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는 단어에서 시작된 생각의 꼬리들.
-처음 인간이 손을 쓰기로 시작한 순간부터 핸드메이드는 시작되었다. 유구한 역사의 덕일까. 많은 것들이 대량생산되고, 자본주의를 뒷받침하는 와중에 사람 마음 한편에는 핸드메이드의 염원, 동경, 그리움이 내재돼있다고 믿는다. 나는 내 주변을 둘러본다. 깨끗하고, 공장에서 찍어내고, 흠이 없는 것들이 나의 주변을 채우는 동시에, 어딘가 "핸드메이드"라는 글씨가 붙어 있는 가게, 상표, 글씨를 보면 어딘가 포근함을 느낀다. 마치 "우린 여기에 숨결을 넣었어요"라고 쓰여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한병철의 <사물의 소멸>에서는 지금 세상의 소비를 비롯한 경험들은 손이 아닌 손가락(digit)이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손가락 몇 번 터치면 오는 물건들, 손가락 몇 번 터치에 오가는 사람들, 손가락 몇 번 터치에 사람을 울리고 웃기는 이런 상황들. 그야말로 디지털 세상.
-핸드메이드는 이전보다 자리를 잃었다. 우린 직접 만든 음식보다 간편식, 배달식을 더 즐겨 먹게 되었고, 각자가 만든 것을 주는 것보다는 좋고, 깨끗한 것들을 "선물"로 준다. 언제 적일까. 선물로 부모의 마음을 강하게 흔든 것은 택배 박스에 들어가 있는 어떤 물건이 아니라 삐뚤빼뚤 종이에 그린 안마쿠폰이나 편지였을지도.
-섣부른 의견이지만, 난 요즘 자본주의가 실패했다 생각한다. 자본주의는 득 보다 실이 더 많은 거 같다. 사람의 마음이 공허로 치닫고, 유대감을 잃고, 연결되었다고 믿는 허상에 사는 이 세상은 실패작 같다. 핸드메이드가 자리를 잃는 것도 실패 중 하나라 생각한다. 언젠가 이런 세상이 필요하다 느낀다. 결국 우린 자급자족, 핸드메이드로 이루어진 것들로 둘러 쌓인 세상이. 지나간 것에 향수만 느끼기보다는 지금 우리 안에서 강한 울림을 일으키는 것들로 이루어진 그런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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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되지 않은 생각. 언젠가 더 사고하고 풀어 내보고 싶어서 일단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