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뭐라 딱히 내세울 것이 없다 생각했고 사람들에게 나를 알린다는 것이 이유 없이 부끄러웠다.
회사에 다니면 직함이 있기에 그 회사의 직함이 나를 표현하는 아이덴티티(identity)가 되는 현대사회에서 나는 '직군(job group)=자신(oneself)'라는 등식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 살고 있었다.
예술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규칙적인 회사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마음에 돌멩이를 던진 책이 바로 <문화로 창업하다>이다.
저자 박남규는 자신을 창업 생태학자/기술경영전문가로 소개하고 있다. 기계공학을 베이스로 두고 벤처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하고 현재는 호서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사실 여러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서평을 썼지만 저자에게 선물 받은 책을 읽고 서평을 쓴다는 것이 혹여나 짧은 필력으로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컸다. 하지만 이 모든 걱정을 뒤로하고 용기를 내서 솔직한 나의 후기를 적어보도록 하겠다. 이 책은 약 35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지만 경영을 잘 모르는 예술가가 읽어도 힘들지 않고 핵심 설명이 잘 정리가 된 책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대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한 수업 교제로 사용되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내용이 알차고 정리가 잘되어 있는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럼 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소개를 하도록 하겠다.
<문화로 창업하다> 책표지 와 저자 사인
1-3장은 문화에 대하여 알아보고,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메가트렌드에 대한 설명이 제시되어 있다.
장기간 문화 흐름의 다른 표현,메가 트렌드(Megatrends)라 하며 사전적 의미로는 사회 공동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시대적 조류를 뜻하는 말이다. 본 p17)
저자는 메가트렌드는 100세 시대, 4차 산업혁명 , 블록체인기술 3가지로 분류한다.
덧붙여서 나의 생각은 2020년 메가트렌드라고 하면 당연히 covid19로 인한 언택트(Untect) 문화라고 생각한다. 이 언택트 문화로 인해서 지구 공동체는 10년 이상의 장기간 문화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견한다.
100세 시대에서 남이 만들어 놓은 직업에 자신을 대입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창직은 새로운 형태의 창업으로서 유망할 것이다. 이제는 10년 전부터 자신의 퍼스널 브랜드 창업을 통해 창직하고 전문성을 인정받아 활발히 활동하는 분들이 생겨났다. 창직은 자신이 경험한 모든 인생 경험을 자원화하는 과정이다. 각자의 인생은 다양하며, 열심히 현업에서 살아왔다면 분야별 전문성을 가진다. 전문성이란 경험적 지혜와 안목이다. 본 p51)
1만 시간의 법칙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아웃라이어>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이 2009년에 발표한 책의 내용이다. 특정 분야에서 이른바 달인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적어도 1만 시간 이상은 투자해야 한다는 법칙을 일컫는 말이다.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인 그는 <아웃라이어>에서 빌 게이츠, 비틀스, 모차르트 등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들(아웃라이어)의 공통점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개념이다.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타고난 천재성보다는 여건과 노력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했고 1만 시간은 대략 하루 3시간, 일주일에 20시간씩 10년간 연습한 것과 같다.
즉 누구나 10년간 한 분야에 꾸준한 노력을 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안데르스 에릭슨(Anders Ericsson)<1만 시간의 재발견>에서는 1만 시간의 법칙보다 의식적인 노력의 중요성을 더 강조 하지만 어찌 되었든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노력이 의식적으로 필요하다는 뜻이다. 백세 시대를 맞이하여 20대부터 10년 단위로 전문성을 쌓는다면 최대 8개 분야에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이 부분은 단순 숫자적인 계산일 뿐 학문의 특징에 따라서 10년 이상 필요로 하는 분야도 있다. 그렇다면 100년을 생애 주기로 볼 때 노력을 하면 누구나 최소 2개 에서 최대 8개 분야까지는 전문가 될수 있다는 뜻이다. 내가 현재 44살이니 단순 연산으로만 계산을 하면 최대 5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된다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인생에서 늦은 때란 없다'는 말이 문득 생각이 나는 대목이다.
다음으로 4장-6장은 기존 마케팅의 원리와 sns에 맞는 스토리 텔링과 브랜드에 관해서 알아보고 문화에 대한 안목을 가지고 창업과 마케팅의 원리에 대하여 본질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부분이다. 본 p8)
'논리는 사고하게 만들며, 감정은 행동하게 만든다.'
나는 책을 보면서 이분이 너무 마음에 와 닿았다.
별표까지 하면서 혼자서 몇 번을 소리 내면서 읽어 보면서 생각했다. 감정과 감성은 사람과의 공감을 통해서 동의를 끌어내는 하나의 수단이다. 포노 사피엔스들은 스마트폰을 통해서 서로 접속해 동조화하며 영향을 미치고 생각과 정서도 테크놀로지적 수단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야기를 통해서 포노 사피엔스는 그들의 살아있는 경험을 공유한다.
