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제 꿈속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사람들이 여럿 모여서 무당거미를 가지고 요요를 다루듯 놀리고 있었다.
바닥이든 위로든 던지기만 하면 배에서 억지로 실을 뽑아 멀리 날아갔다가 다시 손으로 기어 왔다.
사람들은 재미있다며 깔깔 거리며 그 행위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재미가 없어질 때쯤 옆 사람에게 거미를 양보하였고 거미는 처음과 같이 날아가고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내 차례가 와서야 거미를 찬찬히 살펴볼 수 있었다.
잘려 없어진 다리 두 개.
부러진 다리 하나.
배는 조금 찢어져 있으며
표정은 보이지 않으나 괴로움이 가득함이 느껴졌다.
혐오스러웠다.
바닥에 놓고 풀로 덮어 밟아서 죽였다.
사람들이 어째서 살아있는 것을 죽였냐며 다그쳤다.
나는 혐오스러워 죽였다 하지 않았다.
'앞으로 연속될 삶이 학대와 조롱뿐인데
살아도 산 것이 아닌 거미가 안식하기 위하여
내가 도와준 것이다'라고 했고 모두 조용했다.
그러나 나의 의도는 전혀 그런 숭고하고 정의롭지 않았고
내가 거미를 죽인 이유를 게임을 하듯 거미를 가지고 놀던
행위자들에게 전가한 것은 아닌가 하며 양심의 찔림을 느끼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꿈에서 깨어난 뒤 죽인 나의 감정이, 거미를 죽인 혐오스러워 한 그 감정이
나를 대하는 나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했다.
타인에게는 누가 무엇 무엇해서 내가 나를 이렇게 해라고 말하지만
그 근본에 내가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