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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동고양이 Jul 20. 2021

엄마 퇴근이야

혼자 해결하는 건 훌륭해


하루 종일 부엌에 있을 때가 다반사였다. 

아이가 어릴 때는 어려서 부엌에 있을 일이 많고, 아이가 크면 잘 먹으니 부엌에 오래 머무른다. 

나도 한계가 왔다. 더 이상 힘들어 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주부들은 장을 보는 일부터가 일의 시작이다. 식재료를 사면 집에 와 그것을 정리해서 넣어야 한다. 

양이 많아지면 기본적으로 일이 많아지고 일이 많아지면 힘이 들고 그러다 보면 가족에 좋을 일이 없다.


음식을 간단히 먹는 것으로 하고 찌개 하나에 한 그릇 식사로 많이 바꿨다. 친정엄마께서 요리 솜씨가 좋으셔 반찬을 이것저것 주실 때가 있다. 맛있게 감사하게 먹었다. 이제는 엄마께도 음식을 많이 만들어 주시는 것을 말렸고 김치도 적당히만 할 것을 거듭 권유했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차리고는 난 퇴근이다. 아이들이 커지고 워낙 밥 먹고도 옆에서 샌드위치에 떡볶이를 해댔던  엄마였다. 잘 먹는 아들 두 명의 먹는 것은 내가 다 해대는 것을 바꿨다. 과일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니 과일로 먹고 뭔가를 하는 것은 되도록이면 멀리하려 했다.  많이 먹고 먹는 것이 건강에도 좋지 않기도 하고 해서 그만했다. 


몇 년 전부터 저녁식사시간도 한 시간 늦추고 저녁을 차리고는 난 부엌을 떠났다. 엄마 퇴근이야라며.



회색 김치냉장고 버리다


재료를 넣어두는 냉장고다. 그 공간으로 주부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식재료를 넣을 공간이 없으면 없어서, 공간이 많으면 그 재료들이 뒤죽박죽 너무 많아서 고민이다. 그리고 그 큰 냉장고를 한 번이라도 닦아야 할 때는 큰 냉장고일수록 일이 많아진다. 


일단 난 뚜껑형 김치냉장고에 김치통이 8개 중 난 4개를 버렸다. 자리가 없기도 했고 그저 안 쓰고 빈 통으로 있을 때가 있거나 다른 것을 자꾸 넣어놓게 되어 버렸다. 그러다 보니 김치냉장고도 버리고 싶어 졌다. 그 뚜껑형이라 꺼내기도 무겁거니와 그 공간을 청소하는 게 일거리였다. 김치 꺼내려다 청소하며 아! 이건 버려야겠구나 싶었다. 


버리고 나니 속이 다 시원했다. 이제 그 청소 안 해도 되고 자리도 넓어졌으니.


계속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 일을 나누고 줄인다. 오래오래 해 먹어야 하는 주방이니.


그렇게 난 몇 해 전 주방 퇴근을 선언했다. 물론 변수도 생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엄마 시간이라는 공표였고 아이들도 자꾸 듣다 보면 엄마가 무언가를 하고 계시다는 게 인지가 되었다. 아이들도 이젠 그전보다는 요구 사항이 줄어든다. 연습이 필요하다. 뭐든 그렇다. 그게 무엇이든 그저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은 혼자 하는 것으로. 난 칭찬한다. 혼자 해결하는 것은 훌륭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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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스트레스 #하루종일부엌 #다반사 #훌륭하다고 #청소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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