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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쳐뤼 Jul 10. 2020

사람 살려..!

쳐뤼그릴스의 생존여행기 -미국편-

108화











저 멀리서 다가온 역장 아저씨

그리고 그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뭐라뭐라 말하신다.

얼핏 듣기로

기차에 문제가 생긴 모양.

고쳤다가 다시 가겠지. 좀 미뤄진다는 얘기겠지? 했는데, 느낌이 쎄하다

아마 내가 듣고도 믿기 싫었을지도 모른다.

한참을 못 알아들은 척 멍 때리고 있는데,

옆 분이 말을 걸어주셨다.


"한국 분이세요?"

"아,,네! 혹시 뭐라는지 들으셨어요..?"

"기차가 고장나서 못가는 거 같아요; "

..???

?

??

네..?


기차가 고장났는데, 언제 고쳐질지 모른다는 말

2~3시간이 걸릴지도 모르는데, 그것도 장담할 수 없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환불 처리는 바로 해줄 수 있다.


요약하면 이랬다.

갑자기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는 생각지 못한 큰일이 생기면 오히려 머릿속이 하얘지고 침착해진다.

(작은 일들에는 격분하기도 하는데 말이다. ㅎㅎ )

현실을 바로 믿지 못하는 듯, 어찌 되겠지 하는 자포자기 심정이 되어버리나 보다.


그렇게 침착하게 스타벅스에서 사온 것부터 먹으며 생각을 정리해봐야겠다.

"우걱 우걱, 챱챱..!"

오, 맛있군.


그와중에 먹는 것에 감탄하고 앉았다.


먹으며 그래도 찾아봤다.

그레이하운드라는 우리나라로 치면 고속버스도 있는데,

그건 굉장히 느리다는 이야기가 많았었다.

차가 많아서 우선 여기서 좀만 더 기다려보고 최후의 방법으로 사용해보자 싶었다.


아까 그 한국분은 급히 가셔야 하는지

환불처리하고 후다닥 뛰어가셨다.


평온해진 나는 뭐 급할 거 있나~ 하며 주변을 돌아보니

나처럼 기다리는 이들이 있어 잠시 마음의 안도를 했다.

기차 고장이 자주 있는 듯 평온하게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니

언젠간 고쳐질거란 희망과 믿음을 가졌다.


그렇게 점차 시간이 지나가면서

사실 좀 조급해지긴 시작했다.


시간이 너무 늦어지고 있기 때문..

기차타고 가도 거기에서 집까지 버스를 한참 타고 가야할텐데..

아, 어쩌지,, 아,, 음,,,

하면서 또 팝콘을 사다 먹으며 진정을 해보았다.(ㅎㅎㅎㅎ)

추위와도 싸워야 했는데,

온통 뚫려있는 역이었고, 저녁이 되니 바람이 사방에서 불어왔다.

반팔 원피스에 청자켓만 입었어서 굉장히 추웠다.

여기서도 어깨에 힘이 빠지질 않는구나. (트렉아메리카 때 계속 추위에 떨었던 추억 상기)


그러고 있을 때


"고쳤습니다!!!!"


우악!!!!!!!!!!!!!!!!!!

존버는 승리하는가!!!!!!!!

추위에 얼어붙은 다리를 이끌고 후다닥 기차 안으로.

기차 안도 춥긴했으나 우선 가는게 어디냐아아아아~~!! ㅠㅠ

기차 안에서 창밖에 비친 나를 보니

노숙자가 따로 없어보였다.


몇시간 전의 평화로움은 어디로..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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