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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주영 Jun 09. 2020

나는 어느  지점의 욕구 위계에서 살고 있는가?

우주적 사고의 필요성

인간의 마음은 어떤 모양일까? 정말 하트 모양 일까? 아니면 세모, 네모?

그림을 전공했기에  그림 말고는 세상 물정에는 완전 깜깜이다.

사춘기 여고시절도 늘 말이 없는 조용한 학생으로 그림자처럼 보냈다.

 

나는 대학을 가서 제일 어려운 것이 인간관계였다.

그림은 늘 혼자서 하는 작업이라 어려움이 없었지만 예술의 세계는 그림만 잘 그린다고 성공하는 세계는 아니다. 교육대학원을 가서 그림 말고  또 다른 학문을 접하면서  다른 세계를 알게 되었다.

심리학 교수님의 재미없는 강의를 들었지만 나는 인간의 마음을 볼 수 있는 학문에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역시 교육자의 역할이 중요함을 느끼는 대목이다.

시험에 단골로 등장하는 매슬로우의 '욕구위계설'을 살면서 다시 만날 줄이야...


나는 책에 등장하는 에이브 abe란 별칭을 사용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보겠다.

에이브를 다시 만나기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2011년 초판이 나왔고 지금은 절판이 되어서 구하기 힘든 책이었다. 책값의 2배 이상의 중고가격을 치르고 구매한 책이지만 이 책을 안 샀으면 어쩔 뻔했을까?


2020년 covid19로 인해  비자발적 백수일 때 나는 이 책을 소개받았다.

여러 책을 쉬는 동안 많이 읽었지만 글을 쓰기 싫은 핑계 수천수백 가지를 대면서 요리조리 피했다.

참으로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의 자취를 남겨본다.

에이브의 글을 읽고 용기를 내어보았다. 그의 글에서  나의 마음을 발견한다.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그가 일지에 적어놓은 것들로 글자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다. 에이브가 내게  처음 일지를 보여주었을 때  나는 꼭 책으로 펴내야 한다며 강하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에이브는 마무리가 안 되었다는 둥, 아직 초안이라는 둥, 혹은 학술용이 아니라거나 자신이 이분야의 문외한이라 안된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몇 달 동안 출판을 하려 들지 않았다. 그러나 마침내 내 설득이 통했다.

이 책에는 유쾌하게 천진난만한 부분도 있고,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선견지명과 예리함이 번뜩이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경영서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판에 박힌 '패러다임' 같은 것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을 것이다. 그가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밝히고 있듯"초심자는 종종 전문가가 놓치는 것을 보는 법이다."

에이브는"산업계가 정신 역학, 고도의 인간성 발달, 인간 존재를 위한 이성적인 생태학을 실험해 볼 새로운 실험실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은 사람 중 하나였다.


이 책에서

1. 인간의 특성을 고려할 때 사회는 얼마나 선해 질 수 있는가?

2. 사회 속에서 인간의 본성은 얼마나 선해질 수 있는가? 마치 도덕적 정언명령과 같은 이 질문들은 책 전반에 걸쳐서 다루고 있다.

인본주의 심리학 분야에 그가 남긴 선구적 작업은 우리가 우리 자신과 우리의 삶 그리고 우리가 만든 여러 가지 제도를 바라보는 방식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겼다.

매슬로우가 연구하 분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개념은 욕 구위 계설과 가장 높은 수준의 동기부여 동력인 자기실현이다. 인본주의 심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이브러햄 매슬로우는 행동주의 심리학자 및 프로이트를 따르는 의사들 그리고 학자들의 대열에서 이탈해 인류에 대해 훨씬 더 깨어 있는 이론을 정립시켰다.


하위 욕구가 충족이 되면 상위 욕구가 실현이 된다. 하지만 반드시 하위 욕구가 충족이 되어야지만 상위 욕구가 충족되는 필요충분의 조건은 아니다.

 covid19가 가져다준 환경으로 인해 나는 안전에 대한 욕구만을 추구한 채로 2020년 상반기를 보냈다.

매슬로우의 욕구 위계론 중에서는 하위 단계인 욕구만을 실현하면서 살았다.  감정이 행복하지 않은 숨만 쉬고 하루하루를 버티는데 여념 한 삶이었다.

지난 5월 30일 미국 NASA와 SPACE-X에서 첫 민간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 인간의 욕구 위계를 다시 한번 생각한 계기가 되었다.

 https://youtu.be/xY96v0OIcK4

스페이스 X , 첫 민간 유인 우주선 발사 장면

새벽 4시 시계 알람을 맞춰 놓고 혼자 일어나 발사장면을  고요 속에서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매슬로우가 말하고 싶은 내용을 어쩌면 일론 머스크가 대신 전달하는 듯한 묘한 데자뷔를 느끼면서 말이다.

'나도 인류 전체가 절멸해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인류가 완전히 절멸해버리지 않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 미래를 실현시키려 노력하는 것은 훌륭한 발상이다. 급속한 자동화가 이루어지는 시대에 그것은 꼭 필요한 과업이기도 하다.'

이 영상을 보고 있으면 마치 일론 머스크가 한 말처럼 들리지 않은가?


에이브는 제3세력 심리학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매슬로우가 스스로를 과학자로 여겼다는 것이다. 그 결과 그의 연구는 심리학은 물론 경영이론, 조직개발, 교육, 건강관리, 과학분야에 까지 막강한 영향을 끼쳤다.

자기 자신과 완전한 평화를 누리고자 한다면 음악가는 음악을 할 수밖에 없고, 화가는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으며, 시인은 시를 쓸 수밖에 없다. 인간은 자신이  될 수 있는 것, 바로 그것이 되어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자기실현의 욕구이다. 다시 말해 이것은 인간이 자기 안에 잠재된 것들을 실제로 이루려는 경향, 자신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이 실제로 되려는 경향이다.


현재의 천재와 과거의 천재를  동시에 만나는 쾌감을 느끼면서 욕구 5단 계설에서 어느 지점의 욕구에서 살고 있으며 살아야 하는지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자아실현의 욕구에서 영감을 주는 욕구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

10대 소녀가 읽었던 공상과학 소설이 현실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순간 나는 나의 사명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이 책으로 짧은 필력으로 책의 깊은 뜻을 다 녹여 내진 못했지만 이 책만큼은 슬로 리딩을 통해서 중간중간 서평을 추가하고 싶다. 그리고  이런 귀한 책을 만나게 해 주신 우리 사부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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