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업 축소에 따른 가방의 변화
위드 코로나 시대 1년간 산업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희미하고 추상적이었던 뜨는 산업과 지는 산업의 경계는 1년이 지난 이 시점 기업 존폐, 시가총액 등의 지표들로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비 부진, 외부 활동 자제, 비대면 시대에서 패션 산업은 작년 초 큰 피해가 예상되며 각종 우려가 쏟아졌지만 패션 산업 내에서 오히려 대비가 명확해 지면서 산업 내 양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기사 - 루이비통, 3분기 깜짝 실적 발표…"코로나에도 죽지 않은 명품업계"/ 재택근무에 누가 정장 입어요? '신사복의 몰락')
이번 글에서는 코로나 시대 변화하고 있는 가방의 트랜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코로나로 국내/외 여행이 어려워 지면서 패션 산업 중 '여행 가방'이 큰 타격을 입었다.
신세계백화점이 2020년 4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이어지는 황금 연휴기간 전 열흘간소비 품목별 매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은 해외여행 관련 상품 대신에 명품 가방 등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휴를 위해 준비해둔 여윳돈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나며 관련 품목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27.1% 증가했다. 반면 올해처럼 긴 황금연휴가 있었던 2017년에는 여행용 가방이나 수영복 등이 인기가 많았다. 이 외에도 올해 같은 기간 아웃도어룩은 전년 대비 14.6%나 늘었다.
같은 패션업계 내에서도 카테고리별로 희비 교차가 발생한다.
코로나 19 이후 쌤쏘나이트는 주력상품인 여행용 캐리어 판매가 부진하면서, 신입사원 채용을 미루고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여행용 캐리어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RIMOWA' 역시 단일 제품 라인을 고수했다는 점에서 매출 타격이 더 컸다.
반면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여행에 적합한 백팩과 소형 캐리어의 수요가 늘고 있다. SSG닷컴 데이터에 따르면 여행용 가방과 캠핑용품 등 휴가철 상품 매출이 4~5월 대비 약 50% 증가했다고 한다. '해외여행 대신 캠핑…'이라는 기사를 보면 캠핑 용품 매출이 지난 해 대비 46~169% 증가했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변화의 속도인 듯 하다.
1) 살균가방 : 영유아용품 가방의 탈바꿈
중국에서는 살균 가방이 인기라고 한다.(아래 사진)
위치 한 번만 누르면 가방 안에 있는 모든 물건이 단숨에 살균 소독되는 ‘소독 가방(消毒包)’이다.
중국 선전(深圳)의 59먀오(59秒: 59초라는 뜻)라는 회사에서 만들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살균소독 가방이 원래는 영유아용품이었다는 사실이다. 애초부터 각종 물품을 살균 소독해서 사용해야 하는 신생아 부모와 의료진 등 소수의 고객을 타깃팅해서 만든 제품이었다. 올 초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가 중국 전역을 휩쓸자, 위생 관념이 상향 평준화 됐고 자연스럽게 이 소독 가방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다. 국내에서도 약 7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이 상품을 보고나니 코로나로 마스크 장기 착용 시 끈으로 귀 뒤가 아프다는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이를 타겟층으로 한 '귀편한세상'이라는 (실리콘 재질) 귀 보호대(?)가 있었다(양 쪽 귀 보호에 약 2500원). 간단한 아이디어 상품으로 사람들의 불편함도 해소해 주고 상품화되어 이익도 얻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게 참 영리한 것 같다.
2) 스마트 백팩 : 가방의 IT화
Google과 Samsonite는 2020년 Konnect-i라는 새로운 스마트 백팩을 출시했다.
리모콘 역할을 하는 자카드 택이 탑재된 가방과 사용자 스마트폰이 연동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자카드 택으로 구글은 YSL과 스마트 백팩을 출시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모션인식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이동 중 숄더 스트랩을 터치해 음악 재생과 일시정지, 다음 곡 재생, 셀카 촬영, 구글 어시스턴트 질문, 하루 일정 요약 브리핑, 전화 수신 및 메시지 알림, 스마트폰 및 백팩 분실방지 알림 등의 기능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각 기능은 간단한 동작으로 실행하거나 정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전용 앱을 설치한 후 ‘쓸어올리기’나 ‘쓸어내리기’, ‘두 번 두드리기(더블탭)’ 등 동작으로 카메라를 실행하거나 음악 기능 제어 등 원하는 기능을 맞춤 설정할 수 있다. 전화나 메시지 알림은 자카드 택의 LED 불빛과 진동으로 확인할 수 있다.
3) 친환경 가방
전세계 적으로 그린뉴딜, 친환경, ESG 가 대두되면서 패션업계에도 이 흐름에 맞춰 발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느끼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각종 산업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고, 그 변화의 속도에 올라타지 못하면 급속도로 도태되는 산업이 많아지는 것 같다. 변화와 트랜드에 가장 민감한 패션 업계도 이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면 몇 년 후 어려워지는 기업이 생기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다.
기존에 대표적으로 프라이탁, 누깍, 파타고니아 등 업사이클링, 친환경에 선두적인 브랜드들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패션에서 친환경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자리 잡게 될 것 같다.
플리츠 마마는 이산화탄소 배출과 쓰레기 매립량을 줄이는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다. 500ml 페트병 16개로 만든 리사이클 폴리에스테르 원사 ‘리젠’으로 만든 플리츠 가방이 대표 제품.
패션 산업은 환경오염 주범이다. 매년 의류와 신발이 6000만t 넘게 만들어지지만 이 중 70%는 제 주인을 만나지도 못한 채 쓰레기 매립장으로 간다. 생산 과정에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10% 가까이를 배출한다. 항공과 해운 산업 배출량을 합한 것보다도 높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무브 투 제로(MOVE TO ZERO)'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나이키의 ‘스페이스 히피’ 컬렉션은 공장 폐기물과 소비재 폐기물,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등으로 패션 아이템을 만들었다.
H&M은 '중고 의류 재판매 서비스'에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의류 임대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패션 기업 '랠프 로런'은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로 제작한 '지구 폴로' 셔츠를 출시했다. 2025년까지 페트병 1억7000만개를 거둬가 셔츠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한국 현대자동차는 폐기 자동차의 가죽 시트를 재활용해 의상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트랜드들에서 보여지는 점은 가방이 일반적으로 패션용, 수납용 등으로 사용되었다면 위드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가방은 명확한 기능을 갖게된 가방인 듯 하다. 캠핑용 가방은 보온, 보냉 효과가 필수적으로 탑재되어야 하고, 살균 가방, 스마트 가방의 등장으로 수납기능에 기능이 더해져 새로운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이슈로 가방의 사용 원자재나 제작 과정의 전환이 이뤄질 것 같다. 항상 좀 더 앞선 기업들이 이 시기에 대두되는데 파타고니아 처럼 제 2, 제 3의 기업들이 하나씩 등장할 듯 하다. 어디가 뜨게 되려나..유심히 봐야겠다.
[참고 사이트]
http://www.outdoor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095
https://www.asiae.co.kr/article/2020101311254361768
https://www.yna.co.kr/view/AKR20200727151300030
https://news.joins.com/article/23729296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503/100895806/1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01007/1032948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