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클레어 Jan 02. 2022

사진으로 돌아보는 나의 2021년

MBA 졸업 후 알맹이 가득했던 한 해

브런치에 들어오기 힘들 정도로 정말 정신없는 한 해가 지나갔다! 돌아보니 2021년 초에 내가 세운 목표는 Slow down 이었고 중요한 것에 집중하자고 했었는데 다짐이 무색할 정도로 속도 조절은 커녕 체력적으로 힘들 정도로 빡빡하게 달린 한 해였다. 대신 뿌듯한 것이 있다면 술은 꽤 조절을 해왔고 덕분에 아직 약은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 (비록 연말 유럽 여행에서 결국 많이 마셔서 1월 4일에 있을 간 초음파를 걱정 중이지만....) 여하간 많은 일이 있었던 한 해였던 만큼, 지난 한 해 있었던 일들을 사진으로 정리해 남겨본다.





1월 - Hawaii

연말에 한국으로 들어가 어느 정도 큼직큼직한 결혼 준비를 마친 후, 당시 코로나 상황이 심각하던 뉴욕을 피해 하와이에서 새해를 맞았다. 비행기 타기 하루 전 날 오빠가 발가락에 금이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급 목발을 짚고 간 하와이.. 그 와중에 에어비엔비에 들어가자마자 주먹만한 바퀴벌레가 세 마리나 나왔던 기억. 그래도 그 곳 테라스에서의 평화로운 아침은 잊을 수 없다. 중반부터는 오빠가 Knee scooter 를 사서 한 달 간 오빠의 다리가 되어주었다. 학교 친구들도 방학을 맞아 많이들 하와이를 방문했지만 금주 중이라 많이 놀지는 못하고 다리 깁스 덕분에(?) 일에 집중하면서 Circle (온라인 네트워킹 플랫폼) 법인도 설립하고 2월의 런칭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나의 힐링스팟이 되어 준 테라스와 하와이를 방문한 친구들.



2월 - Hawaii

우리의 자체 금주령이 끝나고 오빠의 다리도 좀 더 나아져서 하와이를 좀 더 돌아다닐 수 있었던 한 달. 서클도 드디어 런칭해서 NYU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이벤트에 우리 서비스를 쓰기 시작했고, 학기도 시작해서 뉴욕과의 엄청난 시차를 극복해야 했지만 (오빠 수업은 새벽 3시, 내 수업은 새벽 4시에 시작) 그래도 중간중간 돌아다니며 인생 돈까스도 찾고, 오빠를 마티니의 세계에 빠지게 한 (이제는 와미남이 아니라 마미남이 된 그...) 스테이크 집도 가고, Kauloa Ranch 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UTV 도 타고 호텔이랑 바다에서 수영도 하고. 하와이를 제대로 즐긴 한 달.

UTV Drive 와 호텔에서의 하루 & 바다수영!




3월 - Hawaii to Korea

하와이로 찾아온 최애 친구들과의 마지막 2주를 보내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격리를 하며 결혼준비 & 다이어트에 돌입했던 3월. 급 다이어트에는 마이다노 도시락과 클로이팅, 약손명가가 정말 큰 힘이 되었다. 특히 마이다노 도시락 그냥 전자렌지에 돌려먹기만 하면 되는데 칼로리도 낮고 집밥같은 맛있는 한식이라 정말 좋았음!

코로나로 하와이로 날아와 둘만의 결혼식을 가졌던 Ben & Chrissie
하와이에서의 마지막 밤



4월 - Korea

결혼식이 두 개나 있었던 2021년 4월! 오빠와 내가 사회를 맞고 내가 축가를 맡았던 오빠 쌍둥이 형제의 결혼식도 잘 끝나고 우리 결혼식도 감사히 잘 마쳤던 감사한 달. 학기도 진행중이고 기말고사도 있는데 플래너 없이 다 자체 프로그램으로 하자니 만들 영상도 많고 정말 끝의 끝까지 정신이 없었지만.. 덕분에 당일만큼은 정말 순간순간 온 사람들에 집중하면서 행복하게 보낼 수 있었다. 결혼식이 끝난 후에는 (이제는 사라진 ㅠㅠ) 쉐라톤 호텔측의 배려로 프레지덴셜 스위트에도 묵어보고, 오빠네 세 형제가 다 모인 기념으로 제주도에서도 가족여행으로 추억을 쌓았던 행복하고 감사했던 한 달 :)

