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소 Nov 17. 2023

#7 영화는 아름다워

열쇠를 무사히 빼내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쓸쓸한 마음을 영화로 달랬다. 왠지 영화관에 가면 안심이 되고 마음이 편안해질 것 같았다. 안식처를 찾듯 영화관으로 갔다. 마침 식당 근처에 다섯관짜리 영화관이 있었고, 그곳에서 본 영화는 나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위로가 되었다. 영화관에서 본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자전적 영화 <더 파벨만스>였다.


일단 여러 가지로 기분전환이 되었다. 흥분됐다. 이탈리아에서 영화를 보다니! 한국에 개봉하지도 않은 영화를 보다니!(영화를 본 날은 2023년 1월 초, 국내개봉일은 3월 22일) 영화관에서 영화를 사랑하는 주인공 이야기를 보다니! 그런 감동이 물 밀듯 밀려왔다. 지금 생각해도 짜릿하고 행복하다. 이런 게 정말 진짜 힐링인가. 참 신기하다. 영화는 그저 꾸며낸 이야기인데, 그걸 보러 영화관에 온 것만으로도 안심이 됐다. 내가 영화관에 오면 좀 잘 자는데 그게 관련이 있는 것일까? 하핫...


무려 151분이나 되는 영화 <더 파벨만스>는 영화에 홀린 어린 영화광 ‘사무엘 파벨만(이하 새미)’의 이야기다. 어린 시절 극장에서 영화를 본 어린 새미는 기차 폭파 장면을 잊지 못한다. 그리고 그 장면을 따라하느라 집에 있던 장난감 기차들을 자꾸 부수자, 그의 아빠는 카메라를 선물하고 '기차는 한 번만 부수고 그걸 영화로 찍어서 계속 보라'고 한다. 그때부터 새미는 카메라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게 된다. 


영화는 영화에 빠진 새미의 성장기이자 페이블만 가족들의 이야기다. 피아니스트가 됐어야 할 엄마, IBM에서 탐 내는 바쁘기만 한 컴퓨터 기술자 아빠, 그 사이에 영화 문법과 예술적 영감을 만들어내는 새미가 있었다. 그리고 새미와 그의 엄마의 예술적 감수성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삼촌이 있다.(삼촌의 존재는 예술적으로 의미심장하다.)


나만의 <더 파벨만스> 애정 포인트는 세 가지.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한 영화 이야기라는 점, 배우 폴 다노와 미셸 윌리엄스가 출연하는 것도 좋은데 둘의 부부 연기와 각자 뚜렷하게 나타내는 캐릭터는 더 좋다는 점(특히 미셸 윌리엄스의 아티스틱하게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인공을 맡은 어른 새미, 마테오 조라이언이라는 배우가 내 인생영화였던 <A.I.>의 헤일리 조엘 오스먼트랑 똑닮았다는 점이다.(역변했으므로 근황 사진을 찾기 말기… 스틸컷으로 확인하기…) 영화에 대한 감상은 다음에 풀더라도, 이런 사랑스러운 영화를 극장에서 꼭 보길 추천한다. 가족들과 봐도 좋을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6 단단하면 부러지게 되어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