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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May 01. 2020

안녕하세요, 작가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브런치 작가에 당선되었다. "당선"이라니 좀 거창하다. 사실 브런치라는 공간에 나의 글을 발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뿐이니까.

새벽까지 이런저런 생각들로 잠을 설치던 참에 블로그에 있던 몇 편의 글을 추슬러 우발적으로 신청서를 제출해본 것인데, 아침부터 들려온 기쁜 소식이 나를 내내 환호하게 만들었다. "애들아, 밥 다 됐다! 브런치 당선 작가가 차리신 밥이다~" 남부끄러운 농까지 치기 시작했다. 이놈의 집구석에서 불리는 "엄마"라는 타이틀 말고 또 다른 이름이 그토록 그리웠던 걸까? 누구와의 관계 속에서 정해진 이름이 아니라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이름.

오랜만에 블로그에 작성해 온 일상의 기록들을 쭉 훑다 보니, '어쩌다보니'라는 단어가 참 많이 보였다. '뜻밖에 우연히'라는 뜻을 지닌 그 단어. "어쩌다보니'의 빈도수만큼 나는 소소한 일상부터 인생의 큰 선택까지도 어쩌다 해버린 것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다지 계획적이고 철저한 부류의 사람이 못되었으므로.

역시 또 우발적이다. 뜻밖에 우연히 무심코 시도한 작가 신청 덕분에 난생처음 '작가'라는 호칭을 듣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나 역시 대답했다. "반갑습니다, 브런치님!"

습관처럼 밥을 차리고 빨래를 개키던 엄마의 평범한 일상에 갑작스레 '글'이라는 것이 찾아왔다. 다음엔 뭐에 대해 쓸까,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가볍게 써야 할까 무겁게 써야 할까? 뒤죽박죽 얽히고설킨 생각의 조각들이 머릿속에 온종일 떠다닌다. 그리곤 세수도 안 한 아줌마의 얼굴을, 커피 한 잔과 함께하는 고상한 작가의 모습으로 바꿔본다.

우연의 선택이 만들어낸 갑작스런 떠밀림이 싫지 않다. 이제, 시작이다.

"어쩌다가삶" 이구나,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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