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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reach Jeju Dec 28. 2020

최전선의 모색과 상상력

과학기술랩의 2020년 연수 과정

제주창의예술교육발전소에 속한 생태랩, 인문랩, 과학기술랩은 지난해 연구·개발한 창의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실제 교육 현장에 소개하고 확장 가능성을 타진하는 과정을 올해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발견한 새로운 사실과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생태랩, 인문랩, 과학기술랩 순으로 소개한다.




과학기술랩은 <바람, 감각, 그리고 데이터> 연수 과정을 한 차례 진행했으며, 다른 두 랩과 달리 직접 보급 과정은 올해 실시하지 않았다. 이처럼 과학기술랩은 다른 두 랩과는 상이하게 2020년도 사업 방향을 설정했다. 2019년에 자체 개발한 키트는 프로토타입이어서 2020년도 직접 보급 사업을 위해서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보급판 키트 개발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는 예산 제약으로 보류가 불가피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교육과정을 시급히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과학기술랩은 직접 보급 과정 대신에 웹플랫폼 구축이라는 과제를 진행하고, 연수 과정에 집중하기로 했다.


프로토타입 키트의 활용이 어려워진 상황이라서 2020년 연수 과정에서는 지난해 시범 운영 때 사용했던 마이크로비트 기반의 키트를 들여와 연수 프로그램 특성에 맞춰 보강하고 강화했다. 그에 맞춰 2020년 표준교안도 마이크로비트 개량 키트에 근거해 수정·보완되었다. 또한 팬데믹 상황에서 비대면 보급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연수 과정을 온·오프라인 블렌디드 과정으로 개편했으며, 그에 따라 2020년 연수 과정은 온라인 1회와 오프라인 1회를 결합한 형태로 진행했다.


연수

■ 일시: 2020년 10월 17일(토) 10:00~14:00, 10월 24일(토) 10:00~16:00

■ 장소: [1회차-온라인] 화상회의(ZOOM)

            [2회차-오프라인] 예술공간이아 3층 창의교육실(제주시 삼도2동)

■ 대상: 문화예술교육활동가 10명        

  


2019년에는 교육프로그램의 모든 회차를 대면 수업으로 시범 운영했으나, 올해는 이를 반으로 나누어 전반부는 비대면 화상회의로, 후반부는 대면 수업으로 진행했다. 전반부는 참여자가 개별로 할 수 있는 활동과 강의 중심 콘텐츠로 구성하고, 후반부는 질의응답과 의견 교환을 통해 새로운 발상이 일어나는 자리로 마련해 대면 상황에서의 상호작용을 최대한 활용했다.


전반부 비대면 과정은 최초 적용이라는 면에서 다소 실험적인 시도였다. 현장에서 함께하는 활동과 달리 비대면 개인 활동이라서 활동 수행에 대한 압력과 유인 요소가 다소 떨어지는 약점은 노출되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오롯이 자신만의 감각과 경험이 표출되는 장점도 있었다. 비대면 전환 시 보완해야 할 숙제와 가능성을 동시에 확인하는 좋은 기회였다.


후반부 대면 수업은 참여자의 적극적 참여가 돋보였다. 한 주 간 무르익은 질문과 상상력이 대면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서로의 아이디어에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발상이 상승작용을 일으켰다. 비대면에서 비대면으로 계속 이어지는 과정보다 비대면과 대면을 섞어서 전환할 때 더욱 활발한 교류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여기서 고려할 점은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전환하는 것이 효과적일지, 아니면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것이 효과적일지다. 참여자 간 관계 형성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대면 수업으로 시작하면 적극적 활동 전개가 다소 지연되고 수업이 본격적 궤도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이어지는 활동 구성도 고려해볼 만하다.


과학기술랩 연수 과정 참여자들은 교육과정 이후에 이어질 교류와 소통에 관심이 높았다. 무언가를 새로 구상하거나 시도할 때 조언을 얻고 협업할 수 있을지가 주된 관심사였다. 데이터를 응용한 예술 분야가 아직은 새롭고 낯설어서 관련 정보나 해결책 찾기가 만만치 않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과학기술랩 교육프로그램이 다른 두 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문적이고 성인 대상 교육과정이라서 확장 가능성이 다소 협소하지 않을까 우려했으나, 참여자들은 이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기대감과 향후 발전 가능성을 표출해 주었다.



참여자 인터뷰

“저는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의 폭을 넓혀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면서 가르치고 있는데, 최근에 아이들이 색을 쓰는 걸 어려워한다는 걸 느끼게 됐어요. 그래서 물감으로 색을 섞는 것부터 알려줬는데, 사실 물감보다 빛을 섞는 걸 먼저 알려 줘야 해요. 우리가 보고 있는 게 다 빛이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움직이면서 빛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제가 생각한 건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빛을 전구처럼 만들어 움직이면서 세 가지를 섞으면 하얀색이 된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는데, 움직임과 빛을 어떻게 섞어서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여기에서 소리와 움직임을 합쳐서 키트로 만드는 걸 할 수 있잖아요. 그런 걸 접목해서 수업을 만들어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키트를 보기만 해도, ‘내가 숫자를 집어넣으면 이런 색깔 값을 갖는구나. 나의 움직임에 따라 이렇게 변하는구나. 주어진 것에 반응하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어떤 반응을 만들어낼 수도 있구나.’ 이런 것을 경험하게 해주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 각 랩의 연수·직접 보급 과정과 2020년도 사업 결과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곧 발간될 <2020년 제주창의예술교육랩 결과보고서: 변화, 실행, 확산, 공유>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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