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축구 경영인 박영곤 Feb 28. 2020

축구팀의 흑자 운영은 가능할까? (2/5)

축구산업 시리즈 #1

축구팀의 수입원revenue stream은 전통적으로 중계권 수입, 경기 수입, 그리고 마케팅 수입 세 가지로 구분된다. 여기서 경기 수입matchday revenue은 홈경기를 치를 때 발생하는 매출, 즉 시즌권 및 입장권 등의 티켓 판매와 경기 당일 식음료 판매 등을 포함하고 있고 마케팅 수입marketing revenue은 스폰서십 등 광고를 통한 수익 창출과 용품 및 굿즈goods 판매를 비롯한 머챈다이징merchandising 매출 등을 수렴한다. 물론 이 외에 소속 선수에 대한 권한을 통해 창출되는 수입도 있으나 위의 세 가지 항목 대비 그 발생 빈도가 꾸준하지 않기 때문에 (물론 규모는 경우에 따라 상당히 클 수도 있다) '이외 수입' 항목에 통상적으로 포함시키곤 한다.



일반적으로 클럽의 규모가 클수록 위 세 항목 간 비중이 골고루 나누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클럽의 규모와 항목 간 비중 균등도가 정비례한다는 뜻이다. 이는 반대로 규모가 작은 클럽일수록 특정 항목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비대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특히 중계권 수입의 비중이 1부 최상위 클럽에서 그 비중이 가장 낮았다가 2부 최하위 클럽으로 가면서 점점 독점하다시피 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한 예로 몇 해 전 기준 스페인 2부 리그 최하위 팀의 년 간 수입이 5백만 - 6백만 유로 사이 수준이었는데 이 중 중계권료 수입이 4백만 유로 이상이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이런 중계권 수입에 지나치게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스페인 축구팀들과 다르게 영국이나 독일의 1, 2부 팀들은 이렇게 80% 정도까지 그 비중이 올라가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영국과 독일은 1부 리그뿐만 아니라 하부리그들도 많은 수의 관중들이 매 주말 경기장을 찾고 팀에 대한 충성도가 상당한 바 마케팅 및 경기 수입이 스페인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현격히 높을 것이다. 즉 스페인 팀들의 수입원 포트폴리오가 비교하는 국가들의 팀들 보다 훨씬 단순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photo by Jami, Pixabay


그러면 여기서 '이 두 가지 중 어느 형태가 더 나은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고 아마 많은 수의 사람들이 영국, 독일 팀들의 수입원 포트폴리오에 손을 들어줄 것이다. 그러나 나의 답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이다. 다소 의아한 혹은 김빠진 분석일 수 있지만 각 국가의 경제 규모와 축구 산업의 성숙도가 분명한 차이를 가지는 현실에서 스페인 축구팀들의 중계권 수입 의존도는 당연한 것일 수 있고 오히려 더 안정적인 수입구조를 갖추고 있다고까지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다음 글들을 통해 자세한 설명을 추가하도록 하겠다.



어찌 됐든 유럽의 축구팀들은 저마다의 상이한 패턴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확실한 수입원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여기서는 2부 소속 팀들까지 한정해서 이야기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고 그보다 하위 리그로 내려오면 많은 수의 클럽들이 충분한 수입원 없이 각자의 차선책을 강구하며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K리그의 경우 1부, 2부 총 22개 팀 모두 이런 '전통적인 수입원' 만으로는 그 운영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리그를 대표하는 얼굴 격인 클럽들도 유럽의 3부 이하 클럽들처럼 자구책을 마련하여 매 시즌을 치르고 있으며 이 자구책은 다름 아닌 기업과 지자체로부터의 운영자금 유입임을 앞선 글에서 밝혔다.



그러면 이제 유럽의 하부리그 팀들과 한국의 1부, 2부 팀들이 각각 어떻게 그 자구책을 찾고 있는지에 대해 한 단계 더 들어가서 살펴봐야 할 것이다. 누가 더 옳고 더 그르다는 것이 아닌, 그 둘을 비교하면서 우리 축구산업에서 수입이 가지는 의미를 더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축구팀의 흑자 운영은 가능할까? (1/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