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radiation)이란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에 의해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입자선이나 파동을 의미합니다. 이름 그대로 방사선은 원인 물질(source)을 중심으로 3차원적으로 방사되는 전자기파이나 입자를 의미합니다. 흔히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감마선이나 x선의 경우 전자기파의 일종이며, 매우 에너지 준위가 높은 빛의 일종이라고 이해를 하시는 것이 빠릅니다. 따라서 감마선이나 x선은 입자가 없는 파동입니다. 반면 알파선이나 베타선은 질량을 지닌 입자에 의해서 형성되는 방사선입니다. 알파선의 경우 헬륨원자핵이 방사되는 것을 의미하며, 베타선의 경우 전자가 방사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베타선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전자파에 해당합니다. 흔히 전자파와 전자기파를 많이 혼동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자파는 electron beam이며, 전자기파는 electromagnetic wave입니다. 다시 말해 전자파는 입자에 의한 빔이며, 전자기파는 에너지를 가진 파동입니다. 전자파는 우리가 과거 사용하던 CRT 모니터에서 주로 이용되었습니다. CRT 모니터를 장시간 사용할 경우 눈에 피로가 빨리 왔던 이유는 바로 전자파가 지속적으로 눈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CRT 기술은 사양되었고 display로 대체되었기 때문에, 현재 사용되는 티비나 모니터는 전자파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티비나 모니터에 과거 모니터에 달던 보호판은 필요가 없습니다.
알파선과 베타선의 또 다른 특징은 전하를 띠고 있다는 점입니다. 알파선의 경우 양성자 2개와 중성자 2개로 이루어진 입자방사선이기 때문에, +2의 전하를 띱니다. 반대로 베타선은 전자로 이루어진 입자방사선이기 때문에 -1의 전하를 띱니다. 방사선이 전하를 띠고 있다는 것은 외부 전자기장에 의해 방향이 바뀔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전자파에 대한 보호로서 음이온 팔찌를 많이 차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음전하를 띠는 팔찌를 착용함으로써 베타선 혹은 전자가 척력에 의해 밀려나가는 것을 이용한 것인데, 효과가 없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그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전자의 일반적인 운동량을 고려해보았을 때, 인체에 전반에 걸쳐 전자파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음전하가 필요한데, 실제 음이온 팔찌의 음전하는 매우 미약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엔 감마선과 x선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이 두 가지 방사선은 파동이기 때문에, 모든 감마선이나 x선이 다 동일한 것이 아니며, 방사선이 지닌 에너지에 따라 연속성 상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x선과 감마선은 똑같은 전자기파이며, 에너지 준위 차이 혹은 진동수에 의한 구분일 뿐입니다. 감마선은 매우 고에너지의 전자기파이기 때문에, 인체에 대해 높은 투과력과 함께 DNA 구조에 큰 영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x선의 경우 상대적으로 에너지 준위가 낮이 인체에 대한 흡수율이 높습니다. 이와 같은 성질을 이용하여, 위의 두 가지 방사선은 의학적으로 이용이 많이 됩니다.
X선의 경우 진단 목적의 x선 촬영이나 CT(computed tomography) 촬영에 이용됩니다. 단순 X선 촬영의 경우 짧은 시간에 인체를 투과시킨 뒤, 이것을 필름에 감광시켜 영상을 얻게 됩니다. 인체의 각 부위에 의해 흡수되는 정도의 차이를 이용하여, 인체 내부의 단면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밀도가 높은 조직에 흡수가 많이 되므로, 주로 뼈에 대한 구조를 확인하는데 많이 이용됩니다. 단순 x선 촬영을 사방팔방으로 인체 외부에서 촬영을 하고, 이것을 컴퓨터로 재구성하여, 인체 내부의 3차원적 구조를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CT입니다. 수백 번의 단순 x선 촬영을 한 순간에 찍는 만큼 매우 높은 수준의 방사선이 인체에 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불가피한 경우 외에는 CT는 일 년에 촬영 횟수가 제한됩니다.
