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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경 Apr 08. 2024

작업아이디어들!


지금 로맨스 소설, 연애소설 작업중인데요. 이 단편소설 제목은 <내친구의 결혼피로연>이고요. 얼른 완성하고 싶은데 왠지 진도가 잘 안나가더라구요. 그러던 와중에 다음 단편 작업 아이디어가 샘솟았어요. 가족사 이야기입니다. 제목은 아직 못지었는데... 일단 우리집 집안의 가족사를 바탕으로, 상상력으로 이것 저것 변형시키고 재미있게 써보려고요. 그래서 다음 작업에 쓸 인풋들 여기다가 기록해놓으려고요.


1. family - 우리집안을 이루는 것들

가톨릭, 보석상, 한국전쟁, 대구, 평양만두국, 경상도집안, 포도밭.


2.펜을 지닌 모자를 쓰고 안경을 쓴 젊은이.

패션화보인데 패션은 모르지만 정말 좋네요. 상상력, 기획력, 모델, 색감, 위트, 안경테가 얄상한 금테인 것, 분홍색펜인것도, 표정없는데 표정있는 것 같기도 하고 미묘한 얼굴, 크아 이 사진의 모든 것이 좋다.

어제는 장르 생각을 조금 했는데요. 장르란 모자와 양말같은게 아닐까요. 모자와 양말은 쓸모와 느낌과 재미가 다른 종류의 장르입니다. 순문학에 짜증이 났던 나 자신을 조금 반성했습니다. 순문학도 수요층이 있는 거 보면 쓸모가 있나봐요. 나는 순문학이 반항심도 없고 매력도 재미도 모험심도 없어 보여 열받았었는데...

아무튼 나는 이 파랑모자라고 생각해요. (순문학은 구멍난 양말입니다ㅋㅋ) 내모자엔 펜이 달려있습니다. 이 모자를 쓴 나는 신선한 생각이 듭니다. 쓰는이의 개성이 곧 소설 또는 글의 특별한 매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난 정말 멋져. (ㅋㅋ)




3.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의 영화 [Kiss me deadly] 엔딩씬. 정말 좋아해요. 전체영화가 유튜브에 올라와 있어요. 저는 이 영화 틀어놓고 빨래 개면서 봤던 거 같은데요. 영어자막이어서 정확하게 파악은 못했지만, 엔딩이 충격적이어서 좋았어요. 불을 지르는 엔딩인지 불이 난 엔딩인지는 몰라도.


힐링소설이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합니다. 소설로 누군가를 치유해주는 것도 필요한 일이겠죠? 그래도 형식적인 측면에서 작가들이 좀 도전적이었으면 좋겠어요 ㅠㅠ 소설은 상상력의 세계인데 현대 한국 문학 작가들이 도덕성에 함몰되어 있는 것 같아 너무 뻔해서 한숨이 나옵니다. 다 읽어본건 아니지만...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한국소설 코너에 가면 책들이 다 그래 보이던데요. 북커버로 책을 판단하지 말라지만, 평이한 북커버 일러스트들 그리고 줄거리를 드러내는 광고 띠지들 보니까 너무 평이해서 아무 흥미가 일지 않더라고요. 제가 엄청 뛰어나다는 뜻은 아니고요. 그래도 최소한 저는 다르고 싶어 하니까 이런 말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ㅠ_ㅠ 그저 그런 글, 아무 특징 없는 글,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글을 왜 쓰나요? ㅠㅠ;; 빈정대는게 아니라 정말 궁금합니다. 아주 수준 높은 글이거나, 아니면 개성이 있다거나, 둘 중에 하나는 해야 하지 않나요?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는 형편없는 구호이고 변명입니다. 좋은 글을 써야죠!ㅠㅠ 최소한 그 글이 담긴 책을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선택받고 팔려면요. 지금 저 입술이 댓발 나왔는데요. 제가 원하는 소설 읽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제가 직접 써야 하는 수 밖에 없나요? ㅠㅠ 으앙...



4. 정말 좋아하는 영화감독 빌리 와일더의 [이중배상]



5. 호안 미로의 그림 <달빛 아래 카탈루냐 농부>

몇년전에 혼자 마이아트뮤지엄에서 호안 미로의 전시를 보았던 기억이 나서 다시 그림들을 찾았습니다. 그가 그림 그림들 중에 이 그림을 제일 좋아합니다.



6. 장 피에르 멜빌 감독의 영화 [형사]

이 영화도 엔딩씬이 정말 좋아요. 마지막 음악 때문에.. 가슴이 저렸어요.



7. 은유를 별로 안좋아하는데, 요즘 시계라는 상징, 메타포에 꽂혔어요. 그래서 달리의 시계사진을 찾아봤습니다. 그림 제목이 <기억의 지속>이라고 해요. 기억이 지속되는데 시계가 왜 녹아내리지? 으음...

아무튼 저는 시계탑을 좋아해요. 도시 광장에 있는 시계탑들이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도시의 시간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람들의 시간이 우연히 맞아 들어가는 느낌이기도 하고, 역사적인 의미같기도 하고 (=역사는 흐른다)...


이렇게 쓰다 보니까 제가 철학자 발터 벤야민의 <일방통행로>같은 사유를 하는 것 같은데요? 나 진짜 천재인가? ^-^;; 으아. 아무튼 내게 철학적인 사고 능력이 있다면, 내 철학 스타일의 장점은, 아카데미를 빨리 벗어나서 생활과 시대의 유행에 조금 더 가까이 있다는 것이고, 예술가이자 창작자 이기에 예술 안과 밖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는 거에요. 그리고 저는 배움을 좋아하는데, 미술관에서, 박물관에서, 음악클럽에서, 거리에서, 화실에서, 생활에서, 재래시장에서, 애플뮤직에서, 뭔가 새로운 걸 알게 되고 깨닫거나 느끼게 되는 걸 좋아해요. 옛날엔 "선생님"이라는 존재가 좀 부담스러우면서도 그리웠는데, 이젠 그립지도 않고 부담스럽지도 않아요. 대학 안의 사람이라고 모든 걸 아는 것도, 모든 걸 모르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직장인이 모든 걸 아는 것도 모든걸 모르는 것도 아니듯이... 모교가 연대인데 그 학교가 자랑스러우면서도 진정한 졸업생이라면 다시 돌아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냥 친구들과 여행하고 놀고 그러다가 시간이 남으면 소설을 씁니다. 글이 일방통행로가 아니라 삼천포로가고 있는데요. 아무튼 제 생각에 아카데미는 산학협력보다 학문적인 심포지움을 더 많이 여는게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카데미가 왜 꼭 경제와 산업에 도움이 되어야 하지... ㅠ.ㅠ 국립중앙박물관의 그리스신화 전시에서 심포지움에 대한 등잔, 포도주 병 같은 걸 봤었어요. 저는 학자가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간에 심포지움이 더 멋있는데. 산학협력? 학문이 경제적 가치를 왜 증명해야 하고 인정받아야 하죠? ㅠㅠ 으앙 자존심 상해... ㅠㅠ 돈때문에요? 나도 돈좋아하는데... 이건 아니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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