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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MYEONJOO Oct 14. 2020

또 다른 시작

내가 버린 첫 번째, 그리고 창업 두 번째 이야기

어쩌면 나는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한다는 것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좀 더 깊숙이 발전하기 위해 한 발작 나아가기보다는 계속 새로운 일을 준비하며 다른 일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결국 현재의 일인 온라인 판매보다는 생각 속에 담아 두었던 ‘일’을 위해 여러 자료를 모으고 다양한 교육을 다녔다. 로망이었던 오프라인 샵을 멋지게 오픈하고자 나는 내가 하고 있던 지금의 ‘일’을 외면한 거 같다.


‘생각을 했으면 바로 실행하라’

많은 사람들은 생각을 실행에 옮기길 두려워하거나 귀찮아한다. 그런데 나의 특기이자 장점은 생각한 대로 바로 실행하는 추진력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주 자신 있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추진력’은 무모했다. 현재의 상황과 수입을 고려하지 않은 계획적이지도 않고 전략적이지도 않은 그저 무모한 실행이었던 거다.


그저 현재의 ‘일’은 실컷 놀다 버려진 헌 인형처럼 한 구석에 박아놓고 새로운 장난감을 찾아 여기저기 쇼핑을 즐기는 꼴이 되어 버렸으니 새로운 ‘일’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나는 계획성 없이 전략도 짜지 않고 아낌없는 투자를 하며 생각 한대로 저지르기만 한 지극히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하루살이 같은 존재가 되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 그리고 끊임없는 투자.

물론 그 당시에 나는 지극히 신중했고 많은 조사와 함께 정말 세심하게 그리고 온 힘을 다해 정성을 들이고 있었다. 새로운 사업에 대한 열망으로! 열심히 정보를 모으고 열심히 교육을 받았으며 정성을 다해 실행해 보았다.


그러나 그것이 기존에 내가 하던 일과 더불어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고 추진했다면 어땠을까?


좀 더 효율적인 사업을 위해 ‘사업 변경’이 아닌 ‘사업 발전’을 위해 좀 더 기회를 보면서 기존의 온라인 사업과 내가 하고자 했던 오프라인 사업을 연결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기업가로서 더욱 발전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기존 것을 외면하고 새로운 것만을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결할 연결 고리를 찾는 것에 더욱 신중했더라면 아마도 나의 사업은 함께 공존하며 더욱 발전된 모습이었음을 확신한다.


그러나!


오로지 오프라인 샵 작은 내 가게를 갖는 것을 위해 나는 희망에 찬 가게를 오픈하게 된다!


예쁘고 고급진 것을 사랑하는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포장하고 디피하고 꾸미고 그리고 또 제작하고...


정말 알차게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매우 즐거웠다. 무언가 열정을 쏟고 그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것이.



포장이 필요한 사람들이 하나 둘 의뢰를 하고 만족해하면서 샵을 나갈 때면 뿌듯하고 행복했다.


여기서 나는 더욱 현실적인 계산을 먼저 해야만 했다. 예쁜 포장을 하고 만족스러워하는 고객들의 표정이 내가 이 사업을 하기 위한 전부가 아님을.


하루 평균 포장을 하기 위해 또는 물건을 사기 위해 들어오는 고객 대비 매출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몇 개의 포장과 몇 개의 판매 물건으로는 내가 투자한 시간과 돈 그리고 내 노동의 값이 절대 나오지 않은 구조임을 나는 이 샵을 오픈하기 전에 인지 했어야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픈했을 때에는 정확한 계획과 함께 이것을 통해 내가 얻고자 하는 이익구조를 만들어 갈 전략을 가지고 있었어야 했다.



예쁜 것을 만들어 가는 즐거운 공간은 즉흥적이고 계획성 없는 실행력으로 더 이상 즐겁지 않은 지루하고 지쳐가는 공간이 돼 버린 거다.



생각했다면 움직여라! 그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나 움직이기 위해선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연결하여 흐름이 깨지지 않게 해야 하며 앞으로의 계획과 그 계획으로 얻어질 이익구조를 위한 전략을 잘 짜야만 한다.


그렇게 온라인 사업에서 오프라인 사업으로 단칼에 무 자르 듯 초심을 잃은 방황이 시작되었다.

사람이 있어서 뿌듯하고 힘이 나고 살아 있음이 즐거웠지만 때로는 마음을 후벼 파는 차가운 시선과 함께 가슴에 꽂히는 말들이 있었고 상대하기 싫은 사람들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게다가 변변치 못했던 매출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꺼란 근거 없는 믿음은 점점 희미해져 갔고 그리고 지쳐가고 있었다.


온라인 판매를 하면서 까대기에서부터 주문 상품 포장해서 택배 지점에 나르기까지 '우아하지 못한 일'을 했던 나였지만 꾸준한 아이템 주문으로 하루에 백만 원씩 꼬박꼬박 계좌 입금을 알리던 알림 문자 소리가 흥겨웠던 때도 있었다. 그것으로 생활하면서 얻은 빚을 다 갚기도 했었다. 내가 올리던 매출은 동종업계의 다른 사장님들에 비해 그다지 엄청나지도 않았었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었고 좀 더 노력했더라면 거기서 벌어드린 매출로 내가 원하는 사업을 함께 할 ‘길’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꾸준히 한 우물만 파면서 아이템 발굴에 촉각을 세우고 효율적으로 상위 노출을 위해 검색광고 키워드를 찾으며 그들만의 노하우를 하나둘씩 쌓아 나가야 할 때 나는 흥미를 잃은 장난감을 던져 버리듯 ‘내가 해야 할 일’을 외면한 채 다른 것에 관심을 돌려 버린 것이다. 소소하게 매출이 상승세를 타려고 할 때, 나는 그 불씨를 내 손으로 꺼 버린 샘이다.


상상 속에서나 막연하게 존재했던 '우아한 내 모습'을 위해, 더 열심히 흐름을 타고 앞으로 전진했어야 할 것을, 초심을 잃은 내 머릿속은 매출 상승을 위한 전략도 없었고 좀 더 나아지기 위한 연구도 없었던 것이다.


그저 막연한 '우아한 사장님'으로써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어이없는 믿음밖에는...


처음 온라인 상권을 어떤 아이템으로 시작하게 되었건 간에 장악했다면 그다음은 자연스럽게 내가 원하는 사업구조로 자연스럽게 연결을 했어야 했다.


무 자르 듯 뚝! 잘라버리고 새로운 사업으로 접어든 것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난관을 계속 겪게 된 계기다 된 것이다.


지금의 내가 그 당시로 돌아간다면, 안정화된 파워셀러로써 보다 나은 남들과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즉, 무료 선물포장 서비스를 제공했을 거다. 이것은 좋은 리뷰 후기로 연결되었을 것이고 좀 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 사람들을 내 상점에 모을 수 있게 했을 것이다. 또한 이벤트나 행사 판촉을 위한 기업들의 의뢰나 방송 연결의 가능성도 있었을지 모르겠다.


내가 만약 온라인에서 사람의 마음을 먼저 얻기 위한 서비스를 내가 원하는 사업분야로 먼저 했다면 말이다.



연결과 사람, 그리고 문제 해결이 물 흘러가 듯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연결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끊임없이 했어야 했음을 지금에야 조금씩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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