입장 때마다 너무 신나고 힘차게 입장해서 친구들이 웃었던 ㅋㅋㅋ
사진 작가님의 배려로 친구들과의 시간을 더 많이 보낼 수 있었던 하루
시댁과 많이 가까워진 가족여행 :)



5월 - New York

드디어 뉴욕으로 돌아와 2년간의 MBA를 졸업한 달. 코로나로 약 2/3는 잃어버린 시간이었고 졸업식도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래도 배움이 정말 많았던 2년이었다. 새로운 문을 열어준 MBA.. 졸업 후 엄마와 남동생도 뉴욕을 찾아와 우리 가족도 행복한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특히 한동안 여러가지 일로 힘들어했던 남동생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어서 뿌듯했던 순간이었다.

드디어 졸업 :)
즐거웠던 가족과의 뉴욕여행!



6월 - New York (+Chicago)

친구들과 행복했던 생일을 보내고 미국 동부를 떠나기 전 시카고로 여름 여행을 갔던 6월. 겨울의 시카고는 길고도 괴롭다고 하지만 여름의 시카고는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오붓하게 즐긴 오마카제에서의 생일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여름의 시카고



7월 - 정든 뉴욕을 떠나 샌프란으로

그간 뉴욕에서 한 가득 쌓인 추억을 뒤로하고 샌프란으로 떠날 시간.. 정이 너무 많이 쌓여서 정말정말정말 아쉬웠고 사진을 보는 지금도 아쉽다 ㅠㅠ 고마웠던 New York, New York.

내가 사랑했던 우리집의 야경과 추억만큼 쌓인 빈 와인병들.
안녕, 정들었던 Avalon.
그리고... 혼돈이었던 이사 ㅋㅋㅋ



8월 - San Francisco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해서 정신이 없었던 터라 사진도 많이 없는 한 달. 신기했던 건 유튜브로만 보고 계약했던 집인데, 알고보니 위치가 5년 전 한국 창업자로 샌프란을 방문했을 때 (그 때는 유학 생각도 없었음) 국가 지원으로 SF 액셀러레이터에서 약 1-2주간 교육을 받았는데 그 때 있던 장소의 맞은 편 보이는 건물이 지금 우리가 사는 집이었다는 것! 심지어 그 때 오빠랑 저긴 누가 살고 있을까 얘기했던 것도 기억이 나는데.. 소름돋고 신기했던 경험이었다. 하지만 소름은 소름이고, 인턴 때 잘 맞았던 상사도 없고 하루하루가 회사 일로 힘들었던 한 달.

예전에 방문한 곳이랑 지금 집이 너무 가까운 게 신기해서 찍은 영상



9월 - San Francisco (+ LA)

새로운 임시 상사의 등장으로 회사 일에 실낱같은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한 달. 중간에 우리의 최애 커플인 Ben & Chrissie 랑 LA도 다녀오고, 우리의 최애 동생 벨라가 SF로 놀러와서 같이 야구도 보고 나파도 놀러가서 추억을 쌓았던 한 달. 그리고 우리의 첫 식물 Hope (애칭: 희망이) 를 데려온 날.

술 먹고 가서 넘나 힘들었던 유니버셜 스튜디오 ㅋㅋ 그래도 있는 거 다 탔음.
야구전문가 벨라와의 야구 관람!
처음 키워보는 선인장 외의 식물이라 설렜던 희망이를 데리고 온 날!



10월 - San Francisco

집도 점점 집 다워지고, 일도 익숙해지고, 샌프란에 있는 가족, 친구들과 만나며 이 곳 샌프란에 대한 정을 쌓아갔던 한 달. 처음으로 사무실도 직접 가보고 (요즘은 계속 재택근무지만 백신접종자는 선택 하에 사무실 출근이 가능하다) 새로 꾸려진 팀과 팀 회식도 했다. 회사일이 본격적으로 재밌어진 한 달.  

처음으로 출근해 본 사무실!
하지만 코로나로 텅 빈 모습 ㅠㅠ
너무 좋은 우리 새 팀 사람들 ㅠㅠ CCX Growth!



