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격 경쟁의 늪에서 벗어나, '대체 불가능한 나'

<오래가는 것들의 비밀>이 내게 던진 질문들


가격 경쟁의 늪에서 벗어나, '대체 불가능한 나'를 만드는 법

부제: <오래가는 것들의 비밀>이 내게 던진 질문들


우리는 왜 자꾸 가격표를 확인하는가

프리랜서나 1인 기업가, 혹은 강사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다 보면 문득 서늘한 불안감이 등 뒤를 스칠 때가 있다. "내 강의료가 너무 비싼가?" "옆 동네 강사는 이번에 파격 할인을 한다던데, 나도 가격을 낮춰야 하나?"

수많은 플랫폼에서 쏟아지는 강의와 전자책들. 그 홍수 속에서 내 존재가 마치 마트 진열대에 놓인 공산품처럼 느껴지는 순간이다. 남들과 똑같은 커리큘럼, 어디서 본 듯한 섬네일, 비슷한 목차를 내걸고 있다면 결국 소비자가 비교할 수 있는 잣대는 단 하나뿐이다. 바로 '가격'이다.

더 싸게, 더 많이, 더 빠르게. 이 숨 가쁜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내 살을 깎아 먹는 출혈 경쟁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묻고 싶었다. 정말 그것만이 생존 방식일까? 나는 '가성비 좋은 강사'로 기억되고 싶은가, 아니면 '비싸더라도 반드시 만나고 싶은 멘토'가 되고 싶은가.

답을 찾기 위해 이랑주 작가의 책, <오래가는 것들의 비밀>을 펼쳤다.

책장을 덮을 때쯤, 나는 가격표가 아닌 내 업(業)의 '본질'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1. 흔들리지 않는 것은 흔들리는 것에서 나온다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한다. 나는 지금 AI와 전자책 쓰기를 가르치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신기술을 쫓아가다 보면 가끔 현기증이 인다. 새로운 툴이 나오면 기존의 것은 낡은 것이 되고, 어제의 지식은 오늘의 휴지 조각이 되는 시대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은 이렇게 빠른 시대일수록 '오래된 것', '변하지 않는 것'에 열광한다. 100년 된 노포(老鋪)에 줄을 서고, 장인의 손길이 닿은 물건에 기꺼이 지갑을 연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특별하게 만드는 걸까?

책은 말한다. "오래 간다는 것은 자신만의 본질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시대와 호흡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오래가는 것이 아니다. 낡은 것과 깊어진 것은 다르다. 핵심은 '본질'이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파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아는 힘이다.

책 속에 나오는 문장이 가슴을 쳤다. "흔들리는 진통이 흔들리지 않는 전통을 낳는다."

지금 내가 겪는 불안과 고민, 즉 '나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에 대한 치열한 흔들림이 없다면, 결코 단단한 뿌리를 내릴 수 없다는 뜻이다.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수없이 흔들려봐야 한다.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김지안, 너는 지금 무엇을 팔고 있는가? 단순히 AI 사용법이라는 '기능'을 파는가, 아니면 그 기능을 통해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는 '가치'를 파는가?"



2.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욕심을 버려라

마케팅을 처음 시작할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내 상품을 알리고 싶어 하는 것이다. 타깃이 넓으면 매출도 늘어날 것이라는 착각. 하지만 책은 정반대의 조언을 건넨다.

"황당하게 폭넓은 대상을 향한 마케팅보다는 단 한 사람을 향한 타깃이 중요하다."

수많은 마케팅 서적들이 '타깃을 좁혀라'라고 말하지만, 이 책의 뉘앙스는 조금 더 결이 깊다. 그것은 단순히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라 '매력'의 문제다. 두루뭉술하게 모두에게 좋은 것은, 그 누구에게도 절실하지 않다.

나의 강의를 돌아본다. '누구나 쓸 수 있는 전자책'이라고 홍보했을 때와, '퍼스널 브랜딩이 절실한 1인 사업자를 위한 책 쓰기'라고 좁혔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어떻게 달랐을까. 후자일 때 고객은 "이건 내 이야기야!"라고 반응한다.

나만의 뾰족한 바늘이 있어야 한다. 남들은 흉내 낼 수 없는 나의 본질, 나만의 상징. 그것을 찾으려면 덜어내야 한다. "나는 이게 너무 좋아요." "나는 이런 사람과는 맞지 않아요." 자신의 취향과 색깔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용기. 그것이 브랜딩의 시작이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마음을 솔직하게 보여줄 때, 사람들은 그 브랜드에 마음을 연다.



