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의 모순
대학교 시절 이야기다. 우연히 친해지게 된 학교 선배가 있었다. 고작 1살 차이였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신적으로는 훨씬 성숙했던 사람이었다. 그 당시에 선배가 나에게 건넨 말이 아직까지도 머릿속에 맴돈다.
"제호야, 우리나라에서는 평범함의 기준이 많이 높은 것 같아."
이 말을 듣기 전까지 나는 평범함이란 중간 정도라고 생각했었다. 1등부터 100등까지 있다면, 50등 정도. 나는 50등 정도의 삶이 평범이라고 생각했지만, 형의 생각은 조금 달랐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20등 이내의 사람들만 평범한 사람들로 취급받는다는 것이었다.
순간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쉽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인생의 최종 목적지가 평범한 삶이 되어버렸기 때문일까.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이 보통이다>
지금에 와서야 '평범하다'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게 되었다. 평범한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아마 이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평범이라는 것은 주관적인 것이니까. 사람마다 각자의 인생이 있기 마련이니까.
평범이란,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생겨나게 된 어처구니없는 단어일 뿐. 한 번뿐인 인생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당신은 특별한 사람일 수밖에 없다. 평범함의 모순에 빠지지 말자.
선배는 왜 나에게 그 말을 꺼냈을까. 본인은 알고 있었을까. 평범은 비교에서 온다는 것을.
그때 당시의 나로 돌아간다면, 선배에게 어떤 말을 건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