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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 몰입"

-무너진 삶의 균형을 다시 세우는 4가지 기술-

"양날의 검, 몰입"

-무너진 삶의 균형을 다시 세우는 4가지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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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집중할수록 길을 잃는가?


"삶의 균형을 잡으며 살아야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 명제가 어떤 이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가 되곤 합니다. 우리는 흔히 '집중력'을 성공의 필수 조건이라 칭송합니다. 무언가에 미친 듯이 파고드는 힘,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고 오직 목표만을 향해 달리는 몰입력은 분명 신이 주신 선물입니다. 하지만 빛나는 선물 뒤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집중력이 좋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대상 이외의 모든 것을 시야에서 지워버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나무를 너무 자세히 보느라 숲이 불타는 것을 모르는 격입니다. 저 또한 오랜 시간 '과도한 모립'이 주는 달콤함과 쓰라림 사이에서 방황했습니다. 무언가에 깊게 빠져드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겪는 딜레마,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고 삶의균형을 되찾기 위해 제가 찾아낸 구체적인 해답들은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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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이라는 이름의 양날의 칼


입시 미술실의 고립된 열정

학창 시절, 저는 입시를 준비하면 하루 8시간에서 10시간을 꼼짝 않고 앉아 그림을 그렸습니다. 캔버스 위에서 연필을 움직이는 순간 만큼은 시간의 흐름조차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직장 생활을 시작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찾아서 했고, 한 번 붙잡은 문제는 끝을 볼 때까지 놓치 않았습니다. 그래야만 속이 후련했기 때문입니다. 난관에 봉착한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해결해 내는 희열, 그것은 저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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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취 뒤에 가려진 상처들


하지만 강력한 몰입은 치명적인 부작용을 동반했습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일, 오로지 한 가지만 파고 드느라 다른 중요한 것들을 손에서 놓아버리기 일쑤였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좋아하는 과목 공부에만 심취해 다른 과목을 소홀히 했습니다. 결과, 과목 간 불균형이 심해져 전체적인 평균 점수가 좋지 못했습니다. 사회에 나와서는 업무라는 한 가지 목표에만 몰입하다 보니, 동료들과의 관계나 내 삶을 지탱하는 다른 소중한 가치들을 돌보지 못했습니다. 인간관계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지나치게 한 가지 일에 몰입하는 성격은 저에게 성취를 주었지만, 동시에 삶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주범이었습니다. 이것은 저에게 축복이자 저주, '양날의 칼'과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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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진단과 해결책 - 나를 믿지 않는 시스템 만들기


뇌의 '작업 기억'과 문맥 전환의 실패


저처럼 무언가에 깊게 빠져드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이 현상은 단순히 성격 탓이 아닙니다. 이것은 뇌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현상입니다. 우리의 문제는 집중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맥 전환이 일어날 때 발생합니다.



우리의 뇌는 '작업 기억'이라는 용량의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언가 새로운 정보나 흥미로운 과제가 입력되면, 뇌는 기존에 붙들고 있던 정보를 밖으로 밀어내 버립니다. 즉, 새로운 것에 몰입하는 순간 이전에 하던 일은 까맣게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따라서 해결책의 핵심은 의지력이 아닙니다. "나는 기억할 수 있어"라는 오만을 버리고, "적어두지 않으면 바드시 잊어버린다."는 전제하에 나를 믿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제가 직접 실천하며 효과를 본 4가지 현실적인 전략을 소개합니다.



첫째, 생각 주차장 만들기

가장 강력한 방법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해야 할 일이 떠올랐을 때, 즉시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잠시 적어두는 습관입니다.


* 방법 : 책상 옆에 항상 메모지나 노트를 둡니다.

* 실행 : 하던 일 도중에 다른 생각이 나면, 생각난 일을 바로 시작하는 대신 노트에 키워드만 적어두고 (주차해 두고) 다시 하던 일로 돌아옵니다.

* 효과 : 뇌에게 "이건 기록해뒀으니 잊어버려도 안전해"라는 신호를 주어 현재 업무에 다시 집중하게 합니다.



둘째, 헨젤과 그레텔 전략(흔적 남기기)

동화 속 빵 부스러기처럼, 내가 어디까지 했는지 돌아올 길을 표시해두는 것입니다.

* 물리적 표시 : 급하게 자리를 뜨거나 다른 일을 해야 한다면, 모니터 정중앙에 포스트잇을 붙이세요. "보고서 3 페이지 작성 중이었음"

* 디지털 표시 : 문장을 쓰던 중이었다면 문장 끝에 @ 골뱅이 표시 같은 눈에 띄는 표시를 해두고 창을 내립니다. 다시 켰을 때 바로 눈에 뜁니다.



셋째, '되돌아오는 알람' 설정하기

새로운 일에 너무 집중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을 방지하는 안전장치입니다.

* 상황 : "잠깐 이 메일만 보내고 다시 하던 거 해야지"라고 생각할 때.

* 액션 : 핸드폰이나 워치로 10분 또는 15분 타이머를 맞추세요.

* 효과 : 알람이 울리면 "아, 맞다. 나 원래 다른 거 하고 있었지?" 하고 깨닫는 '환기 효과'를 줍니다. 과도한 몰입에서 빠져나오게 도와줍니다.



넷째, 작업 환경 분리 (모니터링)

시각적인 단서를 계속 남겨두는 방법입니다.

