 중의 습기들은 엉기어 구름이 되어 하늘을 어둑하게 하더니 비가 내렸다.      


심 무렵, 무료함을 달래려 우산을 들고 산책을 나섰는데, 비는 어느새 진눈깨비로 바뀌더니 곧이어 눈이 내렸다. 바람은 얌전히 불어서 우산을 들고 눈 오는 비탈길을 걷기 좋았다. 뒤돌아보니 장관이다. 산등성의 마른나무들 사이로 그리고 멀리 아파트 사이로 쏟아지는 하얀 눈은 비교할 수 없을 것 같은 평온하고 아름다운 장관을 펼쳐 주었다.     


오후 중반 무렵에, 약국에서 무엇을 살 것이 있어서 나갈 채비하고, 우선 비에 젖은 운동화를 드라이기로 말려서 신으니 그 뽀송함과 따뜻함이 걷는 기분을 더 좋게 한다. 돌아오는 언덕길을 오를 때 하늘의 먹구름은 바람에 밀려나면서 파란 하늘이 얼굴을 보이는 중이었다. 구름은 빠르게 움직이고 군데군데 아직 보이지는 않지만, 강렬한 햇살이 환하게 빛나고 있어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검은 구름과 파란 하늘과 어울려 장관을 연출하였다.     


참으로 장관이다.     


문득 며칠 전에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가 생각이 났다. 능력이 있고, 잘생긴 재벌남이 자기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하여 놀이공원을 전세 내어 단둘이 즐기다가 한강에서 유람선을 타는 중에 장관의 불꽃놀이 이벤트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신데렐라 이야기는 지금도 여전히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많아 보면서 행복한 미소를 짓게 한다.     


오늘 하늘이 펼쳐 보여준 비와 눈과 구름과 바람과 햇살의 이 아름다운 장관은 누가 누구를 위하여 준비한 이벤트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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