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이) 말을 안 해서 그렇지 하나하나 말씀을 들어보면 지금 선 자리가 최선을 다한 자리구나 싶어요. 누구나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주인공한테 함부로 하면 안 되잖아요."
-<유 퀴즈 온 더 블록> '팔도 리포터' 편, 한기웅 리포터
누구에게나 지금 선 자리가 최선을 다한 자리.
아마도 내가 인숙 씨의 일기에서 매번 느끼는 것, 그래서 인숙 씨에게 되돌려주고 싶은 말을 닮아서 그랬을 것이다. '인생이란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았다고 답할 수 있을까.' 이 문장이 전부였던 어느 날의 일기에 이미 그렇게 사셨다고 지금 선 자리가 당신이 최선을 다한 자리라고 대답하고 싶어서.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김신지 지음, 잠비
누구에게나 지금 선 자리가 최선을 다한 자리.
최선이었다.
이 자리까지 오는 길이 우리 모두에게 최선이었다.
김신지 작가는 엄마인 인숙 씨에게
그 말을 해주고 싶어 한다.
나도 항상 엄마에게 하는 말,
"엄마는 엄마 삶에서 최선을 다해 우리 형제들을 키웠어.
엄마의 최선이었다는 것을 알아."
엄마를 위로하고자 한 말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엄마의 애씀을 나는 온전히, 내가 할 수 있는 온전히 안다.
그래서 엄마가 애틋하다.
가난하고 배운 것 없는 사람들이 만나
결혼을 하고 농사를 지었다.
자녀 교육을 조금이라도 시키겠다고
작은 농촌도시로 나와서 어려운 일들을
마다하지 않고 한평생을 살아온 엄마, 아빠.
그분들의 최선이 지금의 나의 형제자매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
힘들어도 성실하게 사셔서
그런 부모의 뒷모습을 보여주셔서
우리 형제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 성실하게 일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람을 대하는 마음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된다.
허드렛일을 하고 있다고 그가 노력하고
살지 않은 인생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의 출발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곳이었을 것이다.
그의 삶은 척박하고 메마른 땅에서 피어오른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삶을 지탱해 가는 모두에게
우리는 친절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 또한 지금의 그 자리가
그 사람이 최선을 다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져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