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다니면서 박사에 지원했습니다.
지난 2020년 5월 달에 쓴 일기중 일부.
워커홀릭+변덕쟁이+열정맨+ 마이크로매니징 직장 상사 백업하려니 정말 죽을맛. 어제는 감정적으로 치이고 (열받아서 불닭볶음면 2개 먹고 잠), 오늘은 체력적으로 치이고. 오늘 회사에서 눈물날 것 같았는데 “여보세요?”하면서 발바닥으로 전화받는 상상하면서 참음. 지속가능성을 생각해본다. 고작 이직 3개월차잖아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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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처음에는 이열치열에서 영감을 받아 박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금 직장이 매운 맛이라면, 엄청 매운맛의 박사과정을 시작하면(박사를 파트박사와 풀박사라고 나누어 부른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내가 찾아본 과정은 직장생활과 병행할수 있는 파트타임 과정. 하지만 반면에 직장없으면 지원못하는 얄짤없는 과정) 직장이 힘들지 않지 않을까, 라는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요즘 코로나때문에 온라인 박사과정이 많이 생기지 않았을까 찾아보다가 원래 듀얼 커리어 과정이 있는 대학이 생각났고.. PhD in Governance and Policy Analysis 인데, 분야중에 어쨌든 Innovation and Entrepreneurship for Sustainability Transitions나 Economics of Innovation and New Technologies는 지금 내가 쓰고 있는 페이퍼의 한 섹션이기도 하고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들면서.
어째저째 과정에 대해서 리서칭을 하자가 등록금 계산과 함께 지원 일정을 짜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주섬 주섬 플래너를 꺼내서 다음달까지 motivation letter, 그 다음달까지 proposal.. (끄적끄적).
여기있는 시간 2년동안 하고 있는 일들 중에 잘만 찾아내면 연구분야가 없겠냐, 논문주제가 없겠냐. 오호라, 내가 그렇게나 하고 싶어했던 기부변화와 농업, 재난관리까지 어찌저찌 엮어보면 좋은 연구주제가 될 것 같은데? 어짜피 올해 지원하면 내년부터 시작이잖아? 그리고 원래 1년차에는 코스웤을 3번 직접 학교에 가서 들었어야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니깐 온라인 대체가 되는 것 같던데?
요즘 인생이 회사회사회사회사회사회사회사회사회사회사회사회사회사회사회사회사라서 내 인생이 없는데 회사대학원회사대학원회사대학원회사대학원회사대학원은 조금 낫지 않을까....(미친걸까) 근데 일단 설레발치지말고 지원이나 해봐야지.
근데 그 사이를 못 참고, 또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니고. 결국은 지원서 작성할 때 고용주의 레터와 추천서가 필요해서 회사에도 '내년부터 박사학위 시작 하고 싶습니다' 말해놓고
지원서를 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