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가 노만 65
마리린.몬로는 이리하여 20세기폭스와 계약되어 영화계를 들어섰던 것이다. 그녀가 영화계에 들어갔을 때는, 허리우드 최대의 불경기 시절이었다. 영화는 텔레비죤에 몰려 허덕이고 있었고 인기배우도 라나.타나, 리타.헤이워즈 정도였을 뿐이었다. 사실 허리우드에는 진.하로우가 죽은 후에 '쎅스.아필'의 왕좌는 비어있었던 것이다. 마리린.몬로는 데뷰하자 이 왕좌를 차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장 크게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나이아가라> 이후에야 비로소 그 왕좌를 차지하게 된 몬로는, 이 작품에서부터 그 특유의 성적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죠셉.콧튼과 공연한 이 작품에서 '몬로.워크'라는 특유한 걸음걸이를 스크린에서 무려 2, 3분 동안이나 캣취했던 것이다. 그만큼 그 걸음걸이가 선풍적인 쎅스.아필의 일면이었다. 이 걸음걸이를 대하고 난 관객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발하는 것은 그만큼 그 걸음걸이가 사람을 뇌살시키고 있음을 가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그녀는 이어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 <쑈처럼 즐거운 인생은 없다>에서 옷을 벗어 제쳤고 <7년만의 외출>에서는 속치마를 안 입은 채 아랫도리를 마구 내보였다. 전작(前作) 두 작품에서 보다 이 작품에서 더욱 쎅스.아필을 강렬하게 발산하고 있는 것은 몬로가 벗는 것보다 입은 채에서 더욱 쎅스.아필이 고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그녀의 성적 매력이란 육체보다는 외모에서 나타나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하여튼 그녀의 성공은 연기력에서 보다도 체취처럼 풍기는 쎅스.아필에서 였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케리.그란트도 그녀의 성공을 연기력으로 보아선 과분한 것이나, 성적 매력에서 볼 때는 오히려 부족한 것이라고 평했던 것이다.
순진한 매력의 B.B
마리린.몬로의 선풍이 한때 잠잠해질 때 혜성처럼 나타난 스타가 바로 베.베로 통칭되는 부리짓드.바르도였다. 그녀는 마리린.몬로처럼 아름답게 생긴 마스크도 아니었지만, 더구나 쎅스.아필의 스타로서는 생각치도 못했던 것이다. 아나톨.리트박크의 <회상>, <트로이의 헤렌>에서 조연으로 처음 우리를 대하게 했을 때 그 미모라든가 연기력이라든가, 하나도 눈에 띄울만 한 요소는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밤을 싫어한다>를 대했을 때 울는 그 무엇인가에 자신이 끌려 들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아름답지도 예쁘지도 않은 용모다. 그런데 --- 관객은 구김살 없는 그녀를 찾아낼 수 있고, 그 꾸밈이 없는 얼굴 표정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더구나 밤 호숫가에서 옷을 벗고 물 속으로 들어가는 그녀의 뒷모습 --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육체 -- 에서 신비로운 느낌을 지니게 된다.
이 육체의 충격 -- 이것이 바로 부리짓드.바르도의 요소인 일면이었던 것이다. 마치 마리린.몬로와 오드리.헵번을 합하여 다시 둘로 나누어 논 것 같은 요정(妖精) -- 그러면서도 불란서 혁명 이해, 구라파를 일대 소란케 한 '쇽크'가 되어 여태까지 나타난 가장 진묘(珍妙)한 쎅스.아필의 존재다. 80센치의 바스트, 49의 웨스트, 89의 힙프...... 이렇게 그녀의 육체는 균형이 잡혀 특수한 용모와 함께 부리짓드의 진가를 더해주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인기가 있다는 건 화장사(化粧師)가 해주는 화장이나 의상(衣裳)의 덕분이지."
이렇게 뇌까리는 베.베는 사실 자기가 자신의 용모에 대해선 그리 신통치 않게 인정하고 있다. 이렇게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 하지 않고 있따는 것, 더구나 20대의 여성으로서의 태도라면 놀랄 수 밖에 없다. 이만큼 그녀의 성격은 활달한 편이고 순진하다.
