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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퇴근 오 분전 Nov 01. 2020

손자병법(孫子兵法)과 검찰 항명

道天地將法. 민심도 명분도  승산도 없다.

손자병법(孫子兵法)
손자(孫子)는 중국 춘추시대의 병법가다. 기원전 6세기경 吳나라의 합려를 도와 楚, 齊, 晉 등의 주변국들을 굴복시키고 오나라를 중원의 패권국으로 만들었다. 손자병법은 단순한 병서가 아니라 국가경영의 지침을  종합적으로 압축한 책으로서 철저하게  실리적인 입장에  국가의 통치와 전쟁을 이야기한다.  손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병법의 으뜸이지만 “일단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한다. 그가 전하는 필승의 비법은  “승산 없는 싸움은 하지 말라. 확실히 이길 수 있을 때만 전투에 임하라"이다.

道天地將法
손자는 승부를 가늠하는 5가지 기준을 말하는데  그것이 도, 천, 지, 장, 법(道天地將法)이다. 여기서 도(道)는 군주와 백성이 한마음이 되는 것으로서 전투에 임하는 명분과 사기. 천(天)은 낮과 밤, 더위와 추위, 계절 등 전투의 타이밍. 지(地)는 거리와 지세, 넓음과 좁음 등 지형적 유불리. 장(將)은 장수의 능력이나 용기, 위엄 등의 리더십. 법(法)은  군기와 명령 계통, 보급 체계 등 군대 체계이다. 손자는  이 다섯 가지를 살펴보며 물러날 때와 공격할 때를 안다면 승리할 것이나 모르게 되면 승리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검찰 항명 싸움 붙이기
언론들이 검찰 게시판의 ‘댓글’과 ‘좋아요’ 개수를  카운팅 하며 ‘평검사’들을 자극해서 ‘집단 항명’을 부추기려 안달이다.  하지만 이것은 추미애 법무부와 검찰 조직원 간의  치고받고 하는 집안 문제가 아니라 검찰 권력의 통제에 관한 국민적 동의의 문제다. 게다가 검찰은 엄연히 정부조직이다. 법으로 명시된 명령체계를  단체로 거부하고 집단행동으로 저항한다면 그것은 징계와 처벌을 각오해야 하는 것이다. 언론이 이들에게 직접 나서서 행동하라고 부추기는 것은 무책임한 선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사들이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탄압’이라며 맞서려면 법과 위계를  밟고 넘어서 개인과 조직의 운명을 걸고  승부를 해야 하는데, 명분과 승산이 있어야 하고 필승을 위해서는  도, 천, 지, 장, 법(道天地將法) 이 맞아야 한다.  

지피지기 ( 知彼知己)
검찰은 집권 권력 후반기마다 ‘권력형 비리 수사’를 빌미로 야당과 언론과 연합하여 정권을 무릎 꿇리고 그 심장에 마지막 칼을 꽂으면서 자신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진정한 절대 권력자임을 과시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검찰의 ‘백전불패 필승’ 시나리오가 먹혀들지 않을 듯하다.  도, 천, 지, 장, 법(道天地將法) 이 맞지를 않는다.  도(道)는 민심을 얻고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권에 대한 지지가 높고 검찰 독주를 견제하자는 '검찰개혁'의 민심이 '검찰 독립'보다 더 강하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천(天)은 외부 환경이다. 코로나 위기상황에서 국민들은 국론 분열 없이 국가위기 극복에 매진하고 싶어 한다. 지(地)는 외부 조건이다. 강력한 동맹을 형성하던 수구언론과 보수야당이 쇠락하여 전투력을  잃고 지리멸렬하다.  장(將)은 오야지 윤석열이 스스로 양아치 조폭 두목임을 온 국민 앞에 커밍아웃해버렸다. 법(法)은 조직력인데 검찰 조직은 이미 오랫동안 누적된 내부 모순으로 인한  자중지란으로 콩가루가 되어버렸다.

2천6백 년 전 손자(孫子)가 이르기를 승산이 없으면 절대로 싸우지 말라고 했다.  과거의 절대권력에 취해서 현재의 민심을 잘못 읽고  합법적인 지휘를 거부하고 항명에  나서는 것은 명분도 없고 승산도 없다.  진퇴양난(進退兩難), 사면초가(四面楚歌)다. 안타깝다.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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