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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윤영 Feb 26. 2022

찢어지고 고장 난 마음을 위해


트렁크 문 고장으로 카센터에서 오래 머물렀다. 차를 뜯어고치는 일은 그리 즐겁지 않다. 그 차마저 없다면 일을 아예 할 수 없는 상황... 아쉽지만 고쳐 쓸 수밖에 없다. 유튜브로 작가회의 정기총회를 보았다. 화면을 통해서일까... 뭔가 조용하고 쓸쓸함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그건 내 마음이 쓸쓸하고, 거칠고 피폐해서 그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과 딸은 확진자에서 벗어났다. 다행히 아내는 함께 생활하면서도 음성을 유지했다. 아들은 삼일절에 기숙사로 들어간다. 일부러 배차를 빼 달라고 부탁했다. 아들을 데리고 기숙사로 향해야 할 마음이 그리 가볍지 않다. 한 번도 집을 떠나 생활한 적이 없는 아들은 얼마 전 홀로 제주도 여행을 일주일 다녀왔다. 아이 마음에 풀어야 할 응어리가 있었던 것 같다. 인생은 원래 그런 것이어서 그렇다고 말은 하지 못했다. 어쩌면 아들의 무거운 마음 한가운데는 무거운 아버지가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나는 인생이 무엇인지 아직도 모른다. 왜 사는지 모른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왜 아프고 병들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남겨두고 죽어야 하는지 모른다.


삶과 죽음의 공통점은 인간의 개인 의지로써 선택할  있는 일이 아니며 그것은 인간 영역을 벗어난 인간 한계의 부분이라는 점이다. 어떤 쓸쓸함은 체계적이지 못한 소외론에 골몰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문제는 자기 자신이다. 고장  나를 고칠  있을까. 오늘은 보이지 않는 존재를 향해 기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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