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월이 Dec 18. 2023

말빨 vs 글빨


말이 편한 사람. 글이 편한 사람.

설득력 있게, 재밌게, 논리적으로 말을 잘하는 사람.

문장을 아름답게, 감정을 풍부하게, 실용적 글을 잘 쓰는 사람.

나는 둘 다 못한다고 생각하거나, 둘 다 잘 안 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어도

49 vs 51이라도 조금 더 편한 표현 방식이 있기 마련.



표면적으로, 단순하게 생각하면

말빨은 E(외향), 글빨은 I(내향) 꺼같고,

글보단 말이 편한 비율이 높을 거 같고, (솔직히 말보다 글은 과정이 길고 귀찮거든)

말은 빠르고, 글은 느릴 거 같고,

말빨은 사교적, 글빨은 사색적.. 일거 같지 않나? 그냥 떠오르는 데로 생각나는 선입견.



나는 확실한 글빨스타일. 남편은 (내 글빨을 좋아하는) 말빨.

취향은 비슷하지만 서로 표현 출구가 달라서 더 소통이 잘된다고 느끼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이런 성향에서도 서로 다른 타입이 잘 맞을까, 같은 타입이 잘 맞을까?

같은 타입끼리는 좋아하는 게 같아서 더 재밌나? 상대 재능과 비교하며 할 말이 더 많을까?

같은 말빨끼리 서로 상대방 말은 듣지 않고 자기 얘기만 하는 건 아니겠지.

오히려 쿵작이 맞아 끊임없이 얘기하는 게 재밌으려나? 근데 주변사람은 귀가 따가울 것도 같다..ㅎㅎ



글 잘 쓰는 사람이 가끔 부럽긴 해도, 말 잘하는(잘하는 것과 많이 하는 건 다름) 사람은 멋있던데.

남편을 알아온 지 20년이 넘은 지금도 순간순간 재치 있는 입담과 순발력에 감탄하고 빵 터지기 일쑤라,,

말표현이 좋은 사람을 보면 두뇌회전이 빠르단 느낌을 자주 받음.

글빨 좋은 사람은 생각이나 사려가 깊은 사람들이 많고. 순발력은 느린 경우도ㅎ

(이것 역시 국소적 경험에 의한 선입견)




글빨이 편한 내 특성을 꼽아보면,


-순발력 젬병. 단번에 지체 없이 속도를 요하는 행동, 생각 못함. 기본적으로 좀 느긋, 느린 편.

-예전엔 말하면서 정리가 안 되고 두서없이 말하다 무슨 말하려 했는지 까먹는 경우도 많았음.

계속 책 읽게 되면서 바뀌었지만.

-말하기보다 듣는 타입. 화자보다 상담가 많음.(이었는데 아줌마되니 말이 많아짐 ㅡ ㅡ)

-카톡방에서 상대의 짧은 고민, 오늘 기분 안 좋았던 일등에 진지하게 생각하고 답 쓰는데 시간이 걸림.

-가끔 글 쓰는 것처럼 문장으로 생각이 쏟아짐. 자려다가 저 상태 되면 폭포수처럼 생각이 쏟아져서 잠 설침.

-말보다 글로 쓸 때 내 감정표현이 훨씬 편하고 잘됨. 상대에게 쓰는 글도 말보다 더 배려있게 표현됨.




말빨이 좋은 사람 특징은 어떤 게 있나?(주변사람을 모델 삼아)


-머리회전, 순발력이 빠름. 재치나 센스 있는 타입 많음.

-논리, 설득력이 좋아서 행동은 안 하고 말로만 때우기도. 본인이 하기보다 시키는 타입.

-상대말도 잘 듣고, 본인 말할 타이밍도 잘 맞춤. 기본적으로 소통능력이 좋은 것.

-독서습관이나 경제상식 없이 말빨만 좋은 경우엔 말이 가볍고 신뢰 없기도. 이런 사람은 겪어봐야 알게 됨

-말빨에도 논리탑재형, 감정전달형으로 부류 나뉨. 평소 독서량, 성향, 상식차이 있는 듯.

-글빨보다 좀 더 다양한 유형으로 나뉘는 듯 -카리스마형, 설득고수형, 부드럽고 예쁘게 말하는 형, 회오리형, 논리정연형, 핵심심플형..



그러고 보니 말빨, 글빨 좋은(잘하는) 형 공통점이 있네.

-책 많이 읽거나 끊임없이 자기계발하는 사람

-본인 강점을 잘 알고, 메타인지가 좋은 사람


근데 부럽게도 크게 성공하거나 유명한 사람 중엔 둘 다 좋은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는 거...



으.. 갑자기 어느 성향이 뭐 그리 중요할까 싶어 진다..

어떤 표현이든 본인 편한 데로 하고 살면서 만족하고 행복하면 그만이지.머..(급졸립. 급마무리..@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