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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매 Jul 14. 2023

작별인사

이별은 언제나 갑작 스럽게 찾아온다...


따뜻한 5월의 봄날. 꿈같던 작가님과의 봄날의 피크닉과

함께 했던 "작별인사"는 설레임이었다. 모든 생물이 소생하는 봄 9년만의 장편 소설 신작을 세상에 보여주시고
따스한 봄의 풍경과 작가님의 목소리로 잠시나마 감상했던 "작별인사"와의 첫만남. 이렇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겨질 책이 또 있을까 싶다. 이 책을 2번째 재독할때는 애정했던 북클럽과의 "작별인사"를 하게 되었다. 이번의 "작별인사"는 정말 제목대로 작별이었다.

"내가 겪은 모든 일이 머릿속에서 폭죽 터지듯 떠오르기 시작한다. 한때 회상은 나의 일상이었다." 는 책의 첫 페이지 철이의 말처럼 나도 내가 겪은 북클럽과의 추억들이 머릿속에서 폭죽 터지듯 지나갔다. 철이처럼 관련 기록을 따라 기억을 이어 붙이며 2년동안의 과거로 돌아갔다.

광활한 우주의 진공 상태 처럼 코로나로 일상이 모든 것이 멈추고 의식을 잃고 헤매이며 세상과 단절된 시간동안 책을 통해 소통할 기회를 얻게 되었고 의식을 다시 되찾아 각성하며 살아냈던 것 같다.
개별적인 의식을 가지고 살아 있는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니 너무나 짧은 이 찰나의 생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존재가 되도록 분투하여야 한다는 문장 처럼 책을 읽으며 우리는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 분투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완성해 나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처음 읽었던 작별인사는 생각지도 못했던 소재와 스토리를 따라가며 읽어나가기 바빴다면 다시 읽은 작별인사는 인물 한명 한명에 초점이 맞춰지며 인물들을 통해서 지금의 나의 복잡한 감정들을 들여다 보고 깨닫고 글을 읽으며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더구나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혼자 가상 캐스팅도 해보며 인물에 집중해서 읽었던 것 같다.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그저 익숙한 무언가를 되찾고 싶은 마음 일수 있다는 책의 말처럼 어제 오늘 지나온 시간을 되찾고 싶은 그리움으로 가득 차있는 것 같다.

책의 뒷편 작가의 말에 나오듯이 만남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는 것을 어렸을때 알게 되셨다는 작가님. 자주 이사를 다니신 탓에 친구들과 제대로 인사를 나눈 기억이 없으시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위안이 되는 건 어제 작가님과의 헤어짐은 제대로 인사를 나누고 아쉬움과 슬픔을 표현하고 표정과 눈빛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알고 다음을 기약하며 인사를 나누었기 때문에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같다. 다음이란 희망이 있으니까.


오랜 시간 함께 하셨던 고인물 회원님들은 당분간 많이 슬프고 허전하실 것 같지만 책의 주인공 선이와 철이의 생각이 맞기를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야겠지만, 그리고 만나도 알아보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어디서든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 꿈도 없는 깊고 깊은 잠을 자면 된다." 비록 잠시 끝이 났지만 다시 만나게 될 희망이 있으니 우린 또 열심히 자기 이야기를 완성해가며 살아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번째 만나는 "작별인사"는 부디 기쁨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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