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도시도 사라지고 원래 인류의 모습을 앗아가는 '저주병'이 시작된 그날은 과연 절망이 시작된 것일까?아니면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될까?
"얼굴이 아닌 곳에 난 이목구비를 보면 신고하라" p.13
정답처럼 당연하게 정해 놓은 틀에서 벗어 났다는 이유로 추방하고 죽음을 강요할 수 있을까? '저주병'이라는 병이 무서운 게 아니라 자신들도 변할 거라는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그 두려움은 인간을 가장 밑바닥까지 끌어내려버린다.
소설 속 작가의 상상 속 세계이지만 이제는 이런
디스토피아적 이야기들이 먼 이야기 같지 않다.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 세상만 보고 자신만의 편견으로 가득한 눈으로 마치 꿰맨 눈을 하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 편협한 시선들 속에서 누군가는 지금 현실도 디스토피아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직접 보고 겪어야 한다." p.46
SF 소설이지만 무섭거나 괴기스럽지 않다.
이다혜(작가,기자) 님의 해설처럼 "조예은의 세계는 애틋하다. 무너진 세계에서도 빛바래지지 않는 기이한 낭만의 흔적."p.180 아주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생각한다.
기이하지만 순수하고 낭만적이고 동화 같기도 하다. 주인공들과 함께 절망 속에서 마치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메시지를 주는 조예은 작가만의 작품 세계가 잘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