3. 보이지 않는 것을 디자인하는 힘

오래가는 가게들, 사랑받는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디테일'에 있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화려한 인테리어나 상품의 스펙보다, 보이지 않는 배려에 감동한다.

가게에 들어섰을 때의 온도, 은은하게 풍기는 향기, 주인의 따뜻한 눈맞춤, 불편함을 미리 해소해 주는 동선... 책에서는 이것을 "보이지 않는 것을 디자인하라"고 말한다.

이것을 나의 업인 '지식 콘텐츠' 시장에 대입해 본다. 강의 자료가 화려하고, 커리큘럼이 꽉 차 있는 것은 기본이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수강생들이 느끼는 '보이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강의가 끝난 후 텅 빈 채팅방이 아니라, 막막해할 때 먼저 건네는 안부 톡 하나. 글이 안 써져 자책하고 있을 때 "저도 그랬어요"라고 공감해 주는 위로. 기술적인 피드백 이전에 그들의 두려움을 어루만져 주는 태도. 어쩌면 수강생들이 내게 정말로 사고 싶었던 것은 '책 쓰는 법'이라는 정보가 아니라,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존감과 용기였을지도 모른다.

100년 가게가 빵이 아닌 '추억'을 팔듯이, 나는 강의가 아닌 '성장의 경험'을 팔아야 한다. 미세한 결의 차이가 '대체 불가능함'을 만든다.



4. 사치의 시대가 가고, 가치의 시대가 온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더 이상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사치'에만 열광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신념과 맞는 것에 지갑을 여는 '가치 소비'를 한다.

책의 6장에 나오는 통찰처럼, "자랑할 수 없는 소비는 외면받고, 자랑할 수 있는 소비는 살아남는다."

소비자는 이제 물건을 사는 행위를 통해 자신을 증명한다. "나 이 강의 들었어"라고 말하는 것이 부끄러운 소비가 되어서는 안 된다. "나 김지안 강사님 수업 들으면서 내 책을 완성했어!"라고 말하는 것이 그들에게 자부심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명품이 되어야 한다. 겉치장이 화려한 명품이 아니라, 철학이 단단한 명품. 유행 따라 이리저리 휩쓸리는 갈대가 아니라, 깊게 뿌리내린 나무 같은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5. 김지안의 다짐: 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책을 덮으며 나는 나의 어록 한 줄을 다이어리에 꾹꾹 눌러 적었다.

"자기 뿌리가 있는 강의만이 유행에 휘둘리지 않고, 계속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나는 단순히 AI 기술을 가르치거나, 글 쓰는 스킬을 전수하는 강사로 남고 싶지 않다.

나는 '독서와 글쓰기'라는 도구를 통해 사람들의 문제를 발견하고, 그 해결책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코치다.

내가 먼저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인생의 수많은 문제들을 마주하고 해결해 왔기에, 그 과정의 고단함과 희열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렇기에 나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런닝메이트가 되어줄 수 있다. 이것이 나의 본질이자, 누구도 쉽게 베낄 수 없는 나의 서사다.




당신만의 '오래가는 비밀'을 찾아서

지금 당장 성과가 나지 않아 조급한가? 남들은 저만치 앞서가는 것 같아 불안한가? 그렇다면 잠시 멈추어 서서 질문을 던져보자.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는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나만의 가치는 무엇인가?"

빨리 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오래 가는 것'이다.

오래 가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을 믿어야 한다.

가격 경쟁이라는 소모적인 전쟁터에서 빠져나와, '나'라는 유일무이한 브랜드를 만드는 길. 그 길은 외롭지만 결코 헛되지 않다. 시간이 쌓일수록 그 가치는 복리로 불어날 테니까.

오늘도 나는 나의 블로그에, 그리고 수강생들의 마음에 '진심'이라는 벽돌을 한 장 쌓는다. 언젠가 이 벽돌들이 모여 비바람에도 끄떡없는 튼튼한 성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읽는 당신도, 유행을 쫓는 사람이 아니라 시대를 관통하는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가격 경쟁이 아닌 가치 경쟁, 속도가 아닌 방향, 기술이 아닌 본질.지금 당신의 브랜드가 가진 '보이지 않는 디테일'은 무엇인가요? 댓글로 당신의 '본질'을 공유해주세요.




https://blog.naver.com/augustan74/224097410362

https://m.blog.naver.com/augustan74/224100406858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