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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명순 Mar 28. 2024

추악한 노인

층간소음 일으키는 노인, 국가세금 갉아먹는 노인

    베이비붐 세대에 속한 나도 어느덧 초로에 접어든 나이가 되었다.   난 아직 고전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 무조건 어른을 모셔야하며, 요양원에 부모님을 보내는 것에는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편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요양원에 모실 수 밖에 없는 가정의 사정도 있을 터이다.   사람들은 암에 걸려 죽는 것보다 치매로 자신의 인생을 마감할까봐 걱정한다.   요즘은 70대라 하더라도 외관상으로는 50대로 밖에 보이지않는다.  그러니까 자신의 나이에서 30%를 감한 나이가 활동성 나이가 되는 셈이다.  젊어보이는 만큼 정신력도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외관은 젊어보이나 이미 치매 행동을 보여 자식으로부터 방치상태에 있는 노인이 우리사회에는 아주 많다.  기력이 쇠하여 밥을 해먹을 수 없게된다면, 자식이 마땅히 직접 부양해야하나 부양을 받으려면 젊었을때부터 자식과의 관계가 돈독하지않으면 안된다.  아무리 자식에게 올인했다 하더라도 자식의 인성이 나빠서 부모로부터 돈만 뜯어내고 방치하여 파고다 공원을 배회하거나 길거리 박스를 줍도록 만들기도 한다.  굳이 폐지는 줍지않지만 쪽방 같은 곳에 방치하여 겨우 월세나 대신 지불해준다.  


      노인을 보면 젊었을때부터 어떤 방식으로 살아왔는지 그 사람의 인생의 역사가 보인다.  요즘 나는 윗층 82세 독거 할머니로부터 소음 테러를 당하고 있다.  작년 4월에 이사온 이래 조용히 살았으나 추석때부터 82세가 이상한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하루종일 방안 뛰어다니기, 물건 덜커덕 거리기, 안방과 주방 사이의 오래된 나무 중문 밤새 여닫기, 텔레비전 볼륨 높이기, 안마기 돌리기 등.  34년된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라 층간소음에 취약하기 그지없으니 서로가 조심하지않으면 안된다.  관리사무소에서 지속적으로 얘기하니 나쁜 행동은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밤새 텔레비전 볼륨 높이기와 안마기 돌리는 것은 절대 사수하겠다는 것이다.   가끔 딸이 가끔 엄마를 들여다보지만, 딸은 자신의 엄마가 불면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에 아무 생각이 없으니, 엄마의 이상 행동을 방치하고 있다.  단지 자신과 같이 살지않는 것만으로 다행으로 여기는 것 같다.  특히 안마기 소음이 아래층으로 전달되는 정도라면, 곁에서 듣는 자신도 그 안마기 소음에 괴롭지않을까?   아마도 82세는 뇌가 좀먹어서 그런 소음을 못느끼는 모양이다.   새벽에 경찰을 불렀으나 82세의 집을 찾아가니 불을 깜깜하게 꺼놓고 현관문 바깥으로는 소리가 새어나오지않는다면서 그냥 돌아간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렇지만 불을 꺼놓은 채 밤새 안마기와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있으니 이 소음을 밤새 듣고 있는 나는 수면제를 먹고 작은 방에서 사방을 꽉꽉 틀어막고 간신히 잠을 청하고 있는 정도이다.       