11월 - Korea & New York

사랑하는 울 엄마의 환갑과 사랑하는 Mike 오빠의 결혼식을 맞아 다시 한국으로 들어갔던 한 달. 다행히 한국에서 자가격리가 잠깐 없던 시기여서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었다. 바로 부산으로 내려가 우리 가족 첫 가족사진도 찍고, 기장 아난티에서 가족 호캉스도 즐기고, 동생 여자친구도 만나고 ㅋㅋㅋㅋ (시누아 셋 있는 자리에 당당히 데려온 남동생... ㅋㅋㅋ) 마이크 오빠 결혼식에서는 결혼식 사회도 보고 칭찬도 많이 받고! (여성 1인 사회를 시켜준 마이크오빠와 신혜에게 감사를..) 한동안 휴가 없이 새벽 시간에 일하고 낮/저녁에 사람들 만나느라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린카드 프로세스를 들어가기 전 우리 가족도 다 만나고 친구들도 만나 뿌듯했던 한국 일정.. 그 와중에 창업했던 회사가 뉴욕 엑셀러레이터에 파이널 라운드까지 가게 되어 급히 한국 일정을 줄이고 뉴욕으로 가서 인터뷰를 봤던! 정신없이 바빴지만 희망찼던 한 달.

우리의 첫 가족사진 :)
아름다웠던 결혼식
그리고 뉴욕에서 보낸 일주일



12월 - San Francisco (+ Paris & Madrid)

드디어 Creative Cloud Express 와 내가 준비했던 Growth 실험들과 프로젝트가 하나 둘 런칭한 달! 그리고 감사하게도 뉴욕으로 급히 날아가서 봤던 인터뷰가 결실을 맺고 뉴욕에서도 액셀러레이팅 기회가 합격된 달. 기쁜 소식이 많은 연말이었지만 그만큼 휴가 직전까지도 정신없이 바빴다. 그래도 연말을 맞아 완전히 로그오프하고 고민 끝에 예정대로 온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영주권이 시작되면 미국 밖을 한 동안 못 나갈거라 Late honeymoon 격으로 가게 된 유럽 여행. 아름다운 파리와 마드리드의 수많은 음식들을 즐기고 친구들과도 추억을 만들었던 따뜻한 연말이었다. 유럽 여행은 별도 영상도 만들려고 하고 사진이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몇 개만 골라서 올려본다 :)

아름답고 낭만적인 파리, 따뜻하고 맛있는 게 가득한 마드리드. 행복했던 추억들.




2021년, 그리고 2022년


원래 연말연시가 되면 1시간 쯤 긴 명상을 해서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의 계획을 세우곤 하는데 파리에서 갓 돌아온 여독으로 새해 카운트다운도 보지 못하고 기절해버렸다. 지금 이 곳 시간은 1월 1일 오전 10시 (8시부터 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어느덧...). 새해 첫 날이니 1시간 반쯤 긴 명상을 하고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고민해봐야지.


이렇게 사진으로 정리해보니 정말 빽빽하게 많은 일이 있었던 한 해였다. 서른 넘어 처음 온 유학을 그래도 잘 마칠 수 있었고, 코로나 와중이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여러 추억을 만들고 유부녀로 성공적으로 상태를 전환했다! 미국 회사에서의 업무도 첫 몇 달의 어려움을 딛고, 어느덧 여러명의 엔지니어와 팀원들과 함께 나름대로 중심적인 역할로 원하는 만큼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서클 또한 곧 액셀러레이팅이 시작되는데, MBA 이전 7년간 창업을 했지만 전에 없었을만큼 기대되고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다.


이제 정말 준비과정은 끝났고 달릴 일만 남은 느낌. 조금은 두려운 도전들도 있지만 두근거리는 마음이 더 크다. 2022년에는 또 어떤 놀라운 일들이 펼쳐질까!


당신의 새해도 일이 되었건,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이 되었건 매 순간에 110% 몰입하는 후회없는 한 해, 예상치 못 한 아름다운 풍경들로 가득한 잊지 못할 여정이 되기를.


Happy new year!
매거진의 이전글 10월에 다시 세우는 목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