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문명권의 차이를 만드는 요소

"눈치"라는 우리나라의 고유한 특성

세계 역사 속에서 여러 문명은 발달 속도 면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크게 문명의 발달 속도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는 야생동식물의 분포, 타문명의 확산 및 이동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해양 및 지형적 요인, 문명권이 위치하고 있는 대륙의 인구와 면적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있습니다. 이 같은 요인들은 각 문명마다 큰 차이를 만들게 했으며, 이와 같은 요인들 인해 각 문화권의 발전 속도를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과 서아시아 및 북아프리카의 경우 고대부터 높은 수준의 문명을 자랑하였으나, 오세아니아의 경우는 근대에 들어서야 원시적 형태의 문화에서 벗어나 문명의 혜택을 보기 시작하였습니다.

외적인 요소 외에도 한 집단이 공유하고 있는 유전적 요인도 문명의 발전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문명권이 상대적으로 다른 문명에 비해 척박한 환경이며, 자연재해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극한의 상황일 경우에, 자연선택에 의해서 상대적으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유전자를 지닌 사람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을 흔히 유전적 선택압을 받았다라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유전적 선택압은 문명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러나 이 유전적 요소라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며, 문명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요소로서 발달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인종적 우월함을 대변하지는 못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세의 끊임없는 침략과 침탈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체를 아우르는 눈치라고 하는 비언어적 요소를 키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눈치는 수많은 나라에 의한 침탈이라는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유전적 선택압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눈치는 수많은 여러 상황에서 빠른 판단력을 내릴 수 있게 함으로써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경제발전 속도를 이루어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성장이 어느 정도 정체된 시기부터는 이 능력은 오히려 역효과를 발휘하여 서로를 억제하는 능력으로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눈치는 단순히 다른 나라를 쫓아가는 입장에서는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하지만, 새로운 혁신을 만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오히려 타인의 혁신적 사고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면이 많았습니다. 우리에게 있어 필요한 자세는 서로를 억제하고 서로의 앞길을 막는 것이 아닌 서로의 길을 열여 줄 수 있도록 눈치를 이용해야 합니다. 눈치는 서로에게 주는 것이 아닌 베풀 수 있을 때 더욱 빛이 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