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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키비스트J Jan 22. 2024

제5편. 아카이브의 공공성, 지속성, 경제성

프랑스 시청각 아카이브 기업 Archipop 탐방기

근대 아카이브는 권리, 권력을 민(民)에게 부여한 가장 상징적인 개념이자 공간입니다. 1789년 프랑스혁명으로 실현되었죠. 이후 프랑스는 아카이브 문화가 대중에게 널리 퍼져 있는 ‘아카이브 문화 선진국’으로 각인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일부 번역되는 몇몇 논문이나 도서를 제외하면 아직은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일선의 사람들, 그 속에서의 요즘 분위기들, 사용하는 툴이나 프로그램 마음가짐들... 어느 하나 명확히 아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프랑스 아카이브 환경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아주 일부이지만 직접 방문하고 들어 본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2023년 10월 아치팝이 오픈한 수잔&마사 포토 라이브러리에서는 아치팝이 수집한 자료 중 일부의 고화질 이미지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 라이브러리의 자료는 아치팝이 자체 프로젝트나 고객과의 프로젝트 과정에서 저작재산권을 획득한 일부 아마추어 필름들입니다. 이 사이트가 만들어지기 이전에도 아치팝에서는 다큐멘터리 감독이나 작가, 예술가들의 주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본격적인 판매 플랫폼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아직 온라인에 판매 중인 사진은 100여 장에 불과하지만 프랑스 근현대 일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아카이브 자료를 돈을 받고 판매한다는 것이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할지 모르겠습니다. 공적 가치에 돈을 매긴다는 게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프랑스의 INA(Institut national de l’audiovisuel) 같은 공기업 형태의 아카이브에서조차도 아카이브 자료를 워터마크 없이 상업적으로 사용할 때에는 구매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를 어기면 지적 재산권을 침해한 혐의로 처벌을 받습니다.


 시민의 알 권리, 자료에 대한 민주적 접근과 평등한 정보제공이라는 점 때문에 아카이브는 공공성과 공유 가치를 지닙니다. 한편 이 자료를 생산하고 제공한 사람, 또 정보를 읽을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한 사람의 노고를 단순히 자발적 사명감으로 치부하고 그 의지에만 기대어서는 안 됩니다. 공공성을 지닌 아카이브에도 지속성을 위해 경제성을 고려해야만 하는 영역이 있습니다. 아치팝을 방문하며 느꼈던 여러 시사점 중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소비자’의 시각에서 아카이브 서비스를 다시 생각해 보고, 다양한 역량을 지닌 전문가, 기업과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일차원적인 실적 판단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아카이브의 가치를 바라보며, 아카이브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원을 투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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