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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나 Aug 16. 2022

소셜섹터 안에서 내 영역 만들기 - 커리어 코칭

<2022 임팩트캠퍼스 직무 탐색 박람회> 참여 후기

지난 7월, 루트임팩트에서 주최하는 <2022 임팩트캠퍼스 직무 탐색 박람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루트임팩트는 이렇게 소셜섹터와 구직자와 현직자를 연결하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오고 있는데, 과거 나도 이들의 활동을 통해 소셜섹터에서의 커리어를 시작했으니 대표 수혜자라고도 할 수 있겠다. (당시 현 회사 부스에 방문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내가 이런 경력을 갖고 있는데, 이곳에서 기여할 수 있겠냐” 물었는데 너무도 단호하게 “아니다”는 말을 들어 당황했던… 하지만 결코 굴하지 않았던 과거의 나…)


아무튼 그러했던 기억을 뒤로하고, 올해의 행사에서는 내가 무려 ‘코치’라는 이름으로 3인의 구직자와 커피챗을 진행하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커피챗 코치 리스트를 보고 대단한 분들이 많아 ‘아무도 나를 신청하지 않아도 그저 당연하게 받아들여야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내가 다니는 회사와 나의 일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소셜섹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무슨 일을, 왜,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알지 못해 그저 함께하고 싶은 마음만 앞서 조금은 걱정되고 답답했던 시간들. 구직자들이 어떤 상황에서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을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한 사람당 주어진 30분의 시간이 아쉽지 않도록 미리 신청서를 몇 번씩 읽어보며 준비했다. 그리고 그들과 나누었던 질의응답 중 몇 가지를 간단하게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한다.


▲ 소셜섹터 구직자를 위해 정말 중요한 기회를 만드는 루트임팩트-임팩트캠퍼스팀께 감사하다.


Q. 코치님은 소셜벤처 액셀러레이팅을 하고 계시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관련 업무는 주로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궁금합니다.


A. 액셀러레이팅의 목적은 초기 창업팀(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법인 설립 계획이 있는 개인사업자부터 법인화 이후 3년 미만의 기업)을 가까이에서 관리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업 자체가 비즈니스 교육 및 코칭과 밀접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따라서 최초 창업팀이 가져온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하거나. 시장 및 고객 검증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지요. 물론 여기에 산업과 비즈니스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있어야 하고요.

 외의 경우에는 팀의 니즈에 따라 굉장히 방향성이 달라질  있어요. 예를 들어 제가 지금 만나고 있는 기업들을 떠올려보면, 1)브랜딩/마케팅 2)서비스디자인 3)변화이론(소셜벤처의 경우, 본인이 창출하는 임팩트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많이 활용하는 툴입니다) 수립 4)대기업 오픈이노베이션 5)기업의 조직문화 등으로 매우 다양한 고민을 가지고 멘토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위 사례 외에 저희가 내부 인력을 통해 직접적인 도움을 드릴 수 없는 경우, 1)노무/법률/회계/세무 등 관련 전문가를 연계해드리거나 2)해당 기업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을 법한 선배 창업가의 자문을 연결해드리기도 해요.

즉 이 모든 과정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을 목표로, 스타트업을 포함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며, 액셀러레이팅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해가는 것이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입니다.



Q. 사회적 가치 및 ESG 라는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는 것과 재무적 요소를 고려하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가요?


A. □□님은 혹시 주식 투자를 하시나요? □□님이 어떤 기업에 투자하는 과정을 상상해보시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더 쉽게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기업의 재무적 요소는 우리가 재무제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번 달에 매출을 얼마나 올렸는지, 순이익, 영업이익이나 현금흐름은 어떻게 되는지, 각각의 지표는 동기 대비 얼마나 상승/감소하고 있는지, 부채는 얼마나 있는지 등이 되겠지요!

하지만 재무제표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들이 있습니다. 그런 비재무적 요소들을 크게 E(환경), S(사회), G(거버넌스)로 나누어 보는데요. 예를 들어, 남양유업의 경우 몇 년 전 거버넌스 문제가 크게 이슈화되었고 때문에 실적과 주가가 폭락했지만, 투자자들이 이 리스크를 사전에 재무적 요소를 통해 확인할 수 없었던 것처럼요. □□님의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기업들을 떠올려보고, 그 기업에 대해 알고 있는 or 알 수 있는 요소들을 나름대로 구분하고 분류해보신다면 훨씬 이해가 쉬울 거예요!  