"달이 반쪽밖에 안 보이는 것은 어쩐 일일까?"
또는
"바닷물에 거품이 이는 것은 고인 물이 터진 것이 아닌가?"
라는 등의 질문을 정색을 하여 묻는다는데, 그녀와 가까운 친구들은 이러한 일은 베.베에게 있어서는 잠꼬대나 과대망상증에 걸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한다.
베.베는 1934년 빠리에서 양장점을 경영하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모든 불란서의 부유한 가정의 자녀와 마찬가지로 여섯살 때부터 발레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녀는 발레리나를 꿈꾸며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지만 어느덧 그 열의도 한때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부인잡지의 '모드' 사진의 모델을 부탁받은 베.베는 자기 손으로 용돈을 버는데 스릴을 느낀 것이 동기가 되어 여러 잡지에 그녀의 사진을 보고 픽.업 해낸 사람이 극작가며 각본가인 로제.바디이므 였다. 그의 알선으로 1951년에 비로소 영화에 데뷰하게 되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노출하는 야성의 소녀 역을 맡아, 자기와는 전연 인연이 먼 역을 맡았다는 비난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가 비록 이 초기의 작품에서 받은 실망이 컸지만 결국 후에 오늘날과 같은 베.베 선풍을 일으키게 한 요소이기도 했다.
노출의 소녀가 오늘날의 노출의 여인으로 등장한 것은 전연 우연으로 볼 수는 없었다.
<베.베의 자유부인>, <거룩한 말괄량이> 등에서 그녀의 풍만한 육체를 노출시키는데, 그녀의 진가가 그곳에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최근 크르조 감독의 작품인 <진실>에서 하반신의 반라를 찍은 것은 그녀의 풍만한 육체를 캣취한 데 있다. 이만큼 그녀의 육체는 관객을 뇌살시키는 제일 큰 무기임을 알 수 있다. 더구나 베.베의 매력은 스크린에 나타난 것보다 실물이 더욱 강렬하다고 전하는데, 그녀 때문에 크르조의 아내 베라.크르조(<공포의 보수>)가 자살할 만큼 되었으니 그녀의 체력에 이끌린 크르조 감독을 상상할 수 있겠다.
베.베의 선풍은 현재 최고조에 도달했으니 루이.마루 감독의 <사생활>의 내용은, 바로 그녀의 사생활을 그린것이라고 한다.
신성 C.C의 매력
베.베의 매력이 원숙한 육체에 있다면 카르디나레의 매력은 눈을 비롯한 얼굴에 있다.
그녀가 영화계에 데뷰한 것은 불과 2년 밖에 안되었으나 첫 작품부터 대단한 인기를 끌어 이탤리에서 불란서로 진출하고 있다. 이것은 카르디나레의 인기의 요소가 새로운 쎅스.아필을 소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베.베 역시 많은 작품을 거쳐 유명해진 데 반하여 카르디나레는 몇 작품 안되어 이미 세계적으로 C.C 붐을 형성해온 것이다.
킴.노박과 베.베를 합쳐 둘로 논아논 것과 같은 인상 -- 어린애 같으면서도 원숙한 여인으로 보이는 부유한 마스크 -- 이것이야 말로 그녀의 생명인 것이다. <위험한 관계>에서 우리에게 처음으로 소개된 그녀는 이미 <아모레, 아모레>의 여인으로 우리의 뇌의 깊숙히 박혀있다. 이 작품에서도 그녀의 매력을 단적으로 알 수 있드시, 이탤리 여성 특유의 끈질긴 맛이 감돌고 있다. 더구나 애수를 띈 얼굴의 표정에서 쎅스.아필을 느낄 수 있다는 모순을 지닌 바로 그러한 스타가 바로 카르디나레라 할 수 있다. ■
(잡지 <여원> 1962년 1월호, 여원사, 1962, 134~1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