경험의 공유는 범위의 영역의 확장도 가지고 왔다. 지구 상에 공존하는 인류가 생각과 정서가 온라인을 통해서 공유되는 것이다.
'밈(meme)'이란 개념은 고대 그리스어에서 "모방하다'를 뜻하는미메메( mimeme)의 줄임말이다.
진화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이기적 유전자>에서 복제되어 공간과 세대를 가로질러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해지는 작은 문화적 단위를 설명하고, 생물학적인 유전자와 달리 생각과 관습을 전달하는 문화적 유전자를 지칭하는 개념으로 '밈'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도킨스는 자연 선택과 유사한 압력이 유전자처럼 문화적 요소에 작용하고, 어떤 요소는 신속히 확산되며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에 어떤 요소는 금세 힘없이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인터넷 시대는 이 개념을 신속히 받아들였고, 그 결과로 포토샵 된 이미지가 세상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방법들을 대신하게 되었다. <패거리 심리학> p50-51)
퍼스널 브랜드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미션, 비전, 장점, 강점 등을 브랜딩(branding)한 결과물로 아직 학문적으로는 정확히 정의되지는 않았다. 본 p115)
나의 퍼스널 브랜드는 무엇일까? 한참을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책장을 힘겹게 넘겼다.
나 자신을 소개하는 것에 부끄러워한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행동인지를 책을 보면서 느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살아왔는지를 잘 정리해서 핵심 키워드를 만들어 소개하면 그것이 퍼스널 브랜드가 된다는 것을 책을 통해서 배웠다. 나는 오늘부터 미래 미술 교육평론가와 마음 글 그림 티처로 정의를 할 것이다. 누가 나를 정의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정의를 하면 되는 것이다.
김춘수의 <꽃>이란 시가 생각났다.
시의 한 구절 중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처럼 말이다.
"그래 내가 나 자신을 불러주자 그 이름을 퍼스널 브랜드로 하자."
이어서 7장-11장은 문화로 창업하는 창업로드맵이 제시되어 있다. 창업 로드 맵은 창업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삶의 질을 고려한 성공적인 창업이 되도록 구조적이고 체계적인 접근방법 이으로 총 4단계로 구성된다.
1. 퍼스널 브랜드 경력개발과정을 통한 창직단계
2. 린스타트업을 통한 고객가치 확인하는 예비창업자 단계
3. 시설투자유치를 통한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초기창업자 단계
4.Scale-up을 통한 성장하는 창업자 단계
각각의 장에서 다루는 좋은 내용들이 많아 글로 담아내기는 부족하지만 ' 퍼스널 브랜드는 메가트렌드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연금보험이 된다.'는 저자의 말이 가장 뇌리에 남는다.
특히나 10장의 사업계획서 작성 Part는 창직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필요한 핵심적인 내용이고 개인적으로 이 책의 백미(白眉)라고 생각한다. 창업과 창직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인식을 했지만 실질적으로 어떻게 작성해하는지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세부적으로 잘 설명이 되어있다. 옛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란 말이 있다. 아무리 내가 뛰어난 아이디어가 있어도 그것을 구체화하는 계획서가 없다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사업계획서는 아이디어를 꿰어서 보배로 만든 단계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12장-14장은 문화창업마케팅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한 역량강화 방법론에 대한 내용이다.
창의성을 기르기 위한 연결의 다양한 방법이 설명되어 있다. 특히 미술교육학에서 배운 내용이 많이 나와서 반갑게 읽었다. 아이디어 도출 방법 SCAMPER 기법은 대학원 학기말에 외워서 시험 친 기억이 난다. 디자인 수업 때 들었던 타이포그래피 기법을 경영학 책에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저자의 폭넓은 배경지식에 놀랐던 부분이다. 배경지식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책을 통해서 느꼈다.이러한 배경지식을 쌓아가기 위해서는 꾸준히 연습하는 인간,즉 호모엑세르켄스(Homo exercens)가 되어야 한다. 현생인류는 연습을 통해 삶을 통제하고 연습을 활용하여 원하는 것을 이루는 종이라는 의미에서 말이다.<1만시간의 재발견>p382)
글을 마무리하면서 나의 생각을 정리하면 프란시스 베이컨은"어떤 책은 맛보고, 어떤 책은 삼키고, 어떤 책은 씹어서 소화시켜야 한다."라고 했다. 단언컨대" 이 책은 꼭꼭 씹어서 소화시켜야 하는 책이다." 나또한 책상에 두고 두고 참고서처럼 보는 책으로 점찍어 놓았다. 그리고 박남규 교수님께 부족하지만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도 전한다. 친필로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레 적어주신 글을 통해 앞으로 펼쳐질 나의 미래의 50년 창업 로드맵을 문화와 예술을 통해서 잘 설계해 보겠다는 다짐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