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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테이블 일기쓰기 Digital & Analog

[일기에 진심인 편입니다-개정판] 6장 1부

"구글캘린더에 일기쓰기" by ChatGPT4 Image Generator


<아직 (비밀) 일기를 쓰지 않는 당신께>의 하편을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비밀일기의 쓸모를 알아봤다. 간단히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 응어리를 털어놓을 수 있는 기록

- 경험에서 더 많이 배우게 해주는 기록

- 스스로를 돌보는 기록

- 진실을 보관하는 기록

- 세상에 내놓을 이야기를 심는 기록


하편에서는 현재 내가 일기를 쓰는 방식을 조목조목 살펴보려고 한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내 방식이 최고라는 이야기 하려는 것은 아니다. 일기의 방식에는 정답이 없고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쓰면 된다. 틀이 없는 높은 자유도가 일기의 장점이다. 그저 현재 내가 정착한 이 방식 나름의 이점을 알리고 싶을 뿐이다.


타임테이블 일기 Time Table Journal

내 일기에 이름을 붙인다면 '타임테이블 일기'라고 할 수 있다. 플래너에 보면 일간, 주간, 월간 양식이 있는데 그 중 일간 페이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식이다. 8시, 9시, 10시 등 주로 한시간 단위로 표가 그려져있다.


나는 오래 전 부터 캘린더와 할일 앱에 푹 빠져있었다. 온갖 앱을 다 써봤는데 점점 도달하게 되는 결론이 이거였다.


'앱 하나로 모든 걸 관리하는게 낫다'


일정, 할일, 노트 다 따로 쓰니까 앱을 자꾸 전환하는게 귀찮았다. 그래서 하나의 앱으로 다 하고 싶었고 최종 선택이 캘린더 앱이었다. 물론 집필 아이디어 노트는 양이 너무 많아 노션에 맡겨뒀지만 일정과 할일 그리고 일기는 모두 구글캘린더로 쓰고 있다. 결론적으로 아주 만족스럽다.


즉, 나는 현재 일기를 캘린더 앱에다가 타임테이블 양식에 맞춰서 쓰고 있다.


타임테이블 Digital Ver.

내가 쓰는 앱은 구글캘린더다. 캘린더 앱도 안드로이드os, ios 모두 여러가지를 써봤는데 나한테는 이 앱이 가장 잘 맞았다.

구글캘린더로 일기 쓰기

시간과 장소 중심 기록

방법은 직관적이고 간단하다. 몇시부터 몇시까지 뭘했는지 일정을 쓰듯 일기를 쓰면 된다. 위에서 내 일기장은 '갈색'이다. 이외의 색은 모두 미래일정이다. 오른쪽 그림에보면 캘린더가 여러가지로 나눠져 있는데 A, B, C가 일기장이다.


제목에는 간단히 장소와 활동 내용을 키워드 또는 단문으로 기록한다. 그리고 세부 메모(오른쪽 그림 아래)는 주로 중요한 사건에 대해 긴 글을 쓸 때 활용한다. 보통 '일기쓴다'고 하면 가장 인상적인 사건에 대해 줄글로 쓰는 것을 떠올리는데 세부메모는 주로 이런 내용을 담는다.


시각적 이점

타임테이블 양식에 따라 쓰면 일단 깔끔하게 한눈에 오늘 하루가 시각적으로 정리된다. 직장에서 워크샵, 학교에서는 수련회 등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일정 시간표처럼 말이다.


덩어리 짓기

타임테이블 일기의 핵심은 '덩어리 짓기'다. 오전에 보면 10시에서 대략 12시까지 '공방'이란 장소를 기준으로 덩어리 지었다. 공방에서 있었던 일은 세부 메모에 모두 넣었다. 만약 공방에서 '계획논의', '샘플제작', '추후계획' 같이 활동을 중심으로 기록했다면 오전에 3개의 덩어리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어떻게 하든 상관없으나 나는 장소를 기준으로 덩어리 짓는 것을 선호한다.


제주여행 일기 소개

올해 갔던 제주가족여행 첫째날 일기장이다. 일정을 타이트하게 잡았더니 이동이 잣다. 이런 경우 '장소'를 기준으로 하면 이렇게 기록이 빽빽해진다.


나는 이런 방식이 흡족하다. 나중에 아이들에게 여행일기를 다시 읽어줄 때 이 순서대로 그냥 쭉 읽기만해도 여행의 추억을 생생하게 공유할 수 있다. 다음에 제주도를 또 가게 된다면 훌륭한 여행 복습자료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방식이 너무 복잡해보인다면 '오후 일정 : 셔틀버스-동문시장-식당', '저녁 일정 : 식당-숙소-물놀이' 등 2개 정도의 큰 덩어리 짓기를 해볼 수도 있다. 나머지 정보는 모두 세부 메모에 기록한다. 한눈에 모든 정보가 보이지는 않으나 보기에 깔끔하다는 장점이 있다.


