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점
{ Piet Mondrian, Tableau No. 2/Composition No. VII, 1913 }
추상 회화는 알 수 없고 모호한 형상이 가득하다. 도대체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라 이곳저곳을 훑는다. 노벨상 수상자이자 뇌 과학자인 에릭 켄델에 의하면 실제로 사람의 눈으로 구상화를 바라볼 때와 달리 추상회화를 바라볼 땐 뇌의 반응이 다르다. 구상화를 감상할 땐 특정 범주의 이미지에 반응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되지만 추상미술을 볼 때는 그렇지 않다. 추상은 뇌의 지각을 넘어 새로움을 볼 수 있다. 즉, 창의적인 하향 방식을 유도하는 과정이다.
몬드리안의 나무 연작 중 하나가 바로 그 상향 처리와 하향 처리의 경계에 있는 작품일 것 같다. 나무의 형상과 애매모호한 선분들의 집합, 그 사이. 지각과 상상의 중첩으로 인한 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