    82세는 34년전에 이 아파트를 분양받아서 거주한 이래 아파트 거주 노인들의 텃세대장이 된 존재이다.  82세는 비록 뇌는 좀먹어 들어가지만 힘은 넘쳐나서 동네 초등학교 급식 도우미로 한달에 30만원 정도를 벌어들이고 있다.  사실 요즘은 나이가 들었어도 힘이 넘쳐나는 노인네들은 많다.  특히 82세는 아파트 텃세 대장을 하기 때문에 검은 것을 희다고 주장하면, 동네 노인들도 따라서 검은 것을 희다며 복종한다.   내가 사는 3층 옆집으로 두세대에는 각각 78세의 독거 할머니와 영감과 같이 거주하고 있는 할머니가 있고, 바로 옆집에는 나와 동갑인 여자가 살고 있다.  바로 이 3명의 여자가 82세의 부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또한 3명의 여자의 시기심과 질투심은 대단하다.  특히 동갑내기는 모든 것을 나와 비교하면서 얼굴, 외모, 재산 등, 모든 면에서 비교해가며 시기하고 질투한다.   동갑내기와 속깊은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한번은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었다.  동갑내기는 34년전 이 집을 분양받아 살면서 한번도 도배를 하거나 고치지않아서 마치 방치된 헛간 같다.  남편과 30살이 넘은 아들이 있건만 이들은 헛간에 사는게 좋아서인지 34년전 모습 그대는 사는 모양인데 내가 개조공사에 몇백만원만 들이면 새집이 된다고 했더니, 자신의 자존심을 손상시켰다고 온동네방네 뒷담화를 하고 다녔다.  이 뒷담화에 바로 3층 옆집 78세 2명이 합세했다.  평소 나는 78세의 두 노인을 배려했다.  부족한 솜씨지만 김치라도 담그면 나누어드렸고, 손이 갈라졌다고 하면 약을 사다드렸다.  병원에 같이 가자고 하면 같이 동행해주었다.  그런데도 하루아침에 82세의 대변인이 되어 하루아침에 등을 돌렸다.  영감이 있는 78세는 요즘 허리 디스크가 재발되어 몹시 고생하고 있다.  내가 아쉬웠는지 현관문을 가끔씩 열고 우리집 문을 바라보는 것을 몇 번 목격했다.  그렇지만 두 번 다시 78세를 받아들이고 싶지않다.       


    그렇다면 층간소음이 왜 해결되지않는가?  종종 층간소음 살인사건이 뉴스에 등장한다. 근본적인 원인은 2000년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에 층간소음 방지재를 충분히 넣지않은 탓이지만, 그것으로 충분한 소명은 되지않는다.  첫 번째 원인은 관리사무소의 책임 회피이다.  관리사무소는 아파트는 사유재산이니 그안에서 무슨 짓을 하든 우리가 간섭할 수 없다면서 굳이 개입하려고 하지않고 방치해둔다.  특히 82세는 관리소장과 같은 고향사투리를 쓰는데, 관리소장은 82세의 나쁜 행동을 방치하고 오히려 내가 환청을 듣는다고 82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을 위의 3명의 여자로부터 듣고있지만, 힘이 없는 나는 고소할 능력이 안된다.  두 번째 원인은 법적인 회피이다.  경찰은 데모 같은 현장에서의 질서 유지가 목적이지, 사전에 범죄 예방 같은 것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 경찰에 신고하면 이웃사이 중재센터에 연락해보라고 한다.  시청과 환경부 산하 기관으로 중재센터를 두고 있지만, 자신들은 정상적인 사람들을 중재하지, 뇌가 좀먹은 노인은 중재못한다고 말했다.  간밤에도 82세의 소음 테러로 잠을 못잤다.   현재 이사갈 집의 계약만료가 되려면 앞으로 5개월이 남았다.   이사갈 집은 현재 다른 세입자가 살고 있으니, 아끼고 저축하여 내어줄 보증금을 마련하려고 분투하고 있다.         

 

    추악한 노인의 유형중에 또 다른 하나는 전재산을 자식에게 빼돌리고 수급자가 되어  국민이 낸 혈세를 갈취하는 국가의 세금을 빼먹는 노인들이다.  이들은 직접 개인에게서 갈취하는 것이 아니니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못한다.  우리 단지 15평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의 3분의 1은 독거노인이며, 독거노인의 90%는 수급자이다.  실제로 국가로부터 수급을 받아야할 노인은 10%도 안된다.  국가로부터 수급을 받는 노인은 자신의 빼돌리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자부할지도 모르지만, 자칫 재수가 없으면, 재산만 자식에게 물려주고 자식으로부터 버림받은 경우도 많다.  아무튼 추악한 노인들은 국가에 기생충처럼 달라붙어서 국민의 혈세를 빨아먹겠다는 심산이다.   국가는 복지를 강화하겠다면서 좌충우돌 하지만, 어느것 하나 분명하게 해결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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