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의 디테일
미식은 비싼 음식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식재료에서 다름을 알고, 그 다름을 즐기며, 그 다름에서 내 취향을 찾는 것에서 시작한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내가 무엇을 먹는 건지 의식하고 먹으면, 식사가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 그 이상의 것으로 다가온다. 한 35년쯤 먹다 보니 좋아하는 식재료나 음식이 좁혀지게 되는데, 좋아하는 걸 또 더 깊게 파고들다 보면 디테일이 보인다. 그렇다고 모든 맛에 예민한 미식가는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식에서만큼은 진심인 것이 먹는 즐거움을 계속 유지해 주는 것 같고.
나는 두부에 꽤 진심인 편인데, 처음엔 김치찌개에 들어간 거친 두부를 좋아하는 것에서 시작했고, 이제는 두부에 대한 애정이 전골, 전, 셰이크 등 두부로 만드는 모든 메뉴로 이어지고 있다. 같은 식재료를 다루지만 각기 다른 음식에서 미묘하게 다른 두부의 식감과 향을 느끼는 재미 같은 것도 있고. 나이가 들면 먹는 것도 귀찮아진다고 하는데 그건 너무 슬프다. 그러니 살아가면서 취향의 음식 하나쯤은 가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