단순 x선 촬영 외에도 실시간 x선 촬영이 존재하며, 이것은 분 단위의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x선을 노출시켜, 인체 내부구조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주로 수술이나 시술 동안에 인체 내부의 시술에 의한 변화를 간접적으로 관찰하기 위해 주로 사용됩니다. 단순 x선 촬영에서 환자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 x선에 노출됩니다. 보통 흉부 단순촬영의 경우 1/120~1/60초로 매우 짧은 순간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 년에 수십 장을 찍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시간 x선 촬영의 경우 1초를 조금만 넘어도, 흉부 단순촬영을 100번 촬영한 만큼의 시간에 도달하게 됩니다. 물론 두 가지 방법의 촬영에서 사용되는 x선의 에너지양이 다르기 때문에, 정량 비교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고려해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만약 실시간 x선 촬영에 방사선 차폐 없이 5분 이상 노출될 경우, CT를 여러 차례 촬영한 만큼의 방사선 피폭을 받게 됩니다. 물론 환자에게 가해지는 피폭을 의미하여 의료진의 경우는 이보다 작지만 그러나 매우 큰 방사선 피폭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실시간 x선 촬영 시에는 납복을 반드시 착용하여야 합니다. 또한 무엇보다도 실시간 x선 촬영을 하는 의사의 장비 사용에 대한 기본적인 조작법의 숙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사용을 최소화하여야 합니다. 실시간 x선 촬영은 공항에서 비파괴검사로서 이용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방사선 차폐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감마선의 경우 진단 목적의 장비로서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에서 이용되며, 치료 목적의 방사선 암 치료에 이용됩니다. PET은 쌍생성(pair production)이라는 양전자방출시에 발생하는 원자 수준에서의 반응에의 생성되는 180도 방향의 두 가지 0.511 MeV감마선을 측정함으로써 인체 내부구조를 3차원적으로 재구성한 영상기법입니다. 양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환자에게 섭취하게 하고, 인체에 분포된 방사성동위원소의 위치를 PET 장비를 통해서 감지할 수 있습니다. 동위원소는 주로 암이 발생하거나 염증반응이 활발한 곳에 분포하게 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암 진단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감마선을 이용한 방사선 암 치료는 주로 사이버나이프 치료라고 흔히 불립니다. 감마선의 경우 세포 수준에서 다른 구조보다 특히 DNA 구조에 큰 영향을 줍니다. 감마선에 의해 파괴된 DNA는 인체 내부의 복구기전에 의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러나 암세포의 경우 이미 DNA 복구기전에 이상이 생겨 암세포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감마선에 보다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감마선을 암환자에게 적정한 세기로 가할 경우, 건강한 세포는 죽이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으며,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 사이버나이프 치료입니다.
방사선하면 많은 분들께서 신체에 영구적 손상과 함께 생식기능에 대한 영향을 줄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장 먼저 떠오르실 것입니다. 방사선은 실제로 매우 위험할 수 있으며, 생식기능에 영향을 끼쳐 자손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사선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그 수준에 대한 차이는 천차만별이고, 자연계에서도 항상 존재하고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한 물리적 현상입니다.
