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지만 많이 고민하게 만들었던 계획들
여러 국가를 이동하는 장거리 여행을 계획할 경우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지도를 펼쳐 들고 in, out 도시를 정하고 어떤 경로를 통해 여행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처음 남미 in, out 도시를 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여기에 추가적으로 브라질을 본다면 웬만큼 남미를 모두 보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남미는 시계 방향과 반시계 방향 중 어떤 방향으로 돌 지를 결정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정리해본 각 방향의 장, 단점은 다음과 같다.
1) 반시계 방향
장점: 가장 일반적인 루트, 동행 구하기 쉬움, 브라질을 여행 후반에 갈 수 있음.
단점: 고산에 대한 짧은 적응 시간
2) 시계 방향
장점: 고산에 서서히 적응할 수 있음, 반시계 여행자들로부터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음.
단점: 브라질을 여행 첫 국가로 가야 함, 한 번 만난 동행을 다시 만나기가 쉽지 않음.
몇 번 고민해 본 결과, 아무래도 브라질의 치안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행 초반부터 혹시나 불상사가 생길 경우 여행 전체에 지장을 줄 수 있고, 포르투갈어라는 언어의 장벽을 나중에 느낄 수 있도록 브라질을 마지막에 여행하는 반시계 방향으로 결정했다.
다음은 도시 간 상세 이동 계획을 짜서 여행의 큰 뼈대를 만들었다.
이동 계획을 날짜 / 출발지 - 도착지 / 이동수단 / 이동시간 순으로 정리해보았다.
1-1. 12월 30일 / 인천 - 달라스 / 비행기(American Airline) / 12.5h
1-2. 12월 30일 / 달라스 - 마이애미 / 비행기(American Airline) / 3h
1-3. 12월 31일 / 마이애미 - 리마 / 비행기(LATAM) / 5.5h
2, 3. 1월 1일 / 리마 - 이카, 나스카 (왕복) / 버스 / 4h, 7h
4. 1월 일 / 리마 - 쿠스코 / 비행기(Peruvian Airline) / 2h / 1.5h
5. 1월 일 / 쿠스코 - 아레키파 / 비행기 / 1h
6. 1월 일 / 아레키파 - 코파카바나 - 라파스 / 버스 / 14h
7. 1월 일 / 라파스 - 우유니 / 버스 / 9.5h
8. 1월 일 / 우유니 - 산페드로 데 아타카마 / 버스 / 12h
9. 1월 일 / 산페드로 데 아타카마 - 산티아고 / 비행기(JetSmart) / 2h
10, 11. 1월 일 / 산티아고 - 이스터섬 (왕복) / 비행기(LATAM) / 5h
12. 1월 일 / 산티아고 - 푸에르토 나탈레스 / 3h
13. 1월 일 / 푸에르토 나탈레스 - 엘 칼라파테 / 버스(Bus Sur) / 6h
14. 1월 27일 / 엘 칼라파테 - 우수아이아 / 1.5h
15. 1월 29일 / 우수아이아 - 부에노스 아이레스(AEP) / 비행기(LATAM) / 2.5h
16. 2월 1일 / 부에노스 아이레스(EPA) - 푸에르토 이과수 / 비행기(Flybondi) / 2h
17. 2월 2일 / 포즈 두 이과수 - 리우 데 자네이루(GIG) / 비행기(LATAM) / 2
18. 2월 5일 / 리우 데 자네이루(GIG) - 뉴욕(JFK) / 비행기(LATAM) / 10h
19-1. 2월 10일 / 뉴욕(LGA) - 달라스 / 비행기(American Airline) / 4h
19-2. 2월 10일 / 달라스 - 인천 / 비행기(American Airline) / 14.5h
비용을 생각한다면 모든 도시 간 이동을 버스로 하면 좋겠지만, 버스는 버스 회사에 따라 상태가 천차만별일뿐더러 가는 길이 험하고 시간도 많이 걸려서 여행이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비행기와 비용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면 나는 웬만하면 비행기를 타려고 했다. 결론적으로, 비행기를 많이 타는 일정이 그나마 나았다고 생각한다. 보통 나라 간 이동을 할 때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타야 하는 구간들이 있기 때문에 비행기를 탈 수 있을 때 많이 타는 게 좋았던 것 같다.
여행의 큰 틀인 이동을 짰으니, 숙소와 투어를 예약할 차례였다. 숙소와 투어를 예약할 때의 고려했던 점은 다음과 같았다.
숙소(여행 시작 전 모든 숙소 예약 완료)
1. 최대한 한인 숙소를 이용할 것
: 남미는 혼자 다니기에 위험한 곳도 많고, 비용과 효율 측면에서 혼자 다니는 것보단 동행을 구하는 것이 좋으므로 최대한 한인 숙소를 이용하려고 했다. 또, 여행 즐거움의 반은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이라 생각했기에 최대한 한인 숙소를 이용하려고 했다.
2. 한인 숙소를 이용하지 못할 때에는 최대한 평점이 높으면서 가격이 낮거나, 유명한 곳을 이용할 것
: 부킹 닷컴에서 평점과 가격을 고려하여 최대한 한국인들의 평이 괜찮은 곳을 골랐다.
3. 터미널이나 공항에서 너무 멀지 않은 곳 & 안전한 곳
: 남미 사랑 카페를 통해서 숙소 위치의 안전성과 접근성을 참고했다. 모든 짐을 갖고 움직일 때 움직임이 둔해지고 도난에 무방비가 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공항 or 터미널에서 숙소까지 가는 법을 정확히 알아놓는 것이 중요하다.
(남미 사랑 카페: https://cafe.naver.com/nammisarang)
투어 및 교통(여행 시작 전 마추픽추 기차(잉카 레일), 모레노 빙하(미니 트레킹) 예약)
1. 미리 예약할 필요가 없다면 굳이 먼저 예약하지 않기
: 남미에서는 교통편의 시간 변경이 잦은 편이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정이 바뀔 수도 있고, 여행 중에 바뀔 수 있으므로 꼭 미리 예약이 필요하지 않다면 최대한 예약을 보류했다. 또한, 시간이 임박해도 매진되지 않는 투어라면 굳이 미리 예매하지 않았다.
2. 가격이 저렴한 때를 기다려서 예약하기
: 남미는 투어 비용이 비싼 투어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투어가 마추픽추 기차 예약이다. 평소 가격이라면 150 USD 정도에 투어사를 통하면 가격이 더 비싸지지만, 나는 여행 가기 전에 싸이버 먼데이 할인 행사를 노려 100 USD 정도에 예매할 수 있었다(잉카 레일). 또, 모레노 빙하 투어의 경우 예약 후 아르헨티나 페소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무료 취소 후 다시 예매하여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3. 무료 취소와 환불 가능액을 따진 후 예약하기
: 항상 예약할 때에는 취소 가능성을 따진 후 신중하게 예약해야 한다.
이 점들을 참고해서 최종적으로 작성한 여행 일정은 다음과 같다.
여행을 다 다녀온 후 이 계획을 보니 거의 계획했던 대로 여행을 했던 것 같다. 타이트한 일정이었지만, 그래도 일정을 짠 덕분에 더 알차고 계획성 있게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