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은 1928년 10월 여성과 문학이라는 주제의 강연 내용을 여섯 장의 구성으로 묶은 에세이다.
남성이 문학을 지배하고 불리한 사회적 조건 때문에 여성이 창작자로 나설 수 없던 시대에 [여자가 소설을 쓰고자 한다면 반드시 1년에 5백 파운드의 수입과 자기만의 방을 가져야 한다는 말을 남긴 20세기 페미니즘 비평의 선구자 버지니아 울프.
당시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의식의 흐름 기법'이라고 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스타일의 글쓰기를 통해 내면의 질문들을 자유롭게 써 내려 간다. 이런 글 쓰기 방식을 처음 접한 나는 솔직히 읽어 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울프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을 탁! 울리는 문장들에 공감하게 되면서 책장을 넘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버지니아 울프가 말한 여자들에게 필요한 것 3가지는 첫째 연간 500파운드의 돈, 둘째 자기만의 방, 셋째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용기와 자유. 그때의 여성에게나 지금 시대의 여성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소유하기까지 그토록 어려운 일인지 씁쓸하면서 안타까웠다.
여자들은 결혼을 하고 살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자기만의 방을 갖는다는 건 쉽지 않다. 나도 작년에서야 나만의 방의 필요성을 느꼈고 나만이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공간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울프의 말에 더욱 공감이 되었던 거 같다. 그럼 이제 남은 건 두 가지를 채우면 되는 건가?
주제가 아무리 사소하거나 광범위해도 망설이지 말고 모든 종류의 책을 쓰라고 요구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여러분이 여행하고 느긋하게 지낼 비용을 확보하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미래나 과거를 사유하고, 책을 보면서 꿈꾸고 길모퉁이를 배회하고 생각의 낚싯줄을 강물 깊이 드리울 수 있는 돈을 갖기 바랍니다. p.152
마지막 장에서 기억에 많이 남는 저 위의 문장은 왜 우리가 여성으로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해준다. 여자들에게 필요한 것 그것은 결국 현실을 직시하고 자기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