실제로 방사선을 방출하는 물질 없이도,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에서 방출되고 있는 자연방사선량은 미량이지만 존재합니다. 더욱이 이 자연방사선에 우리는 항시 지속적을 피폭되고 있습니다. 실제 우리 몸을 구성하는 물질이기도 한 칼륨은 자연에 존재하는 동위원소에 의해 감마선과 베타선을 지속적으로 방출하고 있습니다. 이 동위원소는 0.012% 불과할 정도로 작은 비율이지만, 칼륨의 자연에서의 존재량을 비추어봤을 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또한 인체 내부의 구성물질이기 때문에, 우리 몸 자체가 방사선을 방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칼륨 이외에도 납 역시 매우 미량 존재하는 동위원소에 의해 방사선을 방출하고 있으며, 수많은 다른 원소의 동위원소 역시 미량의 방사선을 방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주에서부터 피폭되는 우주방사선 역시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지구에 가해지고 있으며, 이것은 대기에 의해 상당 부분 차폐됩니다. 그러나 비행기를 탈 경우 대기로부터 우주방사선의 보호를 거의 받을 수 없어 피폭량이 매우 증가하게 됩니다. 만약 임산부라면 해외여행은 가급적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생명에 매우 위험한 수준의 방사선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은 원자력발전소입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우라늄은 원자량이 238, 235에 해당할 정도로 매우 크고 불안정한 물질입니다. 이 물질을 붕괴시키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얻는 것이 발전의 원리인데, 우라늄의 붕괴 과정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발생하며, 이 과정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다양한 동위원소와 방사선들이 방출됩니다. 단순히 방사선이 이 과정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발생한 동위원소에 의해서도 지속적으로 방출됩니다.
흔히 발생하는 방사성동위원소는 요오드, 세슘, 스트론튬, 제논, 바륨입니다. 이 중에서 반감기가 30년이며, 지속적으로 감마선을 방출하는 세슘이 가장 큰 문제가 됩니다. 또한 위에 언급되지 않았지만 미량이더라도 반감기가 수백만 년에 이르는 방사성동위원소도 존재합니다. 아무리 핵폐기물을 잘 처리한다 하더라도, 많은 경우 바다로 흘러나가기 때문에, 해양생물들에 의해 섭취가 되고, 이것을 다시 우리가 섭취합니다. 또한 후쿠시마와 같은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고준위의 방사선으로 인해 그 지역 일대는 이용할 수 없는 공간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나 방사선을 마냥 두려워할 존재는 아닙니다. 방사선이란 정의 그대로 3차원적 공간에서 방사되는 입자나 에너지를 가진 파동입니다. 이 방사선은 3차원 공간에 그대로 방사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방사선 방출물질로부터 거리의 세제곱에 반비례하여 줄어듭니다. 아무리 핵폭발이나 원전사고가 터졌다 하더라도 일정 거리가 넘어서면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음식이며, 특히 해양식품이 이에 해당합니다. 방사선 동위원소를 섭취한 해양생물을 우리가 섭취할 경우, 음식물이 완전히 배출될 때까지 지속적인 방사선 피폭을 받게 됩니다. 방사선으로부터 발생하는 DNA 파괴를 우리 스스로 복구하는 능력이 있다 할지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지속적인 피폭은 영구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원시생식선세포에 영향을 줄 경우, 향후 자손 세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평생에 걸쳐 배란될 난자를 이미 갖고 태어나게 됩니다. 배란이 아직 되지 않은 난자의 경우 감수분열이 정체된 상태로 머물러 있는데, 이 난자들이 방사선 피폭을 받게 된다면 기형아 출생의 위험도는 더욱 올라가게 되므로, 여성이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방사선 피폭에 더 민감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위의 과정이 일어나는 것은 매우 낮은 확률입니다. 만약 위의 과정이 상당한 확률을 갖고 일어났다면, 이미 일본은 폐허가 되었을 것입니다. 각각의 확률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며, 매우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영향은 결과론적으로서 발병률 및 유병률 차이를 통계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리고 그 통계 결과는 사고 발생지에서 일정 범위를 벗어난 지역에서는 우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방사선에 대한 과도한 우려와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입니다.
일본을 여행하는 동안에 음식에 대한 우려가 클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 거의 모든 일본인들은 자국에서 수확된 다양한 갖가지의 농수산물을 직접 섭취하고 있으며, 거의 대부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장기적 관점에서 여러 질병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지만, 짧은 기간 여행으로 인한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또한 일본 내에서 수확된 수산물이 국내에서 불법적으로 유통되어 국산으로 둔갑하여 판매되는 현실에서 우리와 큰 차이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큰 분들의 경우, 일본을 여행하거나 일본에서 생산된 음식물 섭취하는 것은 정신건강 상 안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