* 브라우저 창 분리 : 원래 하던 일의 창은 그대로 두고, 새로운 검색이나 작업은 새창을 띄워서 봅니다. 탭만 바꾸면 기존 작업이 시야에서 사라져 잊기 쉽습니다.

* 투 두 리스트(To-Do List) 상시 노출 : 오늘 끝내야 할 메일 과업 하나를 책상 위에 아주 크게 적어 둡니다. 고개를 들 때마다 보이도록요.



저 같은 성향을 가진 분들은 자신을 믿지 않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억할 수 있어"라고 믿지 말고, "적어두지 않으면 잊어버린다"를 전체로 도구를 활용합니다.



구체적인 실천 팁 - 도구의 활용

이러한 시스템을 원활하게 돌리기 위해 저는 '생각 주차장'을 위한 구체적인 룰을 정했습니다.



[ 생각 주차장 사용 매뉴얼 ]

언제 쓰나요? 집중해야 할 때, 갑자기 다른 할 일이나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노트를 겹니다.

어떻게 쓰나요? 공과금 내가, 저녁 메뉴 검색하기 처럼 키워드만 빠르게 적어둡니다.

그 다음은요? 적어두었으니 뇌에서 지워버리고, 즉시 원래 하던 일로 돌아갑니다. 적어둔 내용은 나중에 쉬는 시간에 확인하면 됩니다.



[ 아날로그 파를 위한 팁 ]

디지털보다 손으로 쓰는 직관성을 선호하신다면 다음 준비물이 필요합니다.

* A5 사이즈 노트나 이면지 묶음을 책상 한쪽(마우스 옆 등 손이 닿기 쉬운 곳)에 둡니다.

* 펜은 뚜껑을 열 필요 없는 똑딱이 볼펜을 함께 둡니다. (기록의 장벽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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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성취자들의 지혜 - 더하기가 아닌 빼기


저의 지나친 몰입에 대한 고민은 '집중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호기심과 열정이 너무 많아서' 생기는 문제였습니다. 역사를 바꾼 위대한 성취를 이룬 사람들도 저와 똑같은 고민을 했다는 사실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조언을 관통하는 하나의 진리는 "집중은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빼는 것"이었습니다.




스티브 잡스 : 거절하는 용기가 진짜 집중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명확하게 정의했습니다.


"사람들은 집중이랑 '집중해야 할 것에 예스(Yes)락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혀 아니다. 집중이란, 그 밖의 100가지 좋은 아이디어에 대해 '노(No)라고 말하는 것이다."



199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했을 때 회사는 수십 개의 잡다한 제품을 만들며 망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복귀하자마자 제품 라인업을 단 4개로 줄여버리는 극단적인 결단을 내립니다. 당시 수많은 직원들이 "이것도 좋은 아이디어인데요!"라고 항의했지만, 그는 다 잘라냈습니다.


우리가 하던 일을 놓치는 이유는 방해물이 '나쁜 것'이라서가 아닙니다. 새로 떠오른 생각이 '너무 매력적이고 좋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좋은 아이디어를 거절하는 고통을 감수하는 것이 진짜 집중이라고 말합니다. 지금 하던 일을 놓치게 만드는 새로운 생각에 "아니, 지금은 안돼"라고 말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워런 버핏 : 적당히 중요한 것이 가장 큰 적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자신의 전용기 조종사에게 목표 25가지를 적게 한 뒤, 상휘 5개를 제외한 나머지 20가지는 쳐다보지도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당신이 가장 원하는 5가지를 제외한 나머지 20가지는, 당신이 5가지를 이루는 것을 방행하는 '회피해야 할 목록'이다."


3등, 4등짜리 중요도의 일들이 1등짜리 일을 못 하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적당히 중요한 일'이 우리의 주의를 가장 많이 뺏어갑니다.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할 때, 그것이 내 인생의 탑5 안에 드는 급한 불인지 자문해 봅니다. 아니라면 과감시 리스트에서 지워야 합니다.



세네카 : 어디에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는 사람이다.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 역시 2천 년 전 편지를 통해 경고했습니다.


"어디에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는 사람이다."


많은 책과 장소를 기웃거리를 산만함은 위장 장애를 일으키는 것과 같습니다. 몸은 책상에 있지만 머릿속은 방금 떠오른 다른 생각에 가 있다면, 당신은 그 순간 '실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나의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너무 자주 건너뛰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끝내지 못하는 상태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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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을 지배하는 삶으로


우리는 호기심이 많고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입니다. 한 가지에 깊게 빠져다는 능력은 신이 주신 축복이지만, 그것을 제어하지 못하면 삶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재앙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이제 저의 뇌를 맹신하지 않습니다. 대신 '생각 주차장'과 같은 시스템을 믿습니다. 한 가지에 빠져서 해야할 일을 모두 놓쳐버리기보다는, 잠시 메모해두고 우선 순위대로 차근차근 일을 처리해 나가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와 워런 버핏의 조언처럼, 수만 가지의 "좋은 생각"들을 잠시 미뤄두고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가장 중요한 하나에 온전히 머무르는 연습. 그것이 바로 과도한 몰입이라는 야생마를 길들여 인생이라는 숲을 자유롭게 누비는 방법일 것입니다. 지금, 책상 옆에 작은 메모지부터 놓는 것부터 시작해 봅니다.




#닥책모요약독서법심화과정2기모집중

#닥책모AI와함께쓰는전자책쓰기심화과정1기모집중



https://blog.naver.com/augustan74/22408907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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