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AI를 만나다
같은 날, 같은 건물 안에서 두 개의 완전히 다른 세계를 경험했습니다. BnF 프랑수아 미테랑관 지하 연구 열람실 한쪽에 Inatheque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56개의 전용 워크스테이션이 놓여 있고, 여기서는 프랑스 국립시청각기관 INA(Institut national de l'audiovisuel)의 아카이브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2,000만 시간이 넘는 TV와 라디오 기록, 16,000개 이상의 웹사이트, 15,000개의 X(구 트위터) 계정을 매일 캡처한 데이터. 규모만으로도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데이터에 접근하는 방식이 BnF와는 근본적으로 달랐습니다.
BnF의 data.bnf.fr은 원시 데이터를 줍니다. SPARQL 엔드포인트가 열려 있고, 누구든 직접 질의를 날릴 수 있습니다. '스트라빈스키의 작품과 관련된 모든 표현과 구현을 찾아줘.' 이런 식으로 기계가 이해하는 언어로 물어보면, 구조화된 데이터가 돌아옵니다. 벽돌을 받아서 무엇을 짓느냐는 질문하는 사람의 몫입니다.
INA의 data.ina.fr은 다릅니다. 이곳은 아카이브 검색 도구가 아니라 일종의 미디어 관측소입니다. 프랑스 뉴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인물이 누구인지, 남녀 발언 시간 비율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특정 키워드의 미디어 노출이 지난 10년간 어떤 추세를 보이는지를 이미 AI가 분석해서 시각화해 놓았습니다. 같은 프랑스의 국가 문화유산 기관이지만, 접근 철학은 정반대입니다. BnF는 벽돌을 주고, INA는 건물을 주는 것과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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