Q. 유통 관련 대기업을 다니다가 최근 소셜섹터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제 직무가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A. 지금 회사를 가능한 빠르게 그만두고,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길을 찾아 걷고 싶은 마음은 너무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지금 다니고 계신 직장 안에서 나름의 방법을 먼저 찾아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가능하다면 사회공헌/ESG 등 관련 부서로 적을 옮기기 위해 노력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렇게 해보면서 정말 본인이 거기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는지도 확인해볼 수 있고, 관련 이해관계자와 수혜자를 직접 만나면서 이직의 가능성도 높이실 수 있고요. 만약 그게 어렵다면 현재 소속된 부서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가령 포장재를 변경한다든지 효율적인 유통 구조를 구축한다든지, 먼저 시도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직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소셜벤처도 물론 많습니다. 특히 △△님이 환경 가치에 관심이 많으시니, 업사이클 소재로 상품을 제작하고 유통하는 기업이 적절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님은 꽤 오랜 시간 한 직장에 재직해오셨고 최근 들어 사회적 가치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다고 말씀해주신 만큼, 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소셜섹터로의 이직을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빠른 성장이 중요한 스타트업에서는 현 직장과 같은 수준의 안정성은 보장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노파심에 강조해서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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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회를 변화시키는 체인지메이커나 파트너들을 돕고 연결하고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스킬이 있다면 무엇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관련 업을 수행하기 위해 코치님께서 생각하시는 필요역량이나 마인드/태도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스킬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는 게 진정성이라는 생각을 일하면서 자주 하고 있습니다. 이 섹터에서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하고 있는 만큼, ‘그들이 이야기하는 사회문제의 시급성과 중대성에 얼마나 공감하는지’, ‘나도 그 문제가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지’가 업무의 퀄리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저는 일을 하면서 상대가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 무엇이 아쉬울지 계속해서 생각해보고 기억하는 버릇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강연을 들을 때에도 연사가 어떤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는지 최대한 기억해두고, 나중에 만난 어떤 소셜벤처가 그 연사의 전문 영역과 관련하여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바로 자문 연계를 해드렸던 적이 있었는데요. 이렇게 누군가의 필요를 바로 채워줄 수 있는 역할을 할 때가 가장 큰 기쁨을 느끼는 순간 중 하나입니다.



Q. 이 섹터 내에서 앞으로의 꿈이나 계획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인가요?


A. 어떻게 하면 이 섹터 내에서, 섹터 바깥 영역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더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까를 스스로에게 자주 물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직장을 벗어나 대화하고 일상을 나누는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구들인데. 이 사람들하고 대화가 되지 않으면 저는 거기에서 되게 크게 낙담을 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이런 사람들 또한 더 즐겁고 보람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한 오히려 자본이나 영향력과 같은 가치에 대해서도 예전보다 더 중요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나와 내 가족의 평범한 삶이 나의 가장 큰 목표라면 그렇게까지 크게 욕심을 가질 일도 많지 않겠죠. 하지만 제가 원하는 목적과 방향성을 위해 나아가려면, 그래서 그것에 더 빨리 가까워지려면, 더 큰 영향력을 가진 경우에 훨씬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최근 ‘퍼스널 브랜딩’에 까지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Q. 꿈이나 진로 방향성이 흔들리거나 혼란스러울 때가 있으셨는지, 그럴 때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제가 극복했으면 더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었을 텐데요. 저도 극복하지 못하고 여전히 흔들리고 혼란스럽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을 해요. 사회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소셜섹터로 이직도 아닌 ‘전직’을 해왔지만, 사실 여기에서 하는 일도 100%가 의미로만 가득 찬 일은 절대 아니에요. 때론 ‘이게 대체 임팩트랑 무슨 상관이 있어?’ 생각할 때도 있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이 일을 벌써 그만둘 수는 없어요. 여기에서 해야 할 일과 배워야 할 일은 남아 있거든요.

어떤 둥근 물체, 예를 들면 계란 같은 것을 처음에 책상 위에 올려두는 상황을 상상해보세요. 처음에 많이 흔들리지만 계속해서 움직이면서 균형점을 찾아가니까요. 질문 주신 ○○님도 저도, 그렇게 조금씩 움직임이 잦아들면서 나의 균형을 맞추어가는 거 아닐까요. 그러니 고민이 밀려올 때마다 마음껏 고민하되, 이렇게 생각합시다. ‘자, 다 고민했으면 이제 할 일을 하자.’



▲ 이 글을 읽고 있는 소셜섹터 구직자/취준생이 있다면, 임팩트캠퍼스 웹사이트에 꼭 방문하여 다양한 교육·코칭 기회를 활용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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