구글캘린더 인쇄

추후에 나처럼 PDF로 구글캘린더를 인쇄해서 보관한다면 이런 단점은 어느 정도 보완이 된다.


사진-구글 캘린더 윈도우 인쇄


구글캘린더는 데스크탑 웹페이지에서는 인쇄가 되는데 제목과 세부메모를 텍스트형식으로 쭉 인쇄할 수 있다. 위 그림은 윈도우 버전이다.


애플의 맥 운영체제에서는 좀 더 다이어리스러운 형태로 인쇄할 수 있다.  애플의 기본 캘린더와 구글 캘린더를 연동한 다음 인쇄하는 것이다


사진-애플 인쇄


일정시간 입력

일정별 시간이 엄청 정확할 필요는 없다. 구글캘린더는 입력터치를 했을 때 기본으로 잡히는 시간이 15분이다. 15분이 최소 값이고 '기본 일정 지속시간' 설정에 가면 20분, 30분, 45분 단위로 바꿀 수 있다. 물론 기록하는 도중에 1분 단위로 시간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동하면서 즉석에서 바로 일기메모를 쓴다. 1분 단위로 시간설정을 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대략 터치 앤 드래그 해서 '3시-4시 15분 사이'로 설정하고 장소의 이름(@로 표시)과 간단한 활동 요약만 쓴다. 위 그림처럼 완성되는 것은 저녁에 여유가 있을 때다. 이 때 세부메모도 채워나간다.


신속한 현장메모

타임테이블 일기의 또 다른 핵심축이 바로 신속한 현장 메모다. 특히 여행처럼 장소 변경이 잦은 날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몇시부터 뭐했는지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날로그 종이 일기장을 꽤 오래 쓴 적이 있지만 결국 디지털 일기장으로 옮긴 이유도 현장 메모 때문이다. 현장에서 신속하게 기록하기에는 정말 스마트폰 만한 것이 없다. 게다가 캘린더 앱은 일정과 할일 때문이라도 수시로 사용하는 앱이다. 일정을 쓰고 검토하다가 앱전환 없이 곧바로 일기메모를 남길 수 있다.


타임테이블 Analog Ver.

현장에서 곧바로 메모하기에 불편한 점은 있지만 여전히 아날로그 일기장을 선호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예전에 나는 만년필 메모를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펜과 노트 포켓이 있는 바지를 디자인해서 펀딩 사이트에 내놓은 적도 있다. 언제 어디서든 펜메모를 할 수 있게 말이다(그래서 내 필명도 펜메모덕후다).


주머니 속 메모지에 시간과 장소를 기록해뒀다가 이후 일기노트를 꺼내기 적당한 시간과 장소가 있을 때 메모지를 보며 일기를 쓰는 방식도 가능하다.


아날로그 버전만의 장점도 있다. 연도와 날짜가 인쇄되어있는 플래너는 시기가 지나면 할인을 하지 않는가? 또는 회사에서 받고 쓰지 않아서 시기가 지나버린 플래너들도 있지 않은가? 이 플래너들은 일기장으로 쓰면 된다. 일간, 주간, 월간 양식 모두 일기장으로 아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양식은 있지만 날짜인쇄가 비어있는 플래너도 훌륭한 후보다.


양식이 없는 빈칸 노트도 타임테이블 일기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번씩 만년필로 원없이 끄적여보고 싶을 때가 있다


격자 또는 격자 점 양식을 추천한다. 1칸 당 시간을 설정할 수 있어서 좋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에 보면 1칸을 1시간 또는 30분으로 설정했다. 1칸을 30분으로 하면 널널하게 쓸 수 있어서 좋다. 빈칸 노트이기 때문에 한 장, 두 장 넘어가도 상관없으니 이렇게 널찍하게 해보는 것도 좋다.


1칸을 1시간으로(왼쪽), 1칸을 30분으로(오른쪽)

다음장에서는 타임테이블 일기의 이점에 대해 알아본다.


1시간 정도마다 노트를 펴서 뭘 했는지 한 줄로 간단하게 기록해 보세요. 그것이 일상기록입니다. 바쁜데 어떻게 그렇게 하냐고 물으시는 분이 계신데, 시간도 얼마 안 걸리는 이 일을 한 달만 딱 꾸준히 해도 머리 구조가 바뀌는데 안 하시겠습니까?

김익환, [거인의 노트] 저자


*출처 : [쓸데없는 메모 3위 '많이 쓴 메모' 2위 '보고 쓴 메모' 1위는..." 25년 기록학 전문가가 말하는 메모 '제대로' 하는 법] 콘텐츠 내 일부언급 요약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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