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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구슬 Apr 22. 2020

50대도 디지털 노마드 한다.



육아의 짐을 조금 덜었다고 생각될 무렵, 취업에 재도전 해볼까 하는 생각이 슬며시 들었다.  

어렵다 어렵다 해도, 작더라도 어딘가에는 내 자리가 있을 것이라 믿었다. 믿었다기 보다는 믿고 싶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말랑한 태도로는 세상은 꿈쩍도 하지 않는 태산과도 같았다. 항상 내가 생각한 것보다 한 단계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비웃는 듯 취업 세계는 만만히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자원봉사도 해보고 자기계발도 하며 기회를 노려봤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나를 찾는 곳의 괴리는 커서 번번이 쓴 맛을 봤다. 그러던 중 디지털 노마드라는 세상에 나도 모르게 발을 내디디고 있었다. 독서모임을 계기로 인터넷 세상에서 번지고 있는 블로그, 유튜브, 1인기업가, 인플루언서 등의 구호들을, 단어로서가 아닌 실체를 만나게 된 것이다. 전에는 허세 가득한 세상이라고 가볍게 여기던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여유롭지만 무기력하던 전업주부의 생활에서 시간을 쪼개어, 독서, 글쓰기, 블로그, 온라인 스터디 등의 루틴으로 하루를 채워가고 있는 나.  


물론, 가끔은 자기계발서의 홀리는 듯한 문구에 이게 맞는 길인가? 떠들썩한 와중에 왠지 중심 없이 떠밀리는 느낌과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댓글을 통한 소통에서 신선한 감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피상적으로만 보여지는 세상이 다가 아니었구나! 공감이나 댓글을 나와는 관계없는 것처럼 무심하게 굴던 사람에서, 인생책을 강추하는 적극적인 관계로 바뀌어 가고 있다. 직접 만나지 않고도 이런 소통이 가능하다니 재미가 불어나는 요즘이다. 또 이익이 관여되지 않으니 오히려 기브앤테이크에 더 민감하게 굴지 않아도 된다.  


디지털 노마드의 장점은 넘쳐난다. 


우선, 점점 깨닫게 되는 것이 두 얼굴의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마음 놓고 진정으로 남을 위해도 뒤통수 맞거나 까이는 대신, 위로하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선한 마음으로 대해도 성공할 수 있다고 놀라워하는 경험자들의 말을 자주 듣게 된다. 

혹시라도 못된 마음을 먹고 행동한다면, 인터넷 특성상 금방 바닥이 드러나고 알려지게 된다.  


두 번째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해도 된다는 것. 글씨 쓰기, 그림 그리기, 게임, 애완동물 키우기 등 그럴 듯하지 않은 내용도 주제가 될 수 있다. 얼마든지 창의적으로 해도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오히려 자신만의 캐릭터가 만들어진다.  


세 번째는 나이의 장벽이 없다.

박막례 할머니는 이제 너무 유명하시고, 아이를 명문대 진학시킨 경험을 교육 콘텐츠화 한 유튜버들도 간간이 보이고, 심지어 5060 디지털노마드 카페까지 경험 중이다. 두려움을 던져 버리니 자신감, 활력, 경제력까지 따라온다.   


네 번째는 현실적으로 가장 큰 장점일 수도 있는데, 심지어 돈도 거의 들지 않는다. 소소한 경비가 들 수도 있지만 오프라인 창업에 비하면 부담이 없는 편이다.  


아직은 초보 디지털 노마드로 이것저것 시도하고 넘어지고 하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나만의 세상을 열어갈 수 있고, 그로 인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돈까지 벌 수 있으니… 

디지털 노마드는 진정한 자유의, 기회의 시기로구나 하고 감탄하며 그 장점들을 보듬게 된다. 

이런 기회가 아니었다면 단지 꿈으로만 끝났을 꿈들이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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