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4일 교육 멈춤의 날 쓴 글
오늘도 난 급식실 앞에서 애들과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새치기하지 말라고.
급식줄 서는 곳으로 지나가지 말고 나가는 방향으로 가라고.
역주행하지 말라고. 일방통행길이라고.”
같은 말을 여러 번 하는데도 듣지도 않고,
다른 아이를 지도하는 사이에 내 뒤편으로 뛰어가는 아이의 행동을 웃어넘길 수 없었다. 오늘은.
우르르 몰려와 새치기하면서 우겨대는 모습을 보며 지겨워졌다. 오늘은.
모둠활동 짤 때 모둠원에 대한 불만을 겉으로 표출하는 행동은 친구에게 상처를 줄 수 있으니 하지 말라고 누차 강조했는데도
여전히 팀구성에 대한 불만을 겉으로 표출하는 모습을 보며 내 말이 전달은 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에 답답해졌다. 오늘은.
그래서였을까?
교사들의 상처를 하나하나 짚어주듯 말하는 김현수 선생님의 말을 들으니 눈물이 펑펑 났다.
공교육 멈춤을 지지하며
긴급 돌봄을 한다는 초록뜰, 피스모모의 글을 보면서도 눈물이 났다.
학부모도 공교육이 살아나기를 같은 마음으로 바란다는 말에도 눈물이 났다.
공교육이 이래서는 희망이 없다는 것은 20년 전에도 다들 알고 있었다. 그때에도 교실붕괴 이야기했었다.
그러나 공교육은 우리 사회에서 한 번도 중요한 의제가 되지 못했다.
학교폭력 문제, 수능, 대입제도 같은 것들만 이야기될 뿐.
공교육의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하지 못했고 관심도 받지 못했다.
교사가 정치 금치산자라서.
그럼에도 공교육의 희망을 혁신교육에서 찾으려고,
그렇게라도 학교에서 희망을 발견해 보려고,
교사들의 땀과 시간과 뼈를 갈아 넣으며 변화시켜 보려고도 했다.
그러나 2023년 지금 이렇게 되었다. 우리들의 학교는.
교사 30만이 모이고서야,
징계로 협박하는데도 공교육 멈춤의 날이 실행되고서야
교육이 주요한 의제가 되었다.
오늘 나온 성명서의 이 마지막 문구처럼 됐으면 좋겠다.
“다시는 어떤 교사도 홀로 죽음을 택하지 않도록, 우리가 지킬 것이고, 우리가 바꿀 것이다.
우리 교육은 9월 4일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아니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9월 4일은 끝이 아닌 시작의 날이다.
대한민국 교사의 이름으로 우리는
오늘을 공교육의 정상화 시작의 날로 선포한다.
2023년 9월 4일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모두”
———
7.22 1차 집회
교사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7.29 2차 집회
교사는 가르치고 싶다.
학생은 배우고 싶다.
8.5 3차 집회
서이초고 진상규명 촉구한다
아동학대 처벌법을 개정하라
8.12 4차 집회
수업방해 대응체계 마련하라
8.19 5차 집회
실효적인 민원대응시스템 마련하라.
8.26 6차 집회
교사가 전문가다 현장요구 반영하라
9.2 7차 집회
우리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들은 끝까지 한다.
9.4
교권보호합의안을 지금 당장 의결하라.
5천 명이 30만 명으로 모인 지금까지의 구호가 실현될 때까지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