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에서 아카이브를 보다

프롤로그

by 아키비스트J

2009년, 전 세계 관객이 판도라 행성의 거대한 나무 앞에서 숨을 멈췄습니다. 바로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입니다. 나비족이 영혼의 나무에 모여 앉아 츠아헤일루(나비어로 연결, 결합이라는 의미)로 접속하는 장면, 죽은 조상의 목소리가 나뭇가지를 타고 흘러내릴 때 관객은 자연과 영혼의 신비로운 교감을 봤습니다.


저는 아키비스트라는, 기록을 다루는 정체성을 갖고 있습니다. 기록을 평가하고, 조직하고, 보존하고, 접근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을 합니다. 이런 직업적 시선 때문인지 마치 영혼의 나무 에이와가 거대한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DBMS)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에이와를 통해 마치 판도라 행성의 생물들이 생태계 속에서 네트워크처럼 연결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DBMS의 생물학적 비유가 영화의 세계관으로 아름답게 표현된 것입니다. 나비족과 다른 여러 종들이 그 시스템을 이루는 객체라는 설정에서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 에이와는 나무로서의 DBMS였습니다.


에이와의 구조를 뜯어보면 익숙한 설계가 보입니다. 판도라 행성 전체에 뻗어 있는 신경 네트워크는 분산 저장소입니다. 나비족 개개인의 기억, 경험, 지식이 개별 노드에 저장되고 영혼의 나무는 그 중앙 허브 역할을 담당합니다. 판도라 행성의 생명체가 갖고 있는 생체 인터페이스 츠아헤일루를 통해 접속하면 축적된 데이터를 검색하고 열람할 수 있게 됩니다. 수집, 저장, 조직, 접근. 아카이브의 기본 기능이 전부 갖춰져 있습니다.


에이와 영혼의 나무(Tree of Souls), 출처 https://james-camerons-avatar.fandom.com/wiki/Tree_of_Sou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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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프러너이자 기록물관리전문요원이며, AI 네이티브로 아카이브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AI 시대 모두가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인지적 평등이 실현되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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