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예상치 못한 해프닝은 여행의 묘미?!
.
.
.
그날 저녁 유심 없이 떠났던 동행에게서 연락이 왔다.
영어가 공용어인 홍콩이라 유심 없이 괜찮겠거니, 하고 떠났건만 그게 아니더라고 했다.
그렇게 늘어놓은 동행의 경험담은 시트콤에 가까웠다.
갑자기 증발해 버린 유심으로 늦어진 A는 겨우 항공사 카운터에 도착했다.
위탁 수하물을 부칠 생각이 없었기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A는 액땜 한 번 제대로 한다며 스스로를 달래고 있었단다.
그런데 예상 밖의 일이 또 한 번 발생했다.
A의 짐이 기내 수하물 기준인 7 킬로그램을 넘어버린 것이었다. 짐을 나눠서 맡아 줄 동행도 없었기에 A는 울며 겨자 먹기로 추가금을 지불하기로 했다.
연이어 자신에게 생기는 지독한 해프닝이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면 이 정도는 얼마든지,라고 생각하면서.
그런 바람이 무색하게도 홍콩에서도 A의 역경은 계속 됐다.
수수료 없이 해외 현금 인출이 가능한 카드 한 장 달랑 들고 갔는데 공항 어디를 살펴봐도 ATM기를 찾을 수 없었던 거다.
다행히 공항직원의 도움으로 ATM에 당도한 A는 마침내 예약해 둔 호스텔로 향했다.
A는 스스로를 둘러싼 역경에 기죽는 타입이 아니었다. 이어지는 역경에도 A는 씩씩하게 호스텔로 발을 들여놓았다.
“예약된 내역이 없는데요. “
또 다른 